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

D-29
약간이라도 노동일을 감축시킨 것 그 자체가 증기력 작업장보다 수력 작업장에 훨씬 더 큰 피해를 주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주어진 시간에 정확히 맞춰 조절하는 것은 오직 에너지의 재고를 가지고서만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273.,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제가 책을 늦게 구입해서 이번주말에 좀 몰아서 읽고 따라가겠습니다. 얼마전에 <물질의 세계>를 읽고 제목에 혹해서 들어왔는데 글씨가 깨알이에요. 12 지구 온난화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부산물들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이었다. 이걸 시작으로 매일 2장씩 읽고 진도 따라가보겠습니다. 늦더라고 마감날 같이 마무리 할께요.
저도 물질의 세계를 읽고 들어왔습니다. 읽기 접근성이 조금은 떨어지지만 자세한(그리고 친절한) 설명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다만 조금 늘어지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거..^^;;
단축된 노동시간의 양은 오직 에너지의 재고로만 채울 수 있었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298.,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흐름은 작업 정지를 일으키기 쉬운 반면에 재고에는 원하는 순간 마음대로 불을 붙이는 것이 가능했다…(중략)… 이는 바로 19세기 초 영국의 자본주의 소유관계가 그 자체의 시간성을 창조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시간성이 첨예한 모순의 순간에 들어서서 자연을 재편해야만 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pp.299-300.,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8장은 공장법(?)을 통해 노동력이란 투입이 제한되었을 때, 수력과 증기력의 대응 유연성 차이가 어떻게 상황을 역전시켰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의 압박에서 수력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었지만 증기력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8장도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기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종합하면 이들 요인은 현대 경제학의 용어로 표현해서 이른바 ‘집적경제’ 또는 ‘군집발전’의 주요 특성에 속한다. 쿡 테일러와 같은 당대 사람들도 이 기본 논리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가 적은 바에 따르면 ‘산업계에서 직종은’ ‘일단 핵이 형성되면 새로 자리를 잡기보다는 이미 형성된 핵의 부근에 집적되는 뚜렷한 경향을 가진다. 심지어 새 위치가 자연적 이점 덕에 유리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조차도.’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246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저는 주말에 탄력받아 13장까지 뽑았는데… 13장은… 음… 이래서 박사학위 논문인가 싶기도 하고… 1,2장 진입장벽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ㅋㅋ
오... 노... 앙대...
조지 시대 후기와 빅토리아 시대 초기 영국에서는 하나의 완성된 이데올로기가 증기력을 중심으로 삼아 등장하였다. 한 집단―이 경우 이것은 하나의 계급이었다. 바로 영국 부르주아지―이 자신의 이익을 증진하고, 자신의 행동을 한 방향으로 집결시키며, 자신의 경험과 야망을 표현하면서, 스스로가 이 세계에서 이룩해야 할 과업을 설정하기 위해 품은 관념. 가치와 신념을 지칭한다는 최소한의 의미에서 볼 때, 이것은 분명히 이데올로기였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301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여기서 ‘조지 시대 후기와 빅토리아 시대 초기 영국’을 ‘21세기 초 미국’으로, ‘영국 부르주아지’ 대신 ‘미국 실리콘밸리 CEO’를 넣어도 저 문장이 그대로 성립하지 않을까요. ‘IT 이데올로기’라 할 만한 것이 지금 생겨난 것 아닐까요.
게다가 이데올로기에 대해 약간이라도 배운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념이 아니라 사물을 중심으로 구성된 상징 공간의 존재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특정 범주의 이데올로기 형성 방식은 물신주의라고 알려져 있다. 구조적 위기가 벌어지던 수십 년 동안 영국 부르주아지는 증기물신주의를 발전시켰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 302쪽,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 위대현 옮김
309쪽의 강민수라는 한국 이름이 반가워 검색을 했는데 아마 이 분인 거 같습니다. https://www.yna.co.kr/view/PYH20151227048400005 『화석 자본』에서 언급되는 책은 이 책인 거 같고요. https://www.hup.harvard.edu/books/9780674049352
저도 너무 흥미로운 책일 것 같아서 찾아봤어요. 아예 미국에서 활동하시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신 것 같아서 조금 아쉽더라고요. 참! 제가 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강민수 선생님 책과 비슷한 콘셉트의 책이 한 권 국내에 번역된 게 있습니다. 에이드리언 메이어의 『신과 로봇』(을유문화사). 이 책은 고대 신화에 초점을 맞춰서 서양 문명의 '자동화'에 대한 욕망을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어요. 저는 아주 유용하게 읽었습니다.
신과 로봇 - 우리가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신화 이야기탈로스 신화를 비롯한 여러 옛날이야기 속에 숨겨진 과학적 상상력을 살펴보면서 자유 의지, 노예제, 악의 기원, 인간의 한계 등 기술과 윤리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위에 튕기는 맛 어쩌고 써 놓고 『신과 로봇』 전자책 내려받아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이나 추천 받았는데 안 읽을 수가 없네요. 실은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도 병행 독서하고 있습니다. 마성의 큐레이터 YG...
『신과 로봇』은 @장맥주 작가님께서 읽으시면 영감도 받으실 수도 있으실 듯. 우리나라 고전 소설 중에도 저런 설정은 있었을 것도 같은데요.
사실 그런 기대를 품고 읽기 시작했어요! ㅎㅎㅎ 뭐 좀 쉽게 쓸 수 있는 소재 없을까 하며... 조금 읽었는데 아주 재미있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
@장맥주 @롱기누스 아니, 이런 천기누설을... 하하하!
@장맥주 @롱기누스 그냥 13장은 '그래, 당신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봐라!' 라는 마음가짐으로 읽으시면 됩...니다만. :)
ㅋㅋㅋ YG님 말씀대로 하니 맘이 편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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