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살아온 환경, 주변환경에 영향은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지역성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그렇고 ...
저는 '관계'도 정체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세상과, 또 타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어떤 맥락 위에 있는가'에 따라 내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거든요. 수용되는 관계와 거부되는 관계, 긴밀함이 다수인 관계와 느슨함이 다수인 관계 등등 이런 것들이 모여서 또 나를 형성하지 않나 싶어요.
저는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혹은 정체성을 구성하는 포션 중 큰 부분이 관계일까, 언어일까, 또 다른 무엇일까, <사라지지 ...>을 읽으면서 쭉 생각을 했고, 일반적인 의견과는 다른 쪽으로 느낌이 왔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 속에서 느낌의 단서를 발견했고요
그 느낌에 대해 나중에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ㅎ 그 느낌, 저의 느낌은 모어라고 불리는 언어의 교체가 개인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는 것 같다는 건데요.... 소설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느낌이 '오히려' 강화되었고, (지금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을 위해 구체적 언급 대신 페이지로만 말씀드리면,) 특히 180페이지에서 184페이지 사이의 부분은 그런 느낌을 확인해 주는 듯했습니다. 물론 그냥 느낌입니다~ㅎ 그럼 언어보다 더 강력히 개인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건? 정체성은 (자신과 타인으로부터) '기억됨'으로 형성되는데, 기억이란 정보가 저장되는 것이니 '개인의 역사' 이외에, (가장?) 강력한 영향 요인은 '몸'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 고교동창 홍길동이 있는데, 1) 그 친구가 수키증후군에 걸려 갑자기 파슈토어를 하게 되었을 때와 2) 그 친구가 자신의 성적 정체성이 여성이라고 제게 말했을 때와, 3) 그 친구가 성전환수술을 받고 나타났을 때, 4) 그 친구가 브래드 피트와 꼭 닮은 금발의 백인 남성으로 육체가 변했을 때, 네 가지 케이스 중, 고교동창 홍길동에 대해 '저' 그리고 '홍길동'이 느낄 정체성 혼란을 상상해 봅니다 물론, 홍길동에 대한 그와 저의 기억, 그리고 그의 역사라는 범주화되지 않은 서술적(descriptive) 정체성은 유지되겠지만요. @siouxsie 님의 느낌 질문에 댓글이 좀 길었습니다.... 필 받아서...ㅎㅎ
오!답변 감사합니다 아직 180p까지 가진 않았는데 몸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근데 4번처럼 바뀌면 축복일 거 같아요. ㅎㅎㅎ 😆
여의도 빵집 Bread Fit가 생각나는...ㅎ
중요한 정체성 요인의 하나는 관심에 따른 지향성인 것 같습니다. 관심은 내가 하고 있는 것들, 하고 싶은 것들, 좋아하는 것들 일체인데, 내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에 따라 나의 말과 생각과 행동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그것들이 결국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구요.
그렇죠 정체성은 구성물로도 충분히 볼 수 있고, '관심에 따른 지향성'은 생각뿐 아니라 행동,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8. 질문에 모두 답변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질문을 건너뛰었나봅니다. 저는 제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지만, 세상에서 나를 정의하는 단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엄마‘에요. 선물처러 찾아와준 두 아이덕분에 제가 한 인간으로서 많이 성숙했다고 생각하고, 여전히 많이 배우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쉼없이 하거든요.
가장 강하고 아름다운 정체성~!!
감사합니다!
위에서 여러 분이 말씀해주신 음식, 직업, 문화, 종교, 환경, 관심(취향), 가족관계 다 동의하고요, 저는 계급이랑 재산 추가해봅니다. 저는 냉소 없이 진지하게, 연봉 2500만 원인 사람이 한 해에 5000만 원을 벌게 되면, 혹은 그 반대의 경우라도, 가치관을 포함해 내면의 깊은 부분이 바뀐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의 주관적 소속감도 바뀔 테고요. 아파트에서 빌라로 이사한 사람, 혹은 빌라에서 아파트로 이사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데 큰 액수가 필요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조금 도발적인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드려보자면, 한국 사회에서는 학벌도 그 사람의 정체성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 같아요. 무형의 재산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겠죠. 연봉이나 주거지보다 오히려 더 바꾸기 어려운. 학벌에 대해서는 그게 자기 정체성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드러내놓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서 오히려 더 기이한 양상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여기서도 어디선가 얘기한 거 같은데, 전 그야말로 2-3년 전에 시골(지방 아니고 진짜 농업만이 산업인 지역)에서 자란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나이 비슷하면 같은 세대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세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근데, 그 친구가 정말 몇 십년만에 들어 본 '도농사회'라는 표현을 썼어요. 그 친구랑 저랑은 2-3살밖에 차이 안나는데 그 친구가 겪었던 시대와 저랑은 너무 다르더라고요. 지금 이 책 읽고 있는데, 꼰대 이야기도 다루지만 한국 사회의 꼰대 문화가 왜 그렇게 강한지를 여러 방면에서 분석해서 @장맥주 님이 말씀하신 부분(재산, 학벌 등)도 짚고 넘어갑니다. 아주 술술 읽히고 제 입장에선 약간 통쾌하기도 하고, 반성하게도 만드네요.
꼰대의 발견 - 꼰대 탈출 프로젝트육체적인 나이는 들지언정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20대라고 생각하고 있던 한 40대 중년이 자신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꼰대 기질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꼰대 탈출을 모색한 책이다. ‘생각만 젊으면 된다’는 말로 자기 자신을 위로하던 저자는 어느 순간 생각마저 젊지 않은 자신과 마주쳤다.
책 엄청 재미나고, 흠칫 반성도 되고, 그럴 것 같습니다 ㅎㅎ
넹, 기자출신 작가분인 거 같은데 본명을 안 쓰시더라고요 ^^
바로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좀 급진적이고 약간 한쪽으로 쏠린 내용일 수 있지만, 이 책 읽고 남편과 여기서 다룬 문제에 대해 며칠째 토론중이에요. 아마 이미 꼰대이지만 '더' 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부부의 최후의 발악인 거 같습니다.
작가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특히 학부학벌, 즉 19살때 입시성적이 어땠나를 평생 이마에 붙이고 다닌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업계사람들을 처음만나면 나이를 물어본 뒤 대뜸 어느 학교 나왔어요가 대화의 시작입니다.
법조계도 그런 거 같더라고요... 쩝. 언론계나 문학계는 안 그렇습니다. 양쪽 모두 실력이 깡패인 드문 업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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