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D-29
이게 저 진지하게 진짜 불만이 많은데요, 휴대폰 자판을 쿼티로 할까 천지인으로 할까 여러 번 고민했답니다. 빠르기는 쿼티가 빠른 거 같은데 오타가 엄청 나죠. 스마트폰을 휴대용 워드프로세서로 이용하고 싶은데 그게 되게 불편하고, ‘아, 이 물건은 글 쓰거나 읽으라고 만든 물건이 아니구나, 사진 찍고 동영상 보는 용도가 우선이구나’ 하고 생각해요. 휴대폰에 연결할 수 있는 접이식 키보드도 오래 알아봤는데 다들 쓸 만한 물건이 못되더라고요. (혹시 쓸 만한 물건 아시면 알려주세요.) 태블릿 PC도 글쓰기에 썩 적합한 거 같지는 않고요. 이제 노트북이 점점 작아지고 있으니 몇 년 더 기다리면 글쓰기 괜찮은, 기계식 자판이 있는 물건이 드디어 나올 것 같기는 합니다만.
오! 전 제 손가락과 노안만 탓하고 있었는데 역시 기술력 부족이 문제였군요. 근데 딱 만화책 단행본만한 작은 키보드를 예전에 만원 주고 산적이 있는데, 제가 손이 큰 편이라서 그런지 태블릿보다는 편해도 오므리고 써야 하더라고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것처럼 허공에 키보드가 촤악 펼쳐지면 편해지려나요;;;; 타자감?이 없음 그것도 곤란한데 말이죠
저는 휴대폰용 블루투스 키보드를 산 적이 있어요. 타자감? 타격감? 키감? 아무튼 기계의 자판을 누르는 감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연해 님 저도 그 감각 잃을 수 없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결정적으로 자판 두드리는 속도를 휴대폰 디스플레이가 따라가지 못하더라고요. 저는 분당 200타 정도의 속도로 치는데 이게 화면에 엄청 느리게 나오는 거예요. 휴대폰의 CPU 문제인지 아니면 블루투스의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쓰고 있자면 고혈압 걸릴 거 같더라고요. 대단한 기술적 난관이 있는 건 아닐 텐데, 휴대폰 제조회사들이 그런 문제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걸 보면서 ‘이 기계는 생산을 위한 게 아니다’ 하고 결론 내렸습니다. p. s. 마이너리티에 나오는 키보드 같은 제품이 이미 나오긴 했더라고요. 그런데 답답해서 못 쓸 거 같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btt2ABJ-ZwY&t=3s
@siouxsie @장맥주 와, 저 이 대화도 너무 좋아요! 두 분 모두 타자감을 이렇게까지 신경 쓰신다는 게! 저도 그렇거든요. 근데 아무 데서나 말을 못 해요. 누가 들으면 막 엄청 대단한 글을 쓴다고 생각할 것 같아서요. 근데 제가 핸드폰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타자감이라(유독 버벅거림이 심한 핸드폰 기종도 있었거든요). 최신기기 관심은 전혀 없는데, 이 부분에 대해 꽤 예민해요. 그래서 말씀하신 쿼티는 써보지 않았고, 늘 천지인으로 쓰고 있습니다. 오타감이나 버벅거림이 심할 때는 키보드 어플도 이것저것 깔아보고 비교해가면서 몰입할 때도 있었고, 최근에 핸드폰을 바꿨는데 폴더폰을 살까, 폴더폰을 사면 이게 좀 나아지려나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었습니다. 장작가님 말씀처럼, 저는 접이식 블루투스 키보드를 챙겨 다니면서 핸드폰에 연결해 써본 적도 있었는데, 오히려 더 버벅거리고, 대중교통에서는 쓸 수가 없어 다시 당근에 팔았습니다(흑흑). 태블릿 PC로도 종종 쓰는데, 태블릿 자체로 쓰지 않고, 키보드 형식의 커버를 사용해서 쓰곤 해요(이건 나름 괜찮더라고요). 하지만 탭 자체가 안드로이드다보니 노트북과 달라서, 아무래도 무적의 타자는 노트북이 짱인 것 같습니다(아니 이 표현 너무 촌스러운걸). 근데 지금 쓰고 있는 노트북도 8년째 쓰다 보니 슬슬 수명이 다해가는 느낌이에요. 제 하찮은(?) 재능 중 하나가 오타 찾기인데(정작 제 글에서는 오타를 잘 못 찾는다는 게 함정), 책을 읽을 때도 의도치 않게 오타가 눈에 잘 띄는데, 찾은 내용은 정리해서 출판사에 메일로 꼭 전달해 줘요. 재쇄할 경우 반영되면 더 완성도 높은 책이 될 테니까요. 약간 병적으로 찾아내는 경향이 있어 친구들과의 일상 대화에서도 오타에 꽤 민감한 편인데, 이제는 그나마 누그러진 것 같아요. 그래서 독자 교정도 몇 번 했었답니다. 하지만 그믐에서 오타를 여러 번 냈었기 때문에 면목이 없습니다(연애할 때도 종종 걸림돌이 되고요). 그나저나 타자감(과 오타) 너무 중요합니다! 꺅, 이 대화 가능한 사람들 만났어! 대박!!! (이 표현도 좀)
아니 @연해 님 그렇게 마음 접으셨다고 말씀하시면 지적하며 놀린 저는 뭐가 되나요! (버럭)
저능 괭창아요 @연해 님 사랑해요
저도요. @siouxsie 님:)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ㅋㅋ 이게 또 하나의 밈처럼 재미나게 흘러가네요.
그것은 작가님이 냉혈ㅎㅏㄴ... (아이고 저도 모르게 마음의 소리가 그만)이 아니고, 냉철한 분이셔서 그런 것이지요. 저는 작가님의 그런, 공사 구분이 확실한 면모가 좋답니다! 실컷 쓰고 보니 이게 더 버럭하실 것 같...(쭈굴ㅠㅠ) 노여움을 푸시어요.
버럭!! 갓파스시나 드세요! ㅋㅋㅋㅋㅋ
항상 삼장법사 같은 인자함만 보여 주셔서 책 읽을 때마다 어디서 이런 카리스마가 나오는 걸까 했는데....여기서 시전해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근데 갓덴스시 짝퉁인가요? 헉...찾아보니 체인점 근데 갓파마키가 생각나서 별로 맛없을 거 같아융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갓파 이야기 덕분에 이 방의 글을 읽으면서 피실피실 바람 빠진 풍선마냥 계속 웃고 있어요(아쿠타가와 모임인가, 갓파 모임인가). 카리스마 있게 "드세요!"고 하셨으니(더 정확히는 "OO나 드세요!"ㅋㅋ) 그 말씀 그대로 받아 총총총 다녀와야겠어요. 오 저 갓덴스시 알아요! 종로점에 다녀온 적 있어요. 맛있었습니다. 근데 간판 이름 보고 친구랑 또 장난을 쳤더랬죠. 한 끗 차이로 욕이 될 수ㄷ...(이름 장난 왜 이리 재미난지, 허허)
출처가 불명확한 정보입니다만 갓덴스시가 일본에서 5위, 갓파스시가 4위인 프랜차이즈라고 합니다. 한국에 진출한 시기도 비슷하네요. 갓파마키는 참 맛도 없어 보이는데 건강에도 딱히 안 좋아 뵈는 기묘한 음식이네요. 보고 있으면 식욕이 떨어져서 다이어트가 되는 효과가 좀 있을 거 같습니다.
네, 작가님(꾸벅). 저희 지금 싸우고 있는 거 아니죠? 저 혼나고 있는 거 아니죠? (친하게 지냅시다아ㅠㅠ힝). 저도 이 모임 덕분에라도 다녀와야겠네요. 제 인생 첫 구로 방문입니다:)
ㅋㅋㅋㅋ 갓파스시에서 마주치면 암구호는 "우리가 사라지면" / "암흑이 찾아온다"입니다. ^^
갓파스시 암구호로 "쿠아 쿠아(qua qua)?" / "쿠아 쿠아(qua qua)."는 어떨까요. 그치 그치? 그치 그치. 뭐 이런 내용이겠어요. 하하.
어우 보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걸 어떻게 해요... 도리님께도 버럭!!! ^^
그 역시 나처럼 어둠 속을 걷고 있었다. 다만 그는 어둠이 있는 이상 빛도 있다고 믿었다. 우리의 논리가 다른 건 오로지 이것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그건 적어도 내게 넘을 수 없는 장벽이 틀림없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260,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자살자는 대체로 레니에가 그린 것처럼 무엇 때문에 자살하는지 모를 거야. 그건 우리의 행위만큼이나 복잡한 동기를 내포하고 있어. 하지만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저 막연한 불안이야. 무언가 나의 장래에 대한 그저 막연한 불안 때문이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320,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 마무리 ■■■■ 책의 끝 부분에 실린 <톱니바퀴>와 <어느 바보의 일생>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어 더욱 쓸쓸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쿠타가와를 남겨두고 우리는 다자이 오사무의 세계로 넘어갈 시간입니다. 마치 옛 남자친구를 남겨 두고 새로운 인연을 향해 가는 느낌이 조금 들기도 하네요. 7월 24일인 오늘은 우연찮게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합니다. 아래 다자이 오사무의 모임을 만들어 두었어요. 자연스럽게 아래 공간으로 이사와 주세요. https://www.gmeum.com/meet/1696 새 모임에 글을 쓰시면 바로 합류가 되니 이삿짐 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으실 거에요. 여기 이 곳은 26일(금)에 완전히 닫힙니다. 현재 책 읽고 계신 분들도 26일 전까지 완독 파이팅이에요. 감사합니다!
저는 어제 이 책을 완독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책 표지에 있는 "나약한 마음이 창피해서 우울해져 버렸다"라는 문장이 묘하게 매력있다 생각했는데요. 다 읽고 난 후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이 바로 이 '우울'이었어요. 저는 창피해서 우울했다기보다는 글 자체의 분위기가 저 아래에 있는 것 같았어요. 특히 <톱니바퀴>와 <어느 바보의 일생>을 읽으면서는 그 감정이 더 깊어졌고요. 심지어 <톱니바퀴>를 읽을 때는 으스스한 기분을 떨쳐내기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이런 류? 의 글을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귀신이나 유령이 자꾸 등장하는 오컬트 장르랄까요(겁이 많은 편). 거기다 지금이 또 장마철이고요.(자꾸 등장하는 레인코트). 그래서 영화도 공포 영화류(곡성, 파묘, 검은 사제들 등)는 죄다 피하는 편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영화 『기생충』도 무서웠어요. 줄거리나 함축된 의미를 떠나 그 영화를 보는 내내 느껴지는 음산하고 축 가라앉은 분위기랄까요(음악도 그렇고). 한동안 그 기분을 떨쳐내기 어려워 불을 켜놓고 자거나 악몽에 시달리곤 했었죠. 다시 작품으로 돌아가자면, 두 작품을 읽으면서 자꾸 섬망증이 떠올랐어요. <톱니바퀴>에서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언급되면서 악마에 시달리는 이반을 묘사한 구절을 화자가 운명처럼 만나게 되잖아요. 전반적으로 횡설수설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고요. 그래서 어떠한 스토리 라인을 기대하기보다는, 고통으로 서서히 저물어가는 한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으로 가만히 읽어 내려갔어요. 그 모습이 위태롭다 느껴질 때도 많았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두려움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다가 제가 미쳐버리는 게 아닌가 싶은 두려움. 무서운 장르를 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이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갓파>이야기를 읽을 때만 해도 흥미롭고 통통 튄다고 생각했는데(물론 그 편에서도 정신병원이 등장하긴 했지만요), 그 뒤로 이어지는 몽롱하고 묵직한 이 기분은 어찌 해소해야 할지... 저도 같이 촥 가라앉아있답니다. 이 책을 읽은 시기와 날씨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다들 비 피해 없으신지도 궁금하고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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