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11. 저는 케이팝에 아무 관심이 없다보니 사실 제가 가르치는 이곳의 학생들이나 케이컬쳐에 관심이 있는 인반 미국인들보다도 아는게 없다보니 케이팝으로 정의를 내리긴 쉽지 않네요. 다만 케이팝의 힘덕분인지 우연히 시간상 같은 시기에 맞물린건지는 몰라도 요즘 미국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등의 작품을 진짜 많이 볼 수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많이들 읽으셨을 <파친코> 에요. 저는 보지 않았지만 영상화되기도 해서 많이들 봤다고 하더라구요? 이처럼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쓰였지만 한국인이 한국적인 주제를 갖고 쓴 작품이라면 한국문학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저는 아직 파친코를 읽어보진 않았지만 파친코를 쓰신 작가분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면 주로 미국식 영어를 쓰고 그 언어의 틀에서 사고하면서 쓴 작품이니 미국문학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소재가 한인이라는 특징은 있지만. 저희 아파트단지에 조나단씨 가족이 살고 있는데 재미있는 건 조나단씨의 동생들은 초등학생인데 한국말을 네이티브처럼 한다고 합니다. (가정에서는 무슨 말을 쓰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어머니가 쓰는 언어를 쓰려나요?) 만약에 조나단씨의 동생 중 한 명이 자라서 아프리카계 한국 가족에 대한 소설을 쓴다면, 한국 문학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언어는 사고를 담는 틀이고, 어떤 언어로 사고하면서 썼는가가 문학의 국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문학의 국적은 꼭 필요한걸까 궁금합니다.
ㅎㅎㅎ좋은말씀이예요 문학의 국적이 꼭 필요한 걸까란 말이요ㅎㅎㅎ 파친코를 읽었지만 한국인의 정서가 가득 담겨있는 책이였습니다. 오히려 타지에서 한국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배경이여서 그런지 한국정서가 더 드러나보였습니다ㅎㅎ
생각해 보니 작가의 모어니, 국적이니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작품을 쓴 작가가 원하는 대로 우리가 호명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을 그리는 마음이 드러나게 쓴 작품이라면 한국문학이라고 호명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제 이름 영문표기를 제대로 발음하는 외국인을 만나본 적이 없는데, 그럼에도 나는 000이라고 불러라 라고 주장할수 있는 것 처럼요...
저는 1세대, 1.5세대, 2세대, 3세대까지의 교포분들을 종종 만나는데, 확실히 '교포분들'만의 정체성은 좀 다른 거 같아요. 가끔 한국에서 계속 살았는데, 국제학교 다녀서 한국어 못한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물론 말할 땐 그냥 한국인입니다. 문자화 하거나, 뉴스볼 때, 회사에서 일할 때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동생이 20년 전에 외국인이랑 결혼할 땐 아~주 약간은 특이한 케이스였는데, 요새는 주변에 외국에 가족이 안 사는 집 못 봤고, 형제자매 중에 한국인이 아닌 분들과 결혼한 집도 많더라고요. 한국인만 유난히 그런 거 같지는 않지만 요새식으로 말하는 TCK인 분들도 많아서...SNS나 유튜브 땜에 점점 차별성도 사라지고 있고요. 저는 전 세계 인구만큼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챠우챠우 "문학의 국적"...! 읽고 쓰는 입장에서는 비중을 달리하며 변하는 듯합니다. 염두에 두고 읽고 쓸 때가 있고, 신경을 쓰지 않고 대할 때가 있고요. 근데 아카데믹한 상황에서는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과정이 필요할 거고요.
말씀대로 작가, 배경, 주제, 느낌, 분위기, 시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국적, 인종과 상관없이 한국어가 모어인 사람이 쓴 작품이 한국문학 아닐까요? K-POP은 작사, 작곡, 편곡, 소속사, 가수 등 너무 변수가 많을 것 같습니다.
문학도 작품 내부적인 측면, 외부적인 측면 등 고려할 요소들이 많다는 의견도 있고, 키포인트가 되는 요소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한데, 케이팝보다는 문학 쪽에 있어서는 후자쪽에 방점을 찍는 의견으로 이해됩니다 의견 감사드립니다~
저는 어떤 질문은 깊이 파고들 가치가 없다고 여깁니다. (대표적으로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 그리고 ‘한국문학의 정의’도 깊이 파고들 이유가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질문 자체는 약간 필요하기는 합니다.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한국문학과 외국문학을 분류할 때, 한국문학만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을 만들어야 할 때 한국문학의 정의가 필요하기는 하겠지요. 하지만 그 정의는 그냥 편의적인 구분일 뿐이고 대단한 함의를 품지는 못한다고 봐요. 저는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한국문학의 특징과 차별성은 무엇인가’라든가 ‘한국문학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같은 질문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합니다. 한국문학만의 목적이나 개성은 딱히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사소하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한국문학의 정의는 그저 ‘한국어 사용자가 한국어로 쓴 문학’입니다. 중국동포가 한국어로 쓴 소설은 한국문학이며, 재독학자가 독일어로 쓴 에세이는 한국문학이 아닙니다. K-팝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외국인 멤버가 절반 이상인 아이돌그룹이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면 K-팝, 한국인 멤버로만 이뤄진 아이돌그룹이 일본에서 일본어로 노래를 발표하면 K-팝이 아닌 J-팝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대로 한국문학, 한식, 케이팝, 한국인 등의 정의나 정체성은 다른 국가, 민족, 언어 등과 구별되는 성질에 기초에서 파악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사소한 차이가 과장되거나 목적성을 띤 신성한 개념으로 비약될 가능성도 클 것 같습니다!! 정체성에 관한 주관적 해석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 최소한의 구별, 그래서 학술적 연구나 행정적 지원 등의 경우가 아니라면 '별다른 의미없는' 형식(함의를 품는 내용이 아닌, 외형적으로 파악되는 '한국어'와 같은 형식)으로 파악되는 정도가 적당하다는 견해로 이해하였습니다~
한국인이 한국어로 한국의 사상과 정서를 한국어로 표현한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전적인 답변일 수 있는데 주 독자층이 한국인인 만큼 한국어로 글을 전달하고 보편적인 정서가 드러나야한다고 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제가 덧붙이면, 케이팝뿐 아니라 K-Food, 한식의 정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자인 지영 작가님 말씀으로는, 소설에서 답을 주거나 규정짓기보다는 독자분들이 생각해보고 정의내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문학'에 관한 여러 입장을 소설에서 서술하되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문학, 한류, 한식, 케이팝 등의 정체성과 정의에 관한 의견을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이곳은 먼지 인간과 먼지의 호더들이 사는 세계. ... 거실과 발코니에 놓인 김치 용기 안에는 내가 있다. 말할 수 없고, 생각할 수 없는 내 조각들도 나일 수 있는가. ... 내가 나로서 버티게 하는 것을 내내 찾았다. 이것은 어떻게 사라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도 맞닿아 있었다. 가치 있게 소멸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는 일은 살아 있는 채로 천천히 사라져 가는 자의 책무이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어떻게’가 있기 마련이고 내 자리에도 ‘어떻게’는 놓여 있다.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195, 지영 지음
― 한 사람의 추락을 지켜보는 일이 고통스럽더라고요. 과거의 언행이 맥락 없이 잘려져 나와 맹목적으로 비난받고 매장당하는 게, 오해였다는 해명에도 조롱이 사라지지 않는 게 저에겐 공포였어요.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199, 지영 지음
기억과 증언과 공유,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들 아닐까요? ... 기억함으로써 침묵은 말이 된다.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199, 지영 지음
그녀의 투쟁은 먼지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너의 마지막 조각에는 내가 널 사랑하고, 네가 날 사랑하던, 오직 우리의 순간들로 충만하길.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6p, 지영 지음
신체의 먼지화는 공포면서도 슬픔이자 애틋함 등 여러 감정을 들게 만드네요. 숨 쉬는 공간마다 네가 있다는 것. 그렇게 연결된다는 것. 사라지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 작가님의 의도가 잘 담긴 현상인 것 같아요.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하는 바 입니다
이하리에게는 소리와 의미가 모두 남은 유일한 모어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존버’였다. 그것은 ‘존나 버텨’의 줄임말로 무엇을, 어떻게, 왜 존나 버텨야 하는지 알 수 없음에도 그녀는 그 단어를 곱씹으며 자신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 그 과정을 기록했다. 그랬다. 비통과 절망 속에 놓여 있던 그녀가 길고 깊은 침잠 끝에 선택한 것은 다시 소설이었다.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39p, 지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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