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증언과 공유,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들 아닐까요? ...
기억함으로써 침묵은 말이 된다.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199, 지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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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그녀의 투쟁은 먼지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너의 마지막 조각에는 내가 널 사랑하고, 네가 날 사랑하던, 오직 우리의 순간들로 충만하길.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6p, 지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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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작
신체의 먼지화는 공포면서도 슬픔이자 애틋함 등 여러 감정을 들게 만드네요. 숨 쉬는 공간마다 네가 있다는 것. 그렇게 연결된다는 것. 사라지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 작가님의 의도가 잘 담긴 현상인 것 같아요.
라아비현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하는 바 입니다
꽃의요정
“ 이하리에게는 소리와 의미가 모두 남은 유일한 모어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존버’였다. 그것은 ‘존나 버텨’의 줄임말로 무엇을, 어떻게, 왜 존나 버텨야 하는지 알 수 없음에도 그녀는 그 단어를 곱씹으며 자신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 그 과정을 기록했다. 그랬다. 비통과 절망 속에 놓여 있던 그녀가 길고 깊은 침잠 끝에 선택한 것은 다시 소설이었다. ”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39p, 지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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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오.. 동감입니다.
예를 들면. 켄리우 작가가 영어로 쓴 글이라고 해도 중국인의 정체성은 오롯히 드러나는거 같아요.
아니면 이민진 작가라던가요..
반대로.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을 보면 일본태생 작가여도 영국에서 살고 국적도 영국인인거 보면..또 다른 경우 인거 같고요.
결국 내가 나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한거 같아요.
최영장군
말씀대로 작가의 경험이나 정체성이 말 그대로 '은연중에' 작품 내부에도 반영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라아비현
저는 한국문학은 한국사람이든 외국 사람이든 한국적인 경혐 및 정서를 담아 낸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요즘에 한국문학이 외국어로 변역 되어 출간 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최영장군
@라아비현 님을 비롯해서 여러 분이 한국적인 경험, 정서 등을 핵심으로 거론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SooHey
어쩌면 생은 명징한 순간보다 흐릿한 기억으로 버티는 게 아닐까. 충족되지 않는 감각에 기대어 상상으로 채우는 것과 함께.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211, 지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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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최영장군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제가 있는 곳은 지금 햇볕도 좀 나고, 장마 소강상태인데, 여러분들이 계신 곳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11장 시작인 151페이지부터 12장 끝인 190페이지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인도 북동부 지방에 살던 찬드라 굽타가 미국 히피였던 라임즈 부부에게 입양된 계기도 언급되는데요. 그래서 수키 라임즈가 된 것이죠.
그리고 수키 증후군을 겪은 후 언어교체가 된 상태에서 한국에 적응하는 과정도 나오는데, 적응이 무척 힘들어 보이네요.
소설 속 문장대로 "한국말을 하게 됐다고 수키의 식성과 입맛까지 한국식으로 바뀐 건 아니"어서 일주일째 버터 바른 식빵을 씹고 있고, "자신이 미국인이라는 생각이 강했"던 수키는 귀화 시험에도 실패합니다. 에이전시와 계약이 끝난 후 "패스트푸 드점, 카페, 옷가게 등 거의 모든 곳에서 거절당했는데 딱 하나, 그녀를 채용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인도식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군요.
열심히 인도어 음식 단어를 외우던 수키는 그곳에서도 한 달도 안 돼 해고를 당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최영장군
여기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12. 수키는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정체성, 그리고 남들이 생각하는 수키의 정체성, 이 두 가지 정체성 간극에서 고통 받는데요.
여러분은 정체성의 간극이나 정체성에 대한 오해, 정체성 사이의 충돌 등의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본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겪은 오해의 에피소드도 좋습니다. 직업, 성별, 가정내 역할, 직장내 역할 등에서 오는 여러가지 정체성 오해와 정체성 갈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전승민
오, 완전 많습니다. 그런데 그게 꼭 언어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말을 포함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지표들이 총출동해서 빚어낸(?) 결과인 것 같습니다ㅎㅎ 이를테면 저는 경상도 사람인데 어느 새 익숙해진 서울말 때문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 여겨지는 일이 그렇고요.
그리고 짧은 머리 때문에 여자 화장실에 갈 때마다 종종 아주머니들이 소리를 지르시는 일이 있어요. 매년 한 번 이상 꾸준히 발생하는 중입니다 (....) 어찌보면 남성에 대한 편견이 그들에게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작고(?) 털이 없는 남자가 있을 수 있다니!) ㅎㅎ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좀 속상해서 어떤 아주머니께 "아주머니도 머리 짧으시잖아요.... 저도 그래요...." 라고 덧붙이면서 웃고 나온 일이 있네요.
내가 스스로의 특성이라고 간주하는 것, 그리고 타인이 겉으로 관찰한 결과로 나에 대해 추론하는 것, 그것 사이의 간극이 재미있어요. 간혹 무례함을 동반하긴 하지만 저에게는 재미있는 일화들로 남는 것 같습니다.
최영장군
ㅎㅎㅎ 가벼운 오해, 금방 풀리는 오해는 삶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ㅋㅋ
수서동주민
영어유치원다닌 아이가 성인이 되어 영유를 다닌 소감을 밝힌 영상을 보았는데요. 영유를 다녀서 영어를 잘 하게 된 반면, 문화적으로는 이도 저도 아닌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털어놓더라구요. 할로윈 커스툼, 크리스마스 등 미국문화를 그대로 흡수하면서 본국과의 간극이 벌어졌던 것 같아요.
최영장군
오, 영유 교육과정이 몰입감이나 집중도가 높은 형태로 진행되나 보군요~
밍묭
가정 내에서 오는 에피소드가 있는 것 같아요. 첫째로 태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데, 제일 먼저 태어났다는 사실로 인해 성숙해져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부모님의 아이로 서 남고 싶은 마음과, 부모님의 심리적 지주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의 충돌이 일종의 정체성 간극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최영장군
그렇죠~ 가족 내 형제자매 관계, 출생 순번이 성격과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 크다고 학자분들도 얘기하는 것 같더라고요
장맥주
사람마다 여러 가지 정체성을 갖고 있고, 아마 누구나 다 스스로를 경계인이라고 생각할 거 같아요. 자신이 온전하게 이해받지 못하는 감각을 다들 품고 살겠지요?
저는 제가 품은 정체성들 사이에서 갈등은 별로 심하지 않다고 여기는 편입니다. 그 정체성들을 그럭저럭 잘 통합하고 있다고 자부하고요. 다만 제 정체성에 대한 오해는 자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좀 쉬운 말로 하면 ‘너는 누구 편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고, 제가 뭐라고 답해도 남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유도 좀 생각해봤는데요, 일단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체성의 틀이 저와 안 맞을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제가 추구하는 정치적 노선이 매우 명확한 사람인데, 공교롭게 한국에 그에 맞는 정당이 없습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이제는 정의당도 싫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제가 민주당을 싫어한다고 하면 국민의힘 지지자인 줄 알고, 국민의힘을 싫어한다고 하면 민주당 지지자인 줄 압니다.
정당 지지자보다 더 엉성한 게, ‘주류-비주류’라는 구분인 거 같습니다. 무슨 기준이 있는 걸까요? 저에 대해 ‘문단 주류 작가’라는 말을, 썩 듣기 좋지 않은 뉘앙스로 하는 걸 들으면 반 문하고 싶어져요. 지금 한국 문단에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고 PC에 반대하는 40대 남성 소설가가 주류 맞느냐고요. ㅎㅎㅎ
최영장군
작가님의 창당을 기대하겠습니다 (발기인 숫자 모자라면 저라도...ㅋ) 제가 얼핏 듣기로는 작가님이 PC통신 때부터 작품 활동을 하셨다고 해서 아마 PC 관련한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ㅋㅋ
아, 그리고 문단 주류 작가가 아니셨군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나중에 문단 주류 작가님들 연락처 좀...ㅍ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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