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

D-29
[다섯째 날] 〈시, 소설, 그리고 미래〉 (1927) 울프는 이번 글에서 미래의 문학에 대해 예측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것은 "삶에 대한 태도"(p.104)라는 키워드입니다. "삶에 대한 태도"에 따라 각 시대 작가들의 작품은 고유한 특질을 가졌다고 분석합니다. 이제 시보다 산문이 "현대 정신의 특성으로 간략히 묘사하는 감정들"에 적합합니다. 앞으로 나타날 문학은 "시적인 특징들을 많이 지닌 산문이 될 것"이고, "그것은 시처럼 고양된 무엇을 지니되 산문의 평범함도 많이 지닐 것"이며, "극적이되 희곡은 아닐 터이니, 상연되는 대신 읽힐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우리는 생각과 꿈과 상상과 시를 원한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시, 소설, 그리고 미래,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문학에서 향유하고 싶은 것들이 나열되어 있는 문장입니다:)
모든 도구를 손에 든 채 예술이라는 좁다란 다리를 건널 수는 없다. 어떤 것은 뒤에 두고 오거나 아니면 중간에 물속으로 던져 버려야 한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19,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모든 순간이 중심이며, 지금껏 표현되지 않은 막대한 지각들이 마주치는 장소이다. 삶은 항상, 그리고 불가피하게,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보다 더 풍부하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2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저녁 늦게 돌아오는 일정이라 오늘도 밀리로...) <<에세이즘>>을 사서 좀 읽다가 말았더랬는데 오늘치 글을 다시 꼼꼼히 읽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는 그들에게 너그럽게 해주던 서비스를 우리에게는 베풀지 않는다"에서의 "서비스"처럼 번역되지 않은(?) 단어들이 나올 때마다 거슬려요;
“…Many reasons might be given, but here let us select only one, and that is the failure of poetry to serve us as it has served so many generations of our fathers. Poetry is not lending her services to us nearly as freely as she did to them. The great channel of expression which has carried away so much energy, so much genius, seems to have narrowed itself or to have turned aside.” (“Selected Essays”, p.74) 앞뒤 맥락을 덧붙여 말씀하신 내용의 원문을 첨부해 봅니다. 시와 문학을 논의하는 흐름에서 한글로 ‘서비스’라니 그야말로 거슬리는 표현이네요.ㅠ 앞 문장의 동사 serve에 이어 나오는 말이기도 하고, ‘도움’ ‘역할’ ‘활약’?... 같은 번역어들을 활용할 수도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세상에, 저도 저 표현이 거슬려서 잠깐 눈쌀을 찌푸렸어요.
고심한 것 같은 번역어가 많이 보였는데, 이 '서비스'는 왜 그랬을까 싶네요. 예전에는 '봉사'라고 많이 번역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대체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해 주는 것, 아니 짐작이라도 해보는 것이 비평가의 의무가 아닐까?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마음으로 무릎을 탁 친 부분. 정말로요, 어떤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든 싫어서든 그 책에 관해서 수다를 떨고 싶은데, 아무리 검색해도 비평 한 줄 나오지 않을 때의 답답함이란...
인터넷서점의 '20자평' 같은 리뷰(?)밖에 의지할 게 없을 때 참 답답하죠. 별점조차 없을 때는 참...
우리 모두 삶과 썩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을 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좀처럼 얻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들, 불편한 각도에 서서 모든 것을 다소 삐딱하게 바라보며 좌절하고 불평하는 이들 말이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갑자기 왜 때리시는...
@소금 님도 맞으셨나요? 저는 그냥 안 맞았는데 아픈 거라고 생각하려구요.
엘리자베스 시대 극작가들이 배경을 외국 어딘가로 설정하고 남녀 주인공들을 왕자와 왕녀로 만든 것은 극히 얇은 베일을 사이에 두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간 데 불과하다. 그것은 인물들에 깊이와 거리를 부여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장치였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요즘 범람하는 웹소설, 특히 로판이나 회귀물, 빙의물같은 장르가 떠올랐어요. 사실 이 장르를 적극적으로 읽어보지 않아서 왜 인기가 많을까라는 궁금함만 있었는데 이런 이유에서일까요?
현실도피를 통한 몰입 장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나 웹툰을 보면 '리얼리즘'이라는 용어가 무색할 정도로 초능력, 타임슬립, 아포칼립스 등의 환상적 요소가 반드시 들어가더군요.
[여섯째 날] 〈서평 쓰기〉 (1939) 이 글은 서평을 어떻게 쓰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서평가의 직무가 갖는 가치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문학 서평에 한정). 19세기말에 이르러 큰 변화가 있었으니, "서평은 더 신속하고 짧아졌을 뿐 아니라 수적으로 엄청나게 급증"했습니다. 이제 너무 많은 서평으로 인해 "그 작품에 대한 '의견' 같은 것"은 없어져버렸습니다. 살 책을 결정하도록 독자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서평이 해왔지만 이제 그 역할도 못 합니다. 울프는 이전까지의, "개인적 의견의 표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서평을 새로운 "두려움 없고 사심 없는 토론"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합니다. 그것이 문학, 작가, 대중에게 새로운 영향과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단 한 시간만이라도 키츠와 더불어 시에 대해, 제인 오스틴과 더불어 소설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누군들 가문의 보물인 찻주전자라도 저당 잡히지 않겠는가?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서평 쓰기,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수북플러스] 3. 깊은숨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그 남자는 책을 읽었다> 편집자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그믐클래식] 1월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우리가 몰랐던 냉전의 시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댓글로 쌓아올린 세포, 아니 서평들
작별하지 않는다도시의 마음불안세대
반가운 모임지기들, 라아비현과 꼬리별
[라비북클럽] 불편한 편의점 북투어 같이 한번 읽어봐요 우리[밀리의 서재로 📙 읽기] 22. 네버 라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김영사/책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기★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증보판》[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리북 클럽> 두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여름호(18호) 혼돈 그리고 그 너머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문풍북클럽의 뒷북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문풍북클럽] 6월 : 한 달간 시집 한 권 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5월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1,2권>[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4월의 책 <예술도둑>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