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마리 실비아가 안락의자에 앉아서 독서를 하거나 뜨개질을 하거나 심지어 잠든 모습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일은 없었다. 마리 실비아는 목을 쭈욱 빼고 밖을 엿봤다. 그녀는 모든 걸 봤고, 옆집 사람들이 오고 가는 모습만으로도 그들의 기분이 지금 어떤지, 하루를 어떻게 지냈는지, 또 그들의 삶이 어떤지 읽어 낼 수 있었다. ”
『옆집 뚱보 아줌마가 임신했대요』 p.13, 미셸 트랑블레 지음, 고혜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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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뒤플레시! 뒤플레시!" 그러고는 윗니에 묻어 있는 립스틱 얼룩을 혀로 훑어 지우면서, 불안한 마음을 안심시키는 립스틱의 그 들쩍지근한 맛을 느꼈다. 마리 실비아는 거칠게 문을 닫으며 한숨을 쉬고는 커피 한 잔을 따랐다. "절대 아무도 믿으면 안 된다니까! 절대로 안 된다구!" 그녀의 손이 약간 떨렸다. 왼쪽 속눈썹 사이에 맺힌 눈물 한 방울이 반짝 빛났다. "나도 그래야 되는 건 알아, 하지만···" 마리 실비아는 잡동사니 창고로 돌아와서는 수수께끼 같은 안락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레스토랑을 바라봤다. 레스토랑 문. 언제나 깨끗한 유리 진열장. 안락의자는 마리 실비아가 남들 눈에 띄지 않게 다른 사람들을 마음껏 훔쳐볼 수 있고, 그들의 삶 속에 온전히 푹 빠져들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었다. 사탕, 감자칩, 쿠키들을 올려놓은 판매대와 아이스크림 매대 사이에 있는 그 틈새 공간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었다. ”
『옆집 뚱보 아줌마가 임신했대요』 p.14, 미셸 트랑블레 지음, 고혜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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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마리 실비아가 운 나쁘게도 뒤플레시를 쓰다듬으려는 동작을 하거나, 아니면 그저 많이 먹으라는 몸짓을 할 때마다 뒤플레시는 벌떡 일어나서 그녀에게 발톱을 드러내며 하악질을 했고, 증오심으로 감전된 양 털을 바짝 곤두세웠다. "지금 밥 먹고 있잖아! 네 앞치마 속으로 파고들어가 고마운 척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 댈 마음이 생길지 말지는 나중에 봐서 결정할 거라고! 이따 봐서 할 거라니까!" 뒤플레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밥그릇에 얼굴을 처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