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D-29
저는 서울시청에서 봤어요. 촬영 협조 구하려고 감독과 배우들이 서울시에 찾아왔었거든요. 첨 선하고 분위기 있게 생기셨더라고요. ^^
저도 딱 그런 인상 받았었는데~
착하고 그윽한 표정 열심히 지으면 그런 분위기로 늙을 수 있을까 궁금해요. 양조위 배우님도 아주 젊었을 때는 그 분위기가 아니던데요.
저번에 누가 올리셨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녹정기 사진에서 저도 그런 느낌 받았어요. 이 꾸러기는 누구인가 ㅎㅎ 나이 들면서 눈이 깊어지는.... 뭐 작가님은 (내면은 모르겠지만^^;) 착한외면은 이미 갖추고 계신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 진짜 꾸러기 같은 얼굴이셨죠. 제 외면은 선량하기 그지 없습니다. 눈이 쳐져서... 시골믹스견상. 내면은... 후후후...
모두 사라져 버렸어요. 사라져서 덧없어졌죠. 어차피 모든 게 그렇지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짝사랑> p. 20,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나는 알 수 없다.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아니, 그럴 리 없다. 나는 그 여자를 경멸한다. 두려워한다. 미워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전히,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그 여자를 사랑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게사와 모리토> P.32,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아니, 남편은 생각하지 말자, 남편은 나를 사랑한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랑을 어찌할 힘이 없다. 옛날부터 나는 단 한 남자밖에 사랑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한 남자가 오늘 밤 나를 죽이러 온다. 이 등잔불조차 그런 나에게는 분에 넘치게 화려하다. 게다가 정인에게 한없이 시달려 온 나에게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게사와 모리토> P.38,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 2. 귤, 늪지 ■■■■ 아무도 완독을 못해 완독자 없는 완독 파티가 되면 어떻게 하지 걱정이 되어 제가 단편집을 조금씩 미리 읽고 있는데요. 다행스럽게 책이 참 재미있네요. 완독파티 참가율에 대한 걱정은 한시름 놓았습니다. <귤>의 한 문장은 벌써 연해님이 이미지로 담아주셨습니다. 보여주신 문구만으로는 알쏭달쏭하네요.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7월 7일 일요일에는 <늪지>까지 읽어주세요. <귤>, <늪지> 두 작품 어떻게 읽으셨나요?
머릿기름도 바르지 않은 머리카락을 은행잎 모양으로 틀어 올리고, 가로로 상처가 난 데다 추위에 살갗이 잔뜩 부르튼 볼이 꺼림칙할 정도로 빨갛게 달아오른, 한눈에도 촌에서 온 소녀였다. 게다가 꼬질꼬질한 연두색 털목도리가 흘러내린 무릎 위에는 큼지막한 보따리를 올려놓았다. 보따리를 안고 있는 부르튼 손으로는 빨간 색 삼등석 표를 소중히 꼭 쥐고 있었다. 나는 이 소녀의 비루한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의 차림새가 남루한 것 또한 불쾌했다. 마지막으로 이등석과 삼등석조차 구분 못하는 우둔한 머리에 부아가 치밀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43, <귤> 中,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꼼꼼히 톺아보며 미워하는 모습이 재밌었습니다.
<귤>과 <늪지> 잘 읽었습니다. 두 단편은 별다른 감흥이 없었어요. 처음 어떤 생각이 들고 그 생각이 반전되거나 아니면 그대로 강화되거나 하는 일을 이야기 형태로 만들어서 상상하곤 하는데요. 그걸 활자로 읽는 듯했어요. 약간 심심하다? 그랬습니다.
「늪지」는 조금 억지스러웠지만 「귤」은 참 좋았어요.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 편 다 별 사건은 없고, 솔직히 ‘청춘’과도 큰 상관은 없는 얘기였습니다. 내용은 딱 인터넷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서 몇 줄로 봤을 법한 이야기인데 문장력이 받쳐주니 읽을 만해지네요.
<귤> 읽는 내내 이 사람은 뭐가 그렇게 불만스럽고 화가 나는걸까,, 참 못된 사람이네-_-) 하다가 마지막엔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너무 오래 잊고 산, 일상에서 그런 따뜻함을 경험하지 못하고 사는 외로운 사람이었구나.. 했습니다. <늪지> 작가가 실제로 겪은 어떤 재수없는 기자(또는 평론가?)를 떠올리며 쓴 글인가봐~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요,, 여기 다른 분들의 감상을 읽고나선 저의 너무나 1차원적인 감상에 대한 약간의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는걸 고백합니다.
토끼풀b 님이 1차원이면 전 0.5차원 정도 되는 거 같아요~ 근데 개인적 질문인데 어딘가에 토끼풀a님도 계신가요?
ㅋㅎㅎ 저 가입할때 그믐에 '토끼풀' 닉네임 사용하시는 분이 이미 계시더라구요? 저는 그분이 a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분도 그렇게 생각하실런지 그건 모르겟숴염-ㅅ-)...
저는 이번 작품들은 둘 다 길이가 짧아서, 몰입이 되려다가 툭하고 끝나버린 느낌이라 살짝 아쉬웠습니다. 우선 <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이유 없이 매사에 짜증이 가득한 사람을 보는 것 같았어요. 인생의 허무주의랄까요.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 이분 어디 가시는 길일까요? 출근길이면 (쿨하게) 인정. 이등석과 삼등석을 구분하지 못하는 소녀의 모습을 보면서는 뜬금없는 기억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20살 때였나? 명동에 갔다가 롯데백화점 앞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던 적이 있는데요. 아무리 기다려도 친구가 오지 않길래, 평소 잘 가지도 않던 백화점 구경이나 할까? 했던 게 화근이었죠. 들어갔던 곳이 하필 명품관이었거든요(저는 그런 개념도 없었고요). 매장과 매장 사이 간격이 너무 넓어서 '내가 알던 백화점이랑 좀 다른데?'라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잘 모르면 용감해지니까 별생각 없이 무작정 휘적휘적 걸어 다녔죠. 그때가 여름이었고, 제 차림새는 대체로 헐렁한 편이라 매장 직원분들의 시선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아요. 굉장히 낯설고 따가웠거든요. 왜 나를 저렇게들 쳐다볼까 싶어 갸우뚱하면서 눈치 없이 돌아다녔는데, 나중에서야 그곳(?)의 정체를 알았답니다. 요즘도 명품관은 그러나요? 꽤나 생경한 경험이라 지금도 가끔 우스갯소리로 얘기합니다. '저도 안 살 거거든요, 흥' 다시 소설로 돌아가서 작품 속 소녀의 모습이 안쓰러웠어요. 동생들에게 귤을 던지는(?) 모습이 특히요. 일을 하러 가면서조차 동생들의 먹거리를 더 걱정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이 아이도 어린데 말이죠). 그리고 갑작스러운 소녀의 행동 덕분에 조금이나마 온기가 젖어든 주인공의 모습에 살짝 안도하기도 했습니다. 비뚤어진 시선을 잠시나마 거둬들이는 느낌이었어요.
저도 친구랑 명동 롯데 갔는데 친구가 팝업스토어 처럼 가판대에 차린 FENDI에서 이것저것 물어 보길래, 뭐 물어 봤어? 했더니 "점퍼 가격 물어봤는데 2800만원이래" 그래서 명품은 가판대 같은 데서 팔아도 비싸구면~하면서 왔네요...생각해 보니 자동차도 살 수 있겠네요;;;;
헉... 그게 그렇게 비싼 브랜드였나요? 저는 그냥 뭐 롱샴 비스무리한 준명품인 줄 알았는데... (패알못)
2800만원이어도 280만원이어도 못 사서요. ㅎㅎㅠ잘 모르겠어요 그 세계는~ 집값도 15억짜리가 10억이 됐네 해도 아무 느낌 없는 거랑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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