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증정]『빈틈없이 자연스럽게』 반비 막내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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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독갑님의 카메라 이야기가 아주 낯설지 않게 착 감겨오는 것이, 저와 비슷한 또래이실까 생각하게 되네요...ㅎㅎㅎ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왔지만 그 안에 제 모습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는 말씀도! 저는 사진을 찍히는 게 너무너무 싫어서 친구들 모임에서 내가 사진을 찍겠다고 자처하기도 했었죠 그럼 자연스럽게 찍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 책은 ‘자연스럽게 예쁜’ 자기촬영의 전형에 집중한다. 사진 찍는 여성들의 다양한 면모를 지워버리기 위함이 아니라, ‘예쁜 연출’이 여성들의 촬영에서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만난 여성은 대부분 그러한 전형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의 일상적 촬영과 자기 전시를 자기대상화라고 손쉽게 비판하거나, ‘그럼에도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고 그들을 대싢하여 변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 책은 내가 가장 궁금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던 사진 찍는 여성들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p9, 황의진 지음
자기사진을 ‘볼만한 것’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이들의 가난과 슬픔, 고충은 교묘하게 숨겨진다. 아름다운 사진 찍기는 겉으로는 파편화된 개인처럼 보이는 젊은 여성들에게 ‘촬영자 여성’이라는 모호핮지만 공통된 정체성을 부여하는 행위이고, 이땓 고통과 가난은 숨겨지고 과거는 미화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자기자신에 담긴 모습은 과연 작위적인 ‘가짜’에 불과할까?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p13, 황의진 지음
책을 받자마자 서문을 읽고 266페이지 참고문헌을 확인하였습니다. 역시나 제일 첫 번째 등장하는 책은 어빙 고프먼의 『자아 연출의 사회학』이 등장하네요. 이책을 몇 년 전에 사서 읽후 제 언어사전에 ‘자아연출’이 일상어로 등재되었습니다. 정말로 몽타주처럼 편집한 ‘자기사진’이 ‘진짜자기’를 보여주는 것일지 저자의 사유가 자기를 찍는 여성들을 만나면서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너무 기대가 됩니다+_+
우왓 이걸 알아봐주셨구나! 하고 저자 선생님이 반가워하실 듯한 우주먼지밍님의 댓글...! 5장에 가면 고프먼의 이론이 인스타그램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잠깐 소개되니, 기대해주세요!
네네! 5장 문장수집 열심히 해야겠어요+_+ 감사합니다^0^
그런데 사진 찍는 여자들이 단순히 자기탐닉적인 나르시시스트에 불과할까? 인터뷰를 거듭할수록 나는 자기촬영에 대한 이들의 태도가 열광보다는 무심함에 가깝다고 느꼈다. 사진 찍기는 그 자체로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인 동시에 뚜렷한 목적 없이 반복하는 습관이기도 하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7쪽, 황의진 지음
아버지께서 사진 촬영을 취미로 하셨기에 어렸을 때부터 카메라와 사진에 익숙했어요. 그 영향으로 고등학교 때는 사진반 동아리 활동을 했고, 사진전에도 참여했네요. 당시는 수동 카메라에 필름을 인화하던 시절이라, 암실에서 인화하던 경험이나 사진관에서 필름을 맡겨 놓고 사진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던 그 며칠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후, 자동 카메라로 여행지에서 혹은 특별한 날에 필름을 넣고 찍는 시절을 거쳤으며, 디지털 카메라를 소유하게 된 후로는 더 이상 사진관을 가지 않게 되었죠.
오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취미, 사진반 동아리, 필름 카메라, 암실 인화, 사진관에 필름을 맡기고 기다리던 시간까지..! 뭐랄까 참 낭만적인 이미지의 단어들이라 마음이 몽글몽글 해지는 기분이네요💭 '사진'이 지혜님의 삶에 꽤나 큰 의미이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ㅎㅎ
그런데, 휴대폰으로 너무 쉽게 사진을 찍는 시대가 되고 보니 사진에 대해 무심해진 것 같아요.
어떤 마음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저 중고등학생일 때 <페이퍼> 광팬이라.. 로모 카메라 사서 초점 안 맞는 사진을 찍어 열심히 인화해서 또 포토로그 만들어 갬성글? 쓰고 했던 추억이 있어요.ㅋㅋㅋㅋ
로모 카메라! 오랜만이네요 ㅎㅎ
스마트폰 카메라를 쥔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전형화한 '아름다운 피사체'이자 '자유로운 촬영자'이다. 두 가지가 결합한 모순적인 입장은 기술 발전의 흐름을 타고 여성과 사진의 관계가 변화한 결과로 만들어졌다. '사진 찍는 여자들'은 2000년대의 셀카족을 시작으로 출현한 듯 보이지만 여성은 그보다 훨씬 오래전, 여성이 카메라를 자유롭게 다룰 수 없던 시기부터 사진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여성들은 오랫동안 형성된 '여성-피사체'의 압박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비롯한 최신의 기술들을 거침없이 동원하며 자기 이미지를 만들고 드러내려 한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황의진 지음
남들에게 보여주건 혼자만 간직하건, 사진에 담긴 '나'의 외모는 촬영자 여성의 기분을 좌우하는 요소이다. 20대 중반의 황은하는 사진 찍기가 '스스로 외모를 심판하는 행위' 같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본인의 외모가 기대보다 덜 예쁘게 나오면 "움츠러드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황의진 지음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존 버거는 여성과 남성 간의 불평등한 젠더 구도가 회화와 사진에도 구조화된다고 지적한다. 남성의 감시와 관찰 아래 여성은 "시선의 대상" 위치에 놓이며, 그 스스로도 남성의 시선을 내면화하여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재현하며 평가한다는 것이다. 로라 멀비 역시 내러티브 영화에서 여성의 모습이 남성의 시선 아래 시각적인 쾌락을 위한 눈요기로 소비된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논의는 여성을 수동적이며 '아름다운' 대상으로 규정하는 이성애자 남성의 시선이 강력한 권력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황의진 지음
1장은 제목이 "'나'를 찍는 여자들은 나르시시스트인가"인데, 글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필름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시기에 운좋게 필름카메라를 만져본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그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부모님은 필름카메라를 들고 저를 찍어주곤 했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장난꾸러기 같은 얼굴로 집안과 유치원, 동네 주변에서 쾌활하게 놀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떠오르네요. 기억 속에 남아있는 옛 모습들을 떠올리니 괜히 마음이 짠해지네요. 그땐 세상물정 모르고 순진하고 맑은 아이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왜이리 무겁고 진지해졌을까 하는 세월의 씁쓸함 때문일까요. 아무래도 사진은 찰나의 모습만으로도 감정의 격동을 일으키는 특이한 매체 같습니다. 20년 전 나와 가족들의 앳된(?) 모습을 보고 이유 모를 감상에 젖게 만드는 사진의 힘이란... 어쩌다보니 저는 카메라를 들고 사회적 소수자, 약자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게 '일'인지 '예술 활동'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요즘이지만, 저에게는 돈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행위가 된 건 사실입니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 그 사진들의 무수한 나열이 곧 영상/영화니, 저는 거의 매일 사진을 찍고 있는 셈이지요. 부모님의 필름카메라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매순간을 포착하는 데 마음을 쏟고 있습니다. 그 일을 하는 이유는, 아주 짧은 순간에 담긴 모습들이 말로 형언하기 힘든 어떤 감정들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슬프건, 기쁘건, 애절하건, 씁쓸하건 어떤 이미지는 누군가에게 깊은 인상과 기억을 남기곤 하죠. 그것이 어떤 용도로 쓰이든 상관없이 내가 기록한 이미지가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런 기대를 가지고 매일 카메라를 들고 이미지를 만들고 또 수집된 이미지를 내 마음 가는대로 선별하고 장면의 길이를 조절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기면 좋겠습니다. 그 기억이 삶에 작은 변화를 일으킨다면 더없이 좋겠지요.
@워터게이트 님께는 '사진'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저도 그 동안 모아 놓은 옛날 제 사진들을 종종 보는 데요. 그때마다 기분이 몽글몽글하고 좋아지더라고요. 요즘은 오히려 제 사진을 많이 찍질 않아서, 또 반대로 한 순간을 너무 많은 사진으로 남겨서 미래의 제가 사진 보는 재미가 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ㅎㅎㅎ
촬영자 여성들이 ‘좋아서 찍는’ 사진 속에 녹아든 즐거움과 재미, 슬픔, 그리고 공포를 읽어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로 자임하지 않는 여성들이 자기사진을 통해 ‘내 몸의 이미지‘에 대한 소유권을 자각하고 주장하는 과정을 추적하고자 했다.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p49, 황의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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