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어제 시각예술(미술) 작가들과의 대화의 시간에 저도 콜라보레이션 작업 관계로 같이 참여하게 됐는데, 설치미술 작가분이 이번 작품에 음악을 삽입한 이유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정확한 워딩은 기억을 못 하지만, '이격된 무엇과의 결합이다'와 유사한 의미여서, @수서동주민 님의 음악과 기억에 관한 코멘트가 더 와 닿습니다
@수서동주민 음악으로 기억되는 순간 하니 오래 전 여행을 하며 들었던 노래가 떠올라요. 제가 인도 여행을 두 번 했거든요. 북쪽의 마날리에서 델리로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패닉 '정류장'만 들었어요. 16, 17시간 즈음 걸리는 길이었는데... 저도 참ㅎㅎ. 새벽녘에 눈을 떴는데 '찬디가르'라는 도시를 지나고 있었고 잠깐 정신을 차리고 도시 풍경을 보며 정류장을 듣고 또 듣고 그러다 다시 잠들었어요. 몇 년 뒤에 '찬디가르'에 들리게 됐는데 도시에 들어서자마자 '정류장'이 떠오르면서 그때의 새벽이, 여행의 순간들이 막 떠오르더라고요. 그 여행 끝이 홍콩 경유였는데 홍콩 가는 비행기, 홍콩에서 또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Kings of Convenience의 'homesick'만 들었더니 다음 홍콩 여행에서도 자동 재생되더라고요. 그래서 한 도시에서 노래 한 곡만 들을 때도 있었어요. 음악으로 남는 기억도 참 좋습니다.
순식간에 빨려들어가는 이야기네요. 영화 김종욱찾기에서 인도를 여행하던 주인공이 떠올랐어요. 노래 들어보니 계속 들을만 하네요
아, 뭔가 멋지네요. 저도 인도 두번 다녀왔는데… 작가님, 토지에 아직 계신가요? 저는 토지에 있을적에 밤에 무서워서 음악을 계속 틀어놓은적이 있어요. 지금도 그 노래들으면 토지의 밤이 떠오릅니다. 풀벌레 소리와 습했던 공기의 흐름이.
@김하율 토지는 며칠 전에 나왔어요. 근데 오늘 토지가 있는 원주를 지나치는데 그곳에서 보낸 몇 달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종종 이러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아직 그곳에서 듣던 음악을 계속 듣고 있어요. 마음은 여전히 머무는 중인 것도 같고요.
기억되는 건 스스로가 기억하려해서보다 각인되는 것 같아요. 저는 메모라는 형식의 글로 기억하려고 노력하는데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의미없게 되는 것 같아요. 결국 슬픈 기억이든 행복한 기억이든 머릿속에 남게 되는건 제가 선택한 게 아닌것 같은 느낌^^
자신이 선택한 게 아닌 것 같은 느낌... 이 문장 느낌이 옵니다!! 포인트 드리겠습니다 (다른 분들처럼 제 마음 포인트인 건 아시죠? ㅎ)
@짱구뽀빠이 기억 스스로 각인된다는 말씀! 맞아요. 정말 기억 스스로 새겨지기도 하죠.
위에도 언급을 했었지만 저는 기억력이 좋지 않아요...ㅎ 그래서 뭐든 기록해두는 편이에요. 영화, 공연, 문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두 줄 정도는 기록해두려고 하고 있어요.
기록이라.... 좋네요... 말씀 듣고 보니, 기록은 기억의 물성인 것 같습니다
@밍묭 기억력이 좋지 않은 저라서 약간 뜨끔해지네요. 말씀처럼 한두 줄이라도 기록해 두는 게 나중에 기억을 불러 오기 좋더라고요. 얼마 전에 '중앙역'이란 영화를 불현듯 떠올렸는데-기억이 너무 흐릿하더라고요. 한때 가장 좋아하는 영화였는데 말이죠.
기억에 남겨두려고 저도 사진을 찍는데요, 특히 반려견들의 사진을 많이 찍어요.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우니까요. 간략히 설명을 곁들여서 인스타에 올리기도 하고요. 반려견과 함께한 일상을 기억하고 싶어요. 그런데 몇 년 전에 반려견이 죽었는데 그 아이 사진은 이후로 찾아본 적이 거의 없답니다. 너무 보고 싶을까봐서 볼 수가 없더라고요. 죽은 반려견의 사진을 들여다보려면 10년은 더 지나야 할 거 같네요. 지금 곁에 있는 아이도 언젠가는 떠날 테지만 시간이 흐르면 들여다볼 수 있겠지 생각하며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작가님도 함께 들어간 가족사진 많이 남기시기를... 댕댕이들 수명도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지만, 그래도 인간의 평균수명에 비하면 너무나 짧아서, 그래서 더 소중한 시간일지도....
@김의경 오래 함께한 반려견을 얼마 전에 보낸 분과 대화를 하는데 바로 눈물을 떨구시더라고요. 너무 보고 싶을까 봐서 볼 수가 없다는, 그 마음을 알 것도 같아요.
느낌이 강렬했거나 인상적이었던 건 그냥 새겨지는 것 같아요. 따로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그 외에는 자주 잊는 편인데 기억하고 싶은 건 휴대폰 메모장에 메모를 해요. 순간 떠오른 생각들인데 붙잡고 싶은 건 간단하게 메모해 두고 시간될 때 다시 열어봅니다. 작가님께서 기억의 방편이 소설이라고 했는데 독자로서 그 방법이 감사했어요. 그래서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요. ^^
지영 작가님이 기뻐할 말씀이네요~!!
@김시작 사실 기억의 다수가 스스로 새겨지는 것도 같습니다. @김시작 님이 남겨 주신 말씀도 저에게 그냥 새겨질 듯 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제겐 음악과 냄새예요 보통은 당시 듣던 음반으로 누군가를 추억하지만....(아니 했지만 요샌 추억할 거리가 10세 아동과의 추억 뿐이라) 가장 강렬했던 건 잠깐 외국에 살 때 집에 하수구냄새가 너무 올라와서 패션후르츠향 오일을 항상 피우고 살았는데 가끔 지나가다 그 향이 나면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제 인생에서 제일 일도 열심히 하고 망나니같이 살아서 행복했던 시절입니다. 지금은....읽는 책에 대해 SNS에 끄적이는 정도 하고 있습니다.
'망나니 같이 살아서 행복한 시절'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이 밤에 생각해 봅니다
@siouxsie 어떤 사람들은 한 도시에서 특정 향수를 쓰고, 그 향으로 장소를 기억한다고도 하더라고요. 저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몇 년 살았던 열대의 땅을 '레몬글라스' 향으로 기억합니다... 정확하게는 기억하려고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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