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증정]『빈틈없이 자연스럽게』 반비 막내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

D-29
나는 촬영자 여성들이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여러 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감상과 경험을 들으면서 자기사진 찍기의 내부적 사정에 접근할 수 있었다. 내가 초점을 둔 대상은 자기사진과 페미니즘 실천을 의식적으로 연결하지 않는, 즉 '자연스러운 예쁨'을 보여주는 자기사진의 연출 방식에 반박하지 않는 여성들이다. 이들의 촬영은 자기연출이라는 일관된 목표 위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성들은 '예쁘게' 자신의 모습을 담지만 너무 튀지는 않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받되 그러한 노출이 지나치지 않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모순적인 태도를 취한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pp. 48~49, 황의진 지음
종종 저 자신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 이 모순의 근원을 파헤쳐 보고 싶은 마음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참 여러분~!! 혹시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서울국제도서전에 방문 예정이신 독자님 계실까요?! 29일 토요일 오후 5시 반부터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저자 북토크가 민음사 부스에서 진행된답니다. 혹시 도서전에 오신다면 슬쩍 들려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예약이 다 차긴 했지만(ㅠㅠ) 노쇼가 있을 경우 앉아서 보실 수도 있고, 아니더라도 오픈된 공간이라 옆에서 같이 보실 수 있어요!
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자기사진이 타인의 시선을 계산해 촬영, 업로드된다는 사실은 개인적인 사진에서도 촬영을 둘러싼 권력관계가 무너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36p, 황의진 지음
여기서 일상 사진은 어떤 "문화적 이상형", 즉 자연스러움을 만들어내려는 연출의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자기사진 특유의 '자연스러운 미감'은 촬영에서 느끼는 개인적인 취향과도 무관하지 않지만 동시에 외부의 사회적 환경을 반영하여 형성된 "기능적 미학"이기도 하며, 사적인 영역에 국한된 '나르시시즘'의 표출과는 거리가 있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47p, 황의진 지음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어 가지고 왔어요. 저도 SNS를 하면서 나만 좋아하는 사진이 아닌 타인도 좋아하는, 그런 책에서 언급된 사회적 환경이 반형된 "기능적 미학"을 가진 사진을 올리고 또 반응도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그저 사물만 올리는 사진인데도 배치나 그 사물의 특성과 조합을 살려서 모아보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 느낌을 살리기 위해 필터도 사용해서 찍어봐도 뭔가 '이 느낌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스스로 생각했던 이상적인 구도와 분위기가 있는데 표현이 안되어서 답답한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내가 연출하기 실패했던 사진들(추구미)을 SNS에서 발견하면 좋아요를 누르고 팔로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SNS에서 스스로의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이 나르시시스트 같아 보이더라도 마냥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느꼈던 이유가 인용한 문장이 자연스럽게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은연 중에 느낄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도 @복어 님이 인용해주신 문장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데요. 사회적 추구미(?)를 기민하게 알아채고, 대부분의 경우 사회적으로 허용된 틀 안에서 개인적인 취향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나르시시즘과는 거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무엇보다도 '나를 찍고 싶은 것'과 '나를 어떤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별개의 문제임을 인정해야 했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24쪽, 황의진 지음
때로는 자기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그 속의 이미지보다도 중요하다. '나'를 촬영하여 업로드함으로써 타인의 눈앞에 등장하고, '나' 역시 남의 사진에 시선을 보내면서 촬영자는 비로소 대화에 참여한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25쪽, 황의진 지음
촬영자 여성들은 자기사진의 개인 제작자인 동시에 '자기사진 찍기'라는 실천에 엇비슷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또래 집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26쪽, 황의진 지음
대중매체는 가정용 카메라 담론을 일찍부터 생성해냈으며, 이는 1980년대를 지나며 기기 보급률이 상당한 폭으로 성장하는 배경이 되었다. 86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가정용 카메라의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이전까지 카메라는 이미 '상상의 필수품'으로서 중산층 가정을 중심으로 일상에 스며들고 있었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황의진 지음
물론 1989년 기준으로 '값싼 카메라' 역시 여전히 6~7만 원에서 20만 원까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마냥 저렴하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카메라 등 외제 가전제품을 이전보다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듬해에는 카메라를 비롯한 전자제품에 부과되는 관세율과 특별소비세율이 크게 낮아져 대중의 구매를 부추겼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전자기업은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카메라, 일명 '콤팩트 카메라'를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1009년대에 접어들며 카메라 보급률은 꾸준히 높아졌으며 컬러 사진을 현상하는 현상소도 대폭 늘어났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황의진 지음
이제 카메라는 개인의 물건으로도 변모하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소유한 개인은 직접 찍고 인화한 사진을 가지고 가족과는 구분되는 자신만의 기록을 구축하였다. 스냅사진도 가족뿐이 아닌 개인의 모습을 담는 이미지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1990년대에 이르면 앨범에 출생부터 성장까지의 과정이 기록된 세대가 출현한다. (중략) 1990년대의 청소년들은 필름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를, 그리고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디지털카메라를 다루면서 이전 세대에 비해 영상과 사진에 보다 친숙해질 수 있었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황의진 지음
저는 초등학생 때 처음으로 스마트폰이 생겨나서, 반 친구들 모두 핸드폰을 바꾸고 자랑했던 기억이 있어요!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친구들이랑 셀카를 찍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카메라 앱 필터가 유행하고, 한 컷 한 컷 찍어서 하나의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내는 앱도 기억이 나네요 :) 지금은 사진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어서 그때와는 느낌이 다르지만, 1년에 한두번씩은 어디를 놀러가거나 기록하고 싶은 날엔 꼭 필름카메라로 촬영하고, 항상 찾아가는 사진관에 인화 및 스캔을 맡겨서 사진첩에 모으고 있습니다 ㅎㅎ
스마트폰과 필름카메라 둘 다 쓰시는군요! 4장을 보면 그 둘의 "감정적 안정성"이 서로 다르다는 인터뷰이의 코멘트가 나오는데(심지어 정규직 VS 무기계약직 비유도), 기록하고 싶은 특별한 날 필름카메라를 꺼내신다는 chodam님 이야기에 정말 그렇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되네요ㅎㅎ
그래서 촬영은 어떤 의미에서 "약탈"이며, 피사체는 촬영자가 "소유할 수 있는 사물"로 전락한다. 즉 사진은 촬영의 결과물로서 촬영자와 피사체 간의 불평등한 위계적 관계를 반영한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P.35, 황의진 지음
…연출의 창구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사진은 ‘나’의 역사적 아카이브를 구성하는 부분적인 조각이자,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게 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생산되는 것이다. 이로써 촬영자 여성들은 자기사진을 매개로 ‘나’와 ‘우리’를 발견해나간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29, 황의진 지음
싸이월드를 언급해서 사진 찍던 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어요. 그 때는 정말 아카이브이자 “우리”의 매개로 적극 활용했던 것 같은데요. 그간 저에게 무슨 변화가 있었나 되돌아보게 되네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 읽을 부분과도 많이 공명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갑습니다! 싸이월드를 사진 찍던 시절로 기억하시는 것을 보면 지금은 사진과 그렇게 가깝지 않으신가봐요. 함께 읽어나가며 그제님과 비슷한 부분, 다른 부분 많이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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