보들레르 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 읽기 1

D-29
운문 시집 <악의 꽃>과 다른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을 창작하게 된 보들레르의 의도, 1860년대의 파리를 상상하면서 읽으시면 더 읽는 즐거움이 있으실듯 합니다. 대도시 파리의 변두리 산책자로서 익명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보들레르. 그로테스크와 판타스틱^^;; 기이하고 환상적인 도시 인물들의 환상적 알레고리 산문시(이야기)의 특성을 만들어내는 구성 능력도 주제와 함께 고려해보시면 더 즐거움이 있으실 듯 합니다.
구름을 사랑하지요... 흘러가는 구름을... 저기... 저... 신기한 구름을!
파리의 우울 11p,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지음, 황현산 옮김
... 하늘의 우울한 궁륭아래, 그 하늘처럼 황량한 땅의 먼지 속에 발을 파묻으며, 그들은 끝없이 희망을 품도록 벌받은 자들이 지어 마땅한 그런 체념 어린 표정을 지으며 나아가고 있었다.
파리의 우울 20p, 6.저마다 제 시메르를,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지음, 황현산 옮김
여기서 ‘시메르’라는 것은 뭘까요. 알 수는 없지만, 오늘 아침에 는 이 시를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듭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도 ‘분명히’ 어디론가 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저 뿐만 아니라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의 모습같다고 느꼈습니다. 어렸을 때 읽은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도 생각이 나고요. 나비 애벌레들이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거대한 산을 이루면서, 때로는 서로를 짓밟으면서 거대한 ‘자신들’로 이루어진 산을 올라가는 모습이 생각났네요. 우리가 사는 모습들, 삶의 조건들이 단순해지고 획일해진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농부들이 개발한 쌀품종만 5천 여 종류가 넘었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나는데요, 과학과 자본의 힘을 빌린 인간의 욕망은 이 모든 전통을 단일화하고 지워버리는데 주저함이 없어 보입니다. 과학과 자본은 어떻게 쓰이나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으니까요. 도시 주변을 걸으면서 시인의 눈으로 보는 사람살이를 잠깐 생각햐보았습니다.
학대받은 늙은 창녀의 젖꼭지는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키메라 그림입니다.
5) 이중의 방 시인은 두 개의 방에 살고 있군요. 마치 우리같은 보통사람처럼요. "몽상을 닮은 방"은 예술이 있고 시간은 흐르지 않고... 하지만 "누추한 방"에는 시간이 있고 편집장의 독촉이 있고 .... "오! 그렇구나! 시간이 다시 나타났구나....." "그렇다! 시간이 군림한다. 놈이 그 포학한 전제권력을 다시 탈환했다" "땀 흘려라 그래, 이 노예야! 살아라 그래, [...]" ㅎㅎㅎ 우리도 이중의 방에 살고 있지요, 다중의 방일지도 모르지만....
8) 개와 향수병 시인들에게 편집장은 어떤 존재일까요? 재미있습니다. 그러다가 살짝 불쾌해집니다. 돼지에게 진주 목걸이가 아니라, 개에게 향수병이라.... 꽃을 주었더니, DDong을 주지 않았다고 짖어댄다는 장면은 씁쓸하면서 웃음이 나는 장면입니다. "내 슬픈 인생의 어쭙잖은 길동무, 그대마저도 저 대중들과 다를 바 없구려." 나도 혹시 향수 냄새를 싫어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뒷통수가 뜨거워지는 아침입니다. ㅎㅎㅎ
@ICE9 시메르 Chimère, 키메라 Chimera의 프랑스어 발음. 기괴한 괴물을 어깨에 지고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사람들은, 도시의 익명적인 군중들을 알레고리로 형상화한듯 합니다. 시메르, 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짓누르고 있는 그 무엇, 일듯 합니다. 특정한 것으로 규정할 수는 없는 것.
늙은 창녀의 학대받은 젖꼭지는 무슨 의미일까요? 또 어떤시에서 나오는건가유
시집 《악의 꽃》에 실린 첫번째 시 <독자에게> 의 시구입니다. 황현산 선생님의 번역으로 보면 "고릿적 갈보의 부대끼고 남은 젖가슴을 핥고 빨아대는 가난한 탕아처럼, 우리는 길목에서 은밀한 쾌락을 훔쳐 말라붙은 귤을 짜듯 자못 힘차게 쥐어짠다." 고릿적 갈보의 부대끼고 남은 젖가슴, 말라붙은 귤은 생기가 다 빠져버려 거의 쾌락을 주지 못하는 대상이에요. 그래도 말라붙은 귤을 짜듯 쾌락의 남은 한 방울이라도 마셔보려 하는 거죠. 권태에 빠져 눈앞의 쾌락에 탐닉하는 걸 멈추지 못하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오 ! 나의 동료여 나의 형제여 나의 위선자여! 너희는 안다 늙은 창부의 학대받은 젖꼭지를 핥고 물어 뜯으며 거짓눈물로 마음의 때가 씻겨나갔다고 착각을 하며 물담배를 피곤 단두대를 꿈꾼다는걸 너희는 안다 이 완고하고 비겁한 나의 친구들이여!
앗...다른 시인가 봅니다.
우리 독자가 즉 모든 인간이 이처럼 난봉꾼과 같다라는 뜻인가유?
시 <독자에게> 맞네요. 당시 프랑스가 제2제정기였는데, 그 전에 숱한 혁명을 거치면서도 체제가 달라지지 얺는 걸 겪은 뒤라서 권태, 무기력이 당시 사회에 퍼져 있었다고 해요. 모든 인간이 난봉꾼 같다고 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당시 프랑스 사회에 권태가 퍼져 있음을, 권태에 빠져 쾌락에 탐닉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그리고 있어요. 문학작품이든, 사람이든, 여행지든 처음부터 다 알 수는 없어요. 천천히 하나씩 알아가는 거지요. 설레는 마음으로 연애하듯 하나씩 읽어보세요. 그 시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만큼 비밀을 품고 있는 거지요. 비밀을 품은 여행지를 대하듯 탐색해보세요. 또한 시 해석은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읽는 사람들마다 경험과 시각이 달라서 다른 해석이 가능해요. 모든 사람이 사과를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요. 사과가 맛있다는 사람도, 맛없다는 사람도 있고 그 이유도 제각각이잖아요. 비밀을 풀어간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보세요.
보들레스 문학 학회나 모임 없나요 ㅎㅎ 온라인채팅으로 는 소통의 한계가 있네유
그의 시를 잘 감상하고 싶은데 초심자라 어려운과 한계가 있군요 ㅎㅎ
황현산 선생님 번역의《파리의 우울》에는 주해가 있어서 참고하실 수 있어요.
궁금한것도 많고 어렵기도 하군요 🤩🤩
저는 보들레르가 인간을 죄스럽고 비겁하고 위선적인 인물로 그리고 있는점이 비단 프랑스 사회만을 한정해서 이야기 한것 같지는 않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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