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

D-29
실내용 가운 차림으로 사색에 빠져 있는 창백하고 삐적 마른 이, ... 날빛이 환한 시간에도 어두컴컴한 자기 골방에 틀어박혀 지내는 이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2,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저는 이 부분이, 요즘 우리가 '오타쿠'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과 참으로 비슷해서 재밌더라구요.
우리는 동시대인들의 작품을 판단하기 위해 고전 읽기로부터 배운 모든 것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그것들에 생명이 있는 한, 그것들은 어떤 알 수 없는 심연에 그물을 던져 새로운 형태를 낚아챌 터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낯선 선물들을 이해심 있게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것들을 따라 상상력을 투척해야만 한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2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고전과 동시대의 작품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고 연속성으로 파악하며 양쪽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버지니아 울프의 사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야로슬라프 펠리칸의 <전통을 옹호하다>에서 제시된 '살아있는 전통' 개념과도 맥이 닿아있어서 펠리칸의 논지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통을 옹호하다》는 모르는 책인데, 책소개라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앗. 성윤씨가 번역한 책이었군요. 괜히 미안해지네요...
세월 그 자체에는 나름대로의 연금술이 있는지도 모른다. 하여간 이것만은 사실이다. 고전들은 아무리 자주 읽어도 그 장점이 전혀 줄어들지 않으며 무의미한 말잔치가 되지도 않는다. 그것들은 완벽하게 완성되어 있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서재에서 보낸 시간,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인생은 짧으니 자신은 '시간의 세례'를 받은 작품들을 읽겠다던 <노르웨이의 숲>의 나가사와 선배가 생각나네요. 어렸을 때 '시간의 세례'가 참 멋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세월의 연금술' 이란 표현도 참 와닿습니다.
하루키 소설 중 제대로 읽은 것은 《노르웨이의 숲》밖에 없네요. 요즘 쇼펜하우어의 책이 계속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던데, 그건 뭐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의 OOO' → OOO에 들어갈 말을 찾으세요.
저도 이 문장 읽을 때 노르웨이의 숲이 생각났었는데 반가워요. 저는 오히려 어릴 때 고전을 읽지 않았어서, 노르웨이의 숲을 읽을 때도 왜 고전을 탐닉한다고 하는지 그 마음을 이해 못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새로운 작가들이 시도하는 바를 이해하기 위해 옛 작가들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것 못지않게, 새로운 책들을 탐사함으로써 더욱 날카로워진 눈으로 옛 작가들을 대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자기 자신을 포함해 어떤 대상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선, 멀리 보기와 가까이 보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보기 등이 모두 필요함을 생각하게 합니다. 울프의 말처럼, 위대한 작가도 당대엔 탁월했을지언정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훌륭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현대 한국 작가들의 작품 중에는 어떤 것들이 1, 2 백년 후에도 고전으로 남을지 궁금해집니다.
[둘째 날] 〈책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1932) 각주에 나와있듯이 이 글은 울프가 1926년(44세)에 헤이스코트 여학교에서 강연한 내용을, 6년 후 대폭 수정하여 《보통 독자》 제2권(1932, 50세)에 실은 글입니다. 글 앞부분에서는 독서 일반에 관해 얘기하다가 뒷부분으로 가서는 "독서란 실로 복잡하다"며 속마음을 털어놓듯이 얘기합니다. 그리고 독서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나눠 설명하는데, 울프가 책 읽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책 읽기의 자유와 독립성에 대해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취향"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묘사한 것도 흥미롭네요.
독서에 관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 아무 조언도 따르지 말고 자신의 본능에 따라,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여, 자신의 결론에 이르라는 것뿐이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책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그래서 책 선물을 받아도 그저 그렇고 책을 선물하는 일은 특히 삼가는 편입니다만, 책에 달린 주석과 각주들이 가리키는 책들을 선택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책이 책을 불러서 선택할 땐 대체로 흡족한 적이 꽤 있었어요.
〈저들에게는 상이 필요 없어. 여기서 그들에게 더 줄 게 없어. 저들은 책 읽기를 사랑해 왔으니 말이야.〉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46,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젊음이 지나간다는 징후 중 하나는 우리가 다른 인간 존재들 사이에 자리 잡으면서 그들과의 동지애가 싹트기 시작한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서울외계인 님 덕분에 여러번의 시도 끝에 다시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읽게 되네요. ㅎㅎ 많이 부족한탓에 여전히 어려운 글이지만 첫 글부터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계속 읽어보겠습니다~
저도 @디노 님 덕분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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