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D-29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번 단편들은 한 번 밖에 읽지 못했습니다. 보통 곱씹어서 읽는 편이인데, 정신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로 억지로 읽어나가는 것이 무용하다고 판단했어요. 완독이 목표인 클럽이라, 소감이든 감상이든 비평이든 하소연이든 뭐라도 남겨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이 제 안에 벌써 꽈리를 틀어버린 것 같아요. 이 정도로 저의 흔적은 마무리하겠습니다. (보속의 의미로) 여러분들의 댓글을 다 읽으려고요… 읽는 것 자체로 미소가 피어납니다.
전 당연히 란 번씩만 읽었는데요!!! 게다가 전 감상뿐만 아니라 글쓰는 데 재주가 없어 여러분의 훌륭한 감상 읽고 감탄하고 한 줄만 남겨요 호호호
란 번 ㅜ.ㅜ 한 번입니다...(눈이 침침)
ㅋㅋㅋ @siouxsie 님 자진고백 왜 이렇게 귀엽죠. 저도 가끔 제가 쓴 글 다시 읽다가 맞춤법 틀린 것 보고 호들갑스럽게 놀랄 때가 있지만(전에 장작가님이 짚어주신 적도 있으시고요), 그믐만의 매력이라고, 다들 이제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고... 아, 아마도?
어젯밤에 썼을 땐 분명 한으로 보였는데, 아침에 컴터로 보고 혼자 놀랐어요...블루베리 더 많이 챙겨 먹어야겠어요~ 지울 수 없는 그믐만의 매력~
@siouxsie 님의 고백에 빵 터지구,, @연해 님의 장구얘기에 또 빵... (이 방에서 너무 여러번 터지고있는;..ㅋㅋㅋ 장작가님 말년병장이 시작이었어요...ㅋ) 두분 다 귀여우시고 재밌고 러블리하십니다요!ㅎ.ㅎ)/
아 저는 이런 마음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잘 하고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요. 물론 책임감이 과해져 의무감이 되어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건 또 다른 얘기겠지만요. @내로 님의 정성스러운 모습에 잔잔히 웃음이 나네요(비평까지 끄덕끄덕하다가 하소연에서 빵 터지기도 했고요). 저도 일본 문학은 익숙지 않아 여러 번 곱씹어 읽고 있어요. 다른 분들이 남겨주시는 감상을 찬찬히 읽으면서 다시금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기도 하고요. 역시 독서인들의 삶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그믐입니다:)
당연히 한 번씩만 읽는 거 아닌가요!!! (읽은 거 까먹어서 다시 읽은 단편이 있기는 합니다. ^^;;;)
짧은데, 어렵네요. <신들의 미소>는.. 저도 일본인의 자부심을 느꼈어요. 너희들이 아무리 대단한걸 가지고 와도 우리는 우리식으로 재 탄생시킨다. 뭐 그런...그리고 그보다 인상적인건 그 신부의 불안한 심리상태의 표현인듯 싶어요. 그 불안함이 고스라니 느껴지는것 같더라구요. <피아노> 는.... 사실..읽다가 뚝 끊긴 느낌이라..이게 끝이야?? 싶었어요. 뭐지?? 다시 읽어봐도..음.... 폐허속에서도 다시 움트는 뭔가가 있다는건가? 혼자 해석도 해보고... 그믐에 댓글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달려왔습니다.
<신들의 미소>, <피아노> 둘 다 재밌게 잘 읽었어요. 읽어 놓고 보면 진짜 별 내용이 없는데 환상적이고 신기하더라고요. 제가 두 단편을 자기 전에 누워서 읽어서 읽다가 졸다 했는데요. 그러느라 이 소설 내용이 이런 건지 내가 꿈에서 소설을 읽은 건지 헷갈려서 그 전 문단으로 다시 왔다 갔다 했답니다;;
그리고 그 틈새로 형언할 수 없는 붉은 노을빛이 홍수처럼 사방에서 넘쳐흘렀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67, <신들의 미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복숭아빛, 물빛, 연노랑 빛의 악보들이 흩어져 있는 모양새도 여전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85, <피아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신들의 미소> 일본은 신이 몇백만개나 되는 신의 나라이고(온갖 사물 하나하나에도 신이 있다더라구요), 일본인들은 서로 다른 종교끼리도 종교적 행위나 의식에 대한 경계가 엄격하지 않고, 일본인들 위주로 그들이 편한대로 다 흡수하는 편이라는 얘길 들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런 고유의 민족성을 타국의 오리지널(?) 종교인이 온몸으로 부딪혔을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느껴지는 작품이었어요. <피아노> '1920년대 일본 지진'을 검색하니 1923년 관동대지진이 나오던데, 그 일을 겪은 후로 쓴 글일까요..? 작품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때 일본이 겪은건 재난이었고 우리나라가 겪은건 학살이었다는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도 알았을까(몰랐겠지?;)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어요.
<신들의 미소>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사일런스>가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천주교 박해는 있었지만 일본에서는 그 방식이 엽기적일 정도로 잔인했나봐요. 물론 몇몇 영화나 소설에서 접했을 뿐이지만 고문과 처형장면을 보고 정신이 아득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류노스케의 <신들의 미소>는 친절하게 여겨졌어요. 오르간티노 신부의 갈등이 참 인간적이었고 노인의 설명도 납득이 되더라구요. ‘파괴하는 힘이 아니라 다시 만드는 힘’으로, 원래의 모습이 상대에 따라 변하지 않으면 합쳐질 수 없는 거겠죠. 종교가 아니라 정치, 문화, 인간관계에서도, 정복이 목적이 아니라면 말이죠. 시점을 달리한 에필로그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피아노> 엽편소설로 보기에도 너무나 짧은, 한 조각의 단상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ㅎㅎ 문체도 역시 좋았구요. 우울하거나 황폐하거나 어떤 상황에서도 작은 희망을 잊지않는 걸 보면서 류노스케는 따뜻한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힘은 파괴하는 힘이 아닙니다. 다시 만드는 힘이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 76,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신들의 미소> "밖에서 어떤 게 들어오든 결국 일본스러워 질 것이다. 아니, 그렇게 하겠다."라는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어요. 그거 아세요? 일본은 물리학 용어를 자기네 말로 다 바꿔서 만들고 그걸 되게 많이 써요. 저희 역시 우리말로 된 물리학 용어가 있지만 거의 안 써먹거든요. 그냥 영어 그대로 쓰지.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땐 신선했어요. 이런 자부심이 지나쳐서 갈라파고스화까지 가는 거 아니면 괜찮지 않나 싶어요.
<신들의 미소> 이번 단편은 신들의 미소라는 제목이 약간 비웃음처럼 보였는데, 민족적 자부심이라고 해야할까요. 어느 누가 와도 다 '일본화'시켜버릴 수 있다는 단단함이 느껴졌습니다. 전편에 비해 분량은 꽤 길었는데, 내용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작품을 읽다가 뜬금없지만 오래전에 봤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떠올랐어요. 일본의 온갖 정령들이 모여드는 온천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거든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평범한 열 살 짜리 소녀 치히로 식구는 이사 가던 중 길을 잘못 들어 낡은 터널을 지나가게 된다. 터널 저편엔 폐허가 된 놀이공원이 있었고 그곳엔 이상한 기운이 흘렀다. 인기척 하나 없는 이 마을의 낯선 분위기에 불길한 기운을 느낀 치히로는 부모님에게 돌아가자고 조르지만 부모님은 호기심에 들떠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어느 음식점에 도착한 치히로의 부모님은 그 곳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즐거워하며 허겁지겁 먹어대다가 돼지로 변해버린다. 겁에 질려 당황하는 치히로에게 낯선 소년 하쿠가 나타나 빨리 이곳을 나가라고 소리치는데...
그러나 우리가 승리를 거둔 건 글씨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숨결은 바닷바람처럼 노유의 도조차 누그러뜨렸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신들의 미소> p. 74,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그에 비해 <피아노>는 너무 짧다고 느껴졌어요. 읽으면서 살짝 으스스한 기분도 들었는데, <신들의 미소>처럼 이번에도 영화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스토리보다는 포스터가 떠올랐는데요. 『피아노의 숲』이라는 영화입니다(보지는 않았고, 포스터만 알고 있어요). 지진으로 폐허가 되었지만, 묵묵히 자신의 소리를 다듬는 피아노의 모습이 애틋하게 여겨지기도 했는데, @토끼풀b 님의 글을 읽고 생각이 달라졌어요. 여기서 묘사하는 지진이 관동대지진이라면,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 소설을 마냥 아름답다고 포장할 수 있을까 싶어 조금 서글퍼졌습니다.
피아노의 숲천방지축에 겁도 없이 덩치 큰 친구들에게 덤비곤 하는 이치노세 카이. 그는 숲 속에 버려진 피아노가 유일한 친구이다. 자기 방식대로 연주하며 어느새 천재적인 재능을 소유하게 된 카이. 어느 날 동경에서 전학 온 아마미야 슈헤이를 만나게 되고 그가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카이는 그를 ‘피아노의 숲’으로 데리고 간다. 슈헤이가 연주하면 소리가 나지 않던 피아노는 카이가 연주하자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게 되고 슈헤이는 그 사실에 격한 심리적인 동요를 느낀다. 우연히 카이의 피아노 연주를 듣게 된 음악 선생 아지노는 카이의 연주 속에 예전 자신의 음색이 깃들어 있음을 느끼고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워 콩쿨에 나갈 것을 권유한다. 공부하듯이 피아노를 배우는 것이 싫었던 카이였지만 슈헤이와 아지노 선생의 도움으로 슈헤이와 함께 콩쿨에 나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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