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D-29
연애 이야기 듣는 거 저는 나름 재밌는데, 막상 제가 하면 느끼는 바를 거의 전달 못했다는 기분이 자주 들었어요. 그래서 듣는 이는 재미없어 할 수 있겠다 싶었고요. 이게 자신만 알 수 있는 맥락이 분명히 있는데 요걸 전달 못하는 케이스가 많다보니 본래 포텐셜보다 재미가 덜 하다 싶은 경우가 많다고 봐요.
그러네요! 생각해보니 저는 주로 듣는 입장에 있었던터라 그런 느낌을 크게 가져본적이 없었나봐요. 저는 ㅅㅅㅈ님처럼 듣는 사람의 관점이나 입장을 고려해가며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는 막 더 궁금하고, 더 들어보고싶어요. 근데 가끔 혼자 너무 신나서 본인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는 사람을 보면 좀 외면하고싶은 기분이 들긴 합니다. ㅎㅎ
<게사와 모리토> 이렇게나 적나라한 속마음이라니.. 충격과 동시에 취향저격 당해버렸... 원래 있던 설화의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검색해봐도 나오는게 딱히 없더라구요; '청춘' 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확인해봤어요. ->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 '짝사랑'은 청춘과 부합하는것 같은데, '불륜'은 청춘이랑은 거리가 멀게 느껴졌거든요. 모리토와 게사가 20대라면 청춘의 이야기이긴 한거겠죠?.. 그리고 또 어떤 점들이 청춘이라는 단어와 연관되는건지 둘의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보고 있어요.
저만 이 단편에 저격 당한 줄 알았는데... 저도 토끼풀b님처럼, '불륜'이야기가 청춘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요. 굳이 이해해보려고 노력한 바, 청춘은 파랗고, 돋아나며, 피어나는, 생생한, 눈이 부신 그런 시기이잖아요. 사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어린 아이처럼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보기를 원하기도 하고, 청춘 때처럼 뜨겁기를 원하기도 하죠. 아마 모리토와 게사는 청춘 때의 시기를 그리워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리토는 게사의 청춘 시절을, 게사는 자신의 청춘 시절을. 문득, 아쿠타가와가 자신의 청춘을 어떻게 말하는지, 그의 에세이를 찾아 읽고 싶어졌어요. (덕분입니다.) 어느 바보의 일생과 달콤한 '그믐'이에요. 제목부터 좋아요.
내로님의 글을 읽다보니 '청춘' 이라는 단어가 왠지 아련하고 슬퍼지는 느낌이네요. <게사와 모리토>는 자꾸만 다시 읽어보게 되요. 저는 이런 글이 좋더라구요. 저도 이번 소설을 계기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을 더 찾아서 읽어볼것 같아요. 말씀해주신 두권의 에세이 메모해뒀어요! 감사해요 :D
모리토는 게사의 청춘 시절을, 게사는 자신의 청춘 시절을 그리워했을지 모른다는 말씀을 읽고 생각이 또 깊어졌어요. '나의 과거를 그리워하는 남자와 나의 과거를 그리워하는 남자를 그리워하는 나' 이 또한 짝사랑의 감정이 아닐까 싶어 알쏭달쏭합니다.
짝사랑은 보통 이뤄지지 않는 법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청춘'이란 단어를 생각하다가...얼마 전에 받은 건강검진에 '염증수치가 높음'이 나와...내 청춘은 염증으로 바뀌었나 하고...우울해져 버렸습니다. ㅎㅎ
청춘을 품은 수지님의 염증을 떠올리며 빵 터져버린 제 가벼운 웃음이 창피해서 우울해져 버렸습니다.. (저도 잘 따라하쥬? ㅎ.ㅎ)
청춘이라는 책 제목은 출판사에서 두 작가의 단편을 묶어 책을 내며 임으로 붙인 제목이지 않을까 싶어요. 두 작가가 청춘의 시절에 쓴 글들이기도 하고요. 청춘까지만 살다 간 두 작가의 죽음을 알고 난 후 저는 왠지 슬픔을 장착하고 글을 읽게 되네요.
아아.. 말씀을 듣고보니 이 책의 모든 작품은 전부 청춘의 산물이나 다름없네요.(;ㅅ;) 저도 두 작가의 생애가 짧았다는걸 알면서도 아직은 작품을 읽을땐 그 점을 자꾸 잊게되는것 같아요;
'와타루를 죽이자.' 내가 그 여자의 귀에 입을 대고 이렇게 속삭였을 때를 떠올리면, 스스로도 제정신이었는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속삭였다. 속삭이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지만 그럼에도 속삭였다. 어째서 그토록 속삭이고 싶었는지,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나 굳이 따지자면, 나는 그 여자를 경멸하면 경멸할수록, 미워하면 미워할수록, 더욱더 그 여자를 어떻게든 능욕하고 싶은 욕구가 강렬해졌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29, <게사와 모리토> 中,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게사와 모리토>. 잘 읽었지만 마음이 많이 불편하네요 ㅜㅜㅜ. 저는 여성 능욕, 경멸 이런 단어로 올라오는 인터넷 성 범죄 도촬 등등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둘의 독백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리저리 꼬여있는 마음인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지금의 저로선 긍정하기 어렵네요. 모리토는 와타루가 아닌 게사를 죽이고, 게사도 모리토가 자신을 미워했으며 죽이려 올 것임을 아는 게 속상했어요.
이 작품에서 유난히 경명, 모멸에서 쓰는 蔑멸이란 단어가 수십번 나오는데 마음 속에 저런 단어를 담고 사는 건 정말 슬픈 일이에요
추가로 제가 최근에 이영지님 스몰걸 노래에 빠져서 영지님 발자취를 찾아보고 있는데요. 영지님이 남기신 글에 '뭔가를 너무 깊이 싫어하다보면 싫어하는건지 사랑하는건지 구별이 잘 안 됨'이 있었어요. 인상적이라서 메모해뒀는데 <게사와 모리토>가 이 말의 소설 버전 같네요.
<게사와 모리토>를 처음 읽었을 땐 외국어 읽는 듯 글자는 읽히지만 무슨 뜻인 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요. 다른 분들 댓글 보고 다시 한번 읽어보니 전보다는 조금 더 둘의 감정이 보이는 듯해요. '서로 사랑하는데, 그 관계가 외도여서 혐오감을 느끼고 결국에는 혐오를 느끼게 만든 상대방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까지 가는 건가..?' 까지는 왔어요. 바람 피면 자신이 쓰레기 같이 느껴지다가 종국에는 상대방까지 그렇게 느껴질 때가 있나? 싶네요. 현실에서 바람 펴본 경험이 있으면 다르게 읽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다른 분들은 겪지 않은 감정이 묘사될 때 이걸 어떻게 잘 상상하며 읽는 지 궁금해요.
아직 책을 받지 못했는데, 빨리 읽고 싶네요!
저는 어제 책을 받았습니다. 책 표지도 디자인도 깔끔하고 예뻤어요. 근데 이 책과 관련해서 신기한 연결고리가 하나 있었는데요. 제가 어제 서울국제도서전에 갔다가 구일도시 문학자판기에서 뽑은 책 문장이 놀랍게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귤'이라는 작품에 수록된 문장이었답니다. 혼자 엄청 신기해하면서 이 모임에 대한 애정이 더 생겼다는 tmi도 남겨봅니다. 올려주신 일정도 부지런히 따라가겠습니다:)
전 주말에 받았는데 오늘 아침에 겨우 열어 봤네요. 스케줄 따라 잘 가볼게요^^
오늘은 '짝사랑'만 읽었는데, 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었을 때 같은 쓸쓸함이 느껴졌어요. 잡히지 않는 허망함에 대해 얘기하다 그대로 꺼져 버리는...... 아쿠다가와 님 단편 잘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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