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D-29
나는 도전적으로 말을 걸었다(용기도 없는 주제에 갑자기 도전적인 태도를 취하는 건 나의 나쁜 버릇 중 하나였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2488, <톱니바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나는 그가 미워서라기보다는 나 자신의 나약한 마음이 창피해서 우울해져 버렸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249, <톱니바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책 표지에 있던 문장. 무척 인상적이고 와닿아서 이 문구를 알게 된 후 종종 떠올렸다. 어제도 그랬고 사실 지금도 그렇다. 이 문장을 책 속에서 만나기를 계속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이 문장의 임팩트가 적어서 아쉬웠다. 책 편집자는 어떻게 요 문장을 찾아냈을까. 역시 대단하다.
그런 아포리즘은 내 기분을 어느샌가 쇠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이렇게 영향을 잘 받는 것도 내 약점 중 하나였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253, <톱니바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부디 이 원고 속 나의 어리석음을 비웃어 주기를 바라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282, <어느 바보의 일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그는 뭔가 새끼 쥐와 비슷한 갓난아이의 내음을 맡으면서, 절절하게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녀석 무엇을 위해 태어난 걸까? 이 괴로움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 무엇을 위해 이 녀석도 나 같은 것을 아버지로 두는 운명을 짊어지게 된 것일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297, <어느 바보의 일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그건 어딘지 모르게 잘 익은 살구 냄새와 비슷했다. 그는 불탄 자리를 걸으며 희미하게 이 냄새를 느꼈고, 폭염에 썩은 시체 냄새도 의외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300, <어느 바보의 일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그는 이 시체를 바라보며 무언가 부러움 비슷한 걸 느꼈다. '신들에게 사랑받는 자는 요절한다.'라는 말도 떠올랐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301, <어느 바보의 일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모두 죽어 버렸으면." 그는 불탄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절실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301,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하지만 그는 자신의 병의 근원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마음과 그들을 두려워하는 마음이었다. 그들을-그가 경멸하는 사회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307, <어느 바보의 일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신들은 불행히도 우리처럼 자살할 수 없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308, <어느 바보의 일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죽고 싶어 하시는군요." "네. 아니요, 죽고 싶다기보다는 삶에 지쳤어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311, <어느 바보의 일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그러나 신을 믿는 것은-신의 사랑을 믿는 일은 그에게 도저히 불가능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314, <어느 바보의 일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그는 그저 어스름 속에서 그날그날을 살아내고 있었다. 이를테면 날이 나간 얇은 칼을 지팡이 삼아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p.315, <어느 바보의 일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어느 바보의 일생> 읽었습니다. 소설 쓸 소재를 모아둔 느낌도 났고요. 벼락치기 중이라 다른 분들의 감상을 대충 훑어보고 읽게 됐는데, 의외로 전 잘 읽었습니다. 제가 지금 PMS 증상이 세게 밀려왔는데 회사에 있으려니 우울과 분노, 불온한 충동들이 뒤섞여 화자가 납득이 되더라고요. 크윽.. 예민하고 불안에 떨던 어떤 친구도 생각났고요. 일단 완독 성공한 게 뿌듯하고 그렇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먹어라, 교미하라, 왕성하게 살아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186p <갓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누구 내가 잠든 사이에 가만히 목을 졸라 죽여 줄 사람 없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277p <톱니바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저도 이 문장 인덱스 붙여놨어요! 흐흐.
<톱니바퀴> 톱니바퀴 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에 흐르는 느낌은 이 작가가 정말 정신적 문제에 평생을 괴롭게 살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작년에 본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더 파더'라는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치매 걸린 노인의 정신 상태의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인데, 아....저런식으로 일상이 진행되면 폭력적이거나 무력해질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톱니바퀴가 보인다면...게다가 잠깐 들었던 중절모 쓴 유령 얘기에 아닌 척 하지만, 화자는 분명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저 또한 동생과 대학 때부터 한방을 쓰기 전까지 각방을 쓸 때 무서워서 불을 켜고 잤었거든요. 지금도 자다 깨서 어떤 형체에 공포를 자주 느끼고, 불 꺼진 방에 문이 열려 있으면 소름이 끼쳐 잠이 확 달아납니다. 수건이나 옷이 걸려 있는 것에 대한 공포는 그것이 분명 귀신이 아닌 것을 아는데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예 마루로 나가 불을 환하게 켜 놓고 자다가 새벽녘이 되면 다시 방에 들어가 자고요. 거울을 보지 않으려는 행동도 너무 이해가 갔습니다. all right....전혀 괜찮지 않은데 말이죠. 244p 나는 갑자기 모든 게 나에게 적의를 갖고 있음을 느끼고 전차 선로 맞은편에 있는 어떤 카페로 피난하기로 했다. 이 부분이 정말 슬펐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더 파더나는 런던에서 평화롭게 삶을 보내고 있었다. 무료한 일상 속 나를 찾아오는 건 딸 앤뿐이다. 그런데 앤이 갑작스럽게 런던을 떠난다고 말한다. 그 순간부터 앤이 내 딸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잠깐, 앤이 내 딸이 맞기는 한 걸까?
<톱니바퀴> 처음에는 ‘뭐지? 또 유령인가?’했다가 ‘이 사람 모더니스트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떠올랐습니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도 모더니즘 문학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구요. 그래서 내용보다는 형식에 집중하면서 읽었습니다.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선 소설가 ‘나’는 ‘레인코트를 입은 사내’의 환영을 봅니다. 그리고 머잖아 그는 화재를 내고 열차사고로 자살한 매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호텔에 머물며 ‘반투명색 톱니바퀴’에 시야가 가려지고 두통을 앓는 등 여러가지 신경증을 앓습니다. ‘나’가 읽는 책이나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연결고리없으며 의식의 흐름과 기억 또한 파편적입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이 어우러져 불안과 공포,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죽음의 정서를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연이나 경험이 더해졌을 테지만 저는 이것을 사소설로 읽진 않았어요. 오히려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방하여 형식적 실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소설을 읽으면 제 의식의 흐름도 제멋대로 흐르게 되는 건 어쩔 도리가 없네요. 이상, 내멋대로 읽기 였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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