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D-29
동감합니다. 청춘을 대변하는 순수함과 아름다움이 훼손되었다는 상실감은 게사에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었을 거에요. 오히려 훼손된 건 모리토의 시선인데… 게사가 자신을 믿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애증 또한 너무나 이해돼 마음이 아팠어요.
모리토의 훼손된 시선, 게사의 자신에 대한 믿음 부재. 며칠째 계속 씹고 있는데 아직 단맛이 나는 걸 보면, 정말 좋은 단편이네요. 모리토를 모히토라고 잘못 적었다가, 별안간 모히토가 먹고 싶어지는 밤이네요..
@내로 님과 @리타73 님의 글을 읽으니 아쿠타가와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편 하나로 이렇게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하다니.... 저작권 기한이 끝나서?인지 일본야후에서마저 쉽게 그것도 출판사 사이트 같은데, 원본을 구할 수 있어 '짝사랑'만 읽어 봤는데, 옛날 한자에 표현도 옛날 말투라 좀 어렵긴 했지만 묘한 분위기는 느껴졌어요. 두 분 글 보고 게사와 모리토 얼른 읽고 싶네요~(이젠 포기하고 한국어로 읽으려고요 ^^;;;)
@siouxsie 저는 게사와 모리토에 너무 공감한 나머지,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ㅠㅠ 꼭 공감 포인트가 있기를 바라요.
와우! 원본을 읽으셨다니… 그 능력이 엄청나게 부럽습니다.
저 일본어 공부한 이유가 원서로 읽고 싶어서였거든요~근데 한국책 읽는 것보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서 이젠 한국어로 읽으려고요....에구 머리야...에구 내 눈
두 작품 모두 좋았습니다. 길이가 짧았는데도 일본문학에 익숙하지 않아 몇 번을 다시 읽었는지 몰라요(등장 인물들의 이름도 입에 잘 붙지 않았고요). <짝사랑>은 제목처럼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다 생각했는데요. 유명 연예인을 좋아해 본 적이 없어 주인공과는 조금 다른 결로, 제가 했던 짝사랑들(?)을 가만히 돌아봤어요. 우선 저는 이 감정을 매우 좋아하긴 합니다. 멀리서 바라보면서(물론 상대를 무섭게 해서는 안 되겠죠) 가만히 좋아하는 마음을 키운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편안하거든요. 아무것도 잃을 게 없고, 마냥 좋은 면만 좋게 바라보면 된달까요. 제가 먼저 상대에게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면 상대는 영원히 제 마음을 알 수 없고, 그러면 거절당할 일도, 사랑 때문에 마음 아플 일도 없다는 점에서 짝사랑이라는 속성 자체를 좋아합니다. 연애를 하면서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이렇게 잘 만나다가도 언젠가는 서로가 미워지겠지? 그럼 차라리 이렇게 좋을 때 헤어지고, 평생 그 사람을 짝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건 어떨까? 하는 마음이요.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싶은 저의 이상적인 욕심이죠. 궤변 같은데, 뭐 저는 대체로 이런 상상을 꽤 자주 하곤 합니다. 이건 상대가 싫다거나 헤어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가장 좋은 순간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은, 새드엔딩을 보고 싶지 않은 겁쟁이라서 그런 듯해요. 물론 꼭 새드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자잘하게 부딪치는 지난함이 저는 좀 싫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굳이 겪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저도 고백하면 1)차이거나 2)이 관계 끝은 별로일 게 눈에 보여서 거리두기 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되었던 20대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이불킥합니다. 인간에게 망각은 축복이에요. 이젠 남편이 첫사랑 같거든요. ^^;;
하하하, 솔직한 말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siouxsie 님:) 이불킥이라뇨. 첫사랑이자 끝사랑이 남편분이라는 낭만적인 고백 같은걸요. 저는 나이가 들수록 아는 게 많아져서(조건적인 것 말고, 제 성향이나 가치관이요) 덩달아 겁도 많아졌어요. 저라는 인간이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답니다. 망각이 필요한 상태일까요(헤롱). 그래도 사랑이야기는 여전히 참 좋아합니다. 삶에 있어 사랑이라는 감정과 속성이 꼭 필요한 사람도 맞는 것 같고요. 얼마 전에 서울국제도서전에 갔다가 최진영 작가님의 북토크를 들었는데요. 작가님도 자신의 이번 생에서는 사랑을 놓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꼭 이성적인 사랑이 아니더라도요). 그 말씀이 참 좋았답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진영 작가님의 소설들은 대체로 어둡고 차갑다고 느낄 때가 많았는데(물론 저는 이 감성도 좋아합니다), 그럼에도 '사랑'이 필요하다 말씀하시는 점이 안온하게 느껴졌어요.
<게사와 모리토>는 굉장히 묘했습니다. 이 둘의 행동이 동상이몽처럼 느껴지는데, 서로가 그 깊은 마음을 모른다는 게(알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더 괴이했어요. 불륜하는 마음은 다 이런 것일까, 이들이 하는 건 사랑일까, 서로에 대한 기만이자 학대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전에 봤던 어떤 드라마에서 지속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남자 주인공이 있었는데요. 그 남자는 본인 스스로를 쓰레기라 칭하면서, 자신과 만나는 여자들도 쓰레기라고 말해요(속으로). 말인즉슨 '내가 쓰레기인 건 나도 알고(바꾸고 싶은 생각도 없는데), 이런 나를 만나는 너 또한 쓰레기겠구나' 싶어, 상대를 굉장히 하대하는 거죠. 이 심리를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그 남자 주인공이 만난 여러(?) 연인들 중 실제로 별로인 여성(같이 바람을 피우는)도 있었지만, 진심으로 그 남자를 좋아하는 여성도 있었거든요. 그 둘(바람둥이와 그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의 결말은 좋지 않았지만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계속 느꼈던 것 같아요. 스스로가 남자로서 굉장히 별로인 걸 알면서도, 별로인 행동을 일부러 더 하는 모습이랄까(왜 구래 진짜ㅠㅠ). 저는 사실 아직도 결혼이라는 것에 뜻이 없고,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요. 평생을 함께하면서도 마음속에 다른 생각을 간직하며 산다는 그 느낌이, 여전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적어도 상대를 기만하지는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실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봤습니다. 튜닝샵에서 잠시 상주하며 일할 때, 그 당시 같이 일하던 형님이 31살쯤?으로 굉장히 쾌남이었습니다. 모두가 그를 좋아했죠. 자유 연애 지상 주의자? 랄까요. 방금 지어낸 말인데 실제로 있는 말이군요. 여하튼, 그분은 남자친구가 있던, 결혼을 한 사람이던, 아무 상관없이 여성분을 만나더라고요. 그냥 관계를 끝내고, 서로 맞담배를 피며, 씩 말없이 웃는다는, 그런 얘기를 서스름없이 해주더라고요. 음. 저는 이런 사람을 만나고서는, 그보다 더한 사람이 있고, 더하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조금은 더 자주 보며 살아간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겠죠.
어마어마하게 잘생긴 분이었나요...?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읽으면서도 '이게 가능하려면 남자 주인공이 진짜 정우성급이어야 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어요. ^^
아뇨! 정우성급은 절대 아닙니다. 그런 사람을 보면 보자마자 감탄사가 흘러 나오잖아요. 그런데 이분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누구에게든 잘 스며드는 장꾸 느낌의 귀여운 외모를 갖췄습니다. 그렇다고 장난에 있어서 선을 넘거나 그런 적은 거의 없었죠. 또 자발성이 어마어마 했습니다. 상주할 때 큰 조명을 달아야 하는 공사를 진행했는데, 이 작업이 누가봐도 다리 떨리는 작업이었어요. 사진으로도 남아있긴 한데, 여하튼 샵이 공장형이어서 층고가 굉장히 높았거든요. 그때 자기가 하겠다고 선뜻 나서서 작업을 잘 끝냈습니다. 지금은 부산에 내려가 창업했습니다.
참 신기해. 남의 꿈 이야기와 연애 이야기만큼 재미없는 이야기가 없어."(14p)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전 남의 연애 이야기는 재미있던데... 특히 불륜... 이요... ^^;;;
호호. 불륜은 좀 재밌겠어요.
불륜 소재 단편을 한 편 쓰고 있습니다. 앤솔로지 수록작이라서 내년에 발표할 거 같아요. 쓰는 것도 재미있네요. 호호.
오모, 재밌을것 같아요.. 벌써부터 기대됩니당. 호호. 작가님 작품속 불륜남녀는 딱하고 애처롭고 이런거 없구 무지 현실적으로 그려서 글로 막 걔네들 두들겨 패줄것만 같은 느낌이예요.
구상은 있어서 대강의 줄거리는 출판사에 보냈어요. (쓰기만 하면 됩니다!) 딱하고 애처롭고 글로 두들겨 패줄 예정입니다. ^^
이제야 미세 좌절의 시대를 읽고 있어요. 오늘은 서문 마지막 문장이, 제 마음 같아서 좋았습니다. "부족한 저를 지켜주는 아내" 정말 그렇다고 느껴질 때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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