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D-29
<게사와 모리토>는 굉장히 묘했습니다. 이 둘의 행동이 동상이몽처럼 느껴지는데, 서로가 그 깊은 마음을 모른다는 게(알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더 괴이했어요. 불륜하는 마음은 다 이런 것일까, 이들이 하는 건 사랑일까, 서로에 대한 기만이자 학대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전에 봤던 어떤 드라마에서 지속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남자 주인공이 있었는데요. 그 남자는 본인 스스로를 쓰레기라 칭하면서, 자신과 만나는 여자들도 쓰레기라고 말해요(속으로). 말인즉슨 '내가 쓰레기인 건 나도 알고(바꾸고 싶은 생각도 없는데), 이런 나를 만나는 너 또한 쓰레기겠구나' 싶어, 상대를 굉장히 하대하는 거죠. 이 심리를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그 남자 주인공이 만난 여러(?) 연인들 중 실제로 별로인 여성(같이 바람을 피우는)도 있었지만, 진심으로 그 남자를 좋아하는 여성도 있었거든요. 그 둘(바람둥이와 그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의 결말은 좋지 않았지만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계속 느꼈던 것 같아요. 스스로가 남자로서 굉장히 별로인 걸 알면서도, 별로인 행동을 일부러 더 하는 모습이랄까(왜 구래 진짜ㅠㅠ). 저는 사실 아직도 결혼이라는 것에 뜻이 없고,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요. 평생을 함께하면서도 마음속에 다른 생각을 간직하며 산다는 그 느낌이, 여전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적어도 상대를 기만하지는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실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봤습니다. 튜닝샵에서 잠시 상주하며 일할 때, 그 당시 같이 일하던 형님이 31살쯤?으로 굉장히 쾌남이었습니다. 모두가 그를 좋아했죠. 자유 연애 지상 주의자? 랄까요. 방금 지어낸 말인데 실제로 있는 말이군요. 여하튼, 그분은 남자친구가 있던, 결혼을 한 사람이던, 아무 상관없이 여성분을 만나더라고요. 그냥 관계를 끝내고, 서로 맞담배를 피며, 씩 말없이 웃는다는, 그런 얘기를 서스름없이 해주더라고요. 음. 저는 이런 사람을 만나고서는, 그보다 더한 사람이 있고, 더하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조금은 더 자주 보며 살아간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겠죠.
어마어마하게 잘생긴 분이었나요...?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읽으면서도 '이게 가능하려면 남자 주인공이 진짜 정우성급이어야 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어요. ^^
아뇨! 정우성급은 절대 아닙니다. 그런 사람을 보면 보자마자 감탄사가 흘러 나오잖아요. 그런데 이분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누구에게든 잘 스며드는 장꾸 느낌의 귀여운 외모를 갖췄습니다. 그렇다고 장난에 있어서 선을 넘거나 그런 적은 거의 없었죠. 또 자발성이 어마어마 했습니다. 상주할 때 큰 조명을 달아야 하는 공사를 진행했는데, 이 작업이 누가봐도 다리 떨리는 작업이었어요. 사진으로도 남아있긴 한데, 여하튼 샵이 공장형이어서 층고가 굉장히 높았거든요. 그때 자기가 하겠다고 선뜻 나서서 작업을 잘 끝냈습니다. 지금은 부산에 내려가 창업했습니다.
참 신기해. 남의 꿈 이야기와 연애 이야기만큼 재미없는 이야기가 없어."(14p)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전 남의 연애 이야기는 재미있던데... 특히 불륜... 이요... ^^;;;
호호. 불륜은 좀 재밌겠어요.
불륜 소재 단편을 한 편 쓰고 있습니다. 앤솔로지 수록작이라서 내년에 발표할 거 같아요. 쓰는 것도 재미있네요. 호호.
오모, 재밌을것 같아요.. 벌써부터 기대됩니당. 호호. 작가님 작품속 불륜남녀는 딱하고 애처롭고 이런거 없구 무지 현실적으로 그려서 글로 막 걔네들 두들겨 패줄것만 같은 느낌이예요.
구상은 있어서 대강의 줄거리는 출판사에 보냈어요. (쓰기만 하면 됩니다!) 딱하고 애처롭고 글로 두들겨 패줄 예정입니다. ^^
이제야 미세 좌절의 시대를 읽고 있어요. 오늘은 서문 마지막 문장이, 제 마음 같아서 좋았습니다. "부족한 저를 지켜주는 아내" 정말 그렇다고 느껴질 때가 많거든요.
와아아^ㅇ^)/(짝짝짝) 장작가님 멋져요오 -!♡
잘 패주겠습니다~. ^^;;;
"덕질이 본능일 수 있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했는데, 불륜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블로그처럼 비밀 댓글 기능 같은 거 있으면 좋겠)
불륜이야말로 본능일 거 같아요. 심지어 인류보다 역사가 오래된 본능일 거 같아요. 유인원 시절부터 있었던...
황혼에 물든 마을 변두리의 건널목과 어린 새처럼 소리치는 세 아이, 그리고 그 위로 어지럽게 떨어지는 선연한 귤의 빛깔... 이 모든 것이 기차 창밖으로 순식간에 지나갔다...소녀는 어느새 내 앞자리로 돌아와 여전히 부르튼 뺨을 연둣빛 목도리에 묻으며 큼지막한 보따리를 든 손에 삼등석 표를 꼭 쥐고 있었다(귤, 47p)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아, 첫 번째 문장은 다른 분이 쓰셨군요. 이제 봤어요;;; 이번 소설 읽기 덕분에 분주하게 돌아가느라 무뎌진 일상 감각에 적당히 날을 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좋은 기분이에요. 천천히 속도 맞춰서 읽어볼게요.
또 보니까 반가웠어요. 저도 <짝사랑> 단편에서 이 문장이 제일 좋았어요 ㅎㅎ.
@도리 저도요 ㅋㅋ 제가 부정어 빼고 거의 비슷하게 다른 어딘 가에 글을 썼던 기억이 있거든요. 기억이 나서 풉. 했어요 ㅋㅋ
게사와 모리토도 읽어 버렸습니다. (일본 사람처럼 말하쥬? ㅎㅎ) 저...이런 스타일 문체 너모 좋아합니다. ㅜ.ㅜ 장르도 내용도 전혀 상관없지만,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주인공의 심연을 꿰뚫으며 이랬다 저랬다 왔다 갔다하는 문체로 전개 되는데....그 때 그 책 읽으며 인간 심리를 편집하지 않고 표현하는 것에 반해 애트우드 님의 책을 사 모으기 시작했습니다.(다른 작품은 <그레이스> 빼곤 안 그렇더라고요. 역시나 재주 많은 작가님) 그런데, 이런 전개 방식은 호불호가 강해서,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지 몰라서 불편했다는 분도 많았고.... 둘의 불륜과 사랑 보다는 그들의 흔들리고 지질하고 '인간실격적'인 내면을 그리는 방식이 최고인 작품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달빛에 대한 묘사도 좋았고요. 히라노 게이치로가 문득 떠올랐는데, 이 분도 '아쿠타가와'상 받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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