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

D-29
갑자기 왜 때리시는...
@소금 님도 맞으셨나요? 저는 그냥 안 맞았는데 아픈 거라고 생각하려구요.
엘리자베스 시대 극작가들이 배경을 외국 어딘가로 설정하고 남녀 주인공들을 왕자와 왕녀로 만든 것은 극히 얇은 베일을 사이에 두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간 데 불과하다. 그것은 인물들에 깊이와 거리를 부여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장치였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요즘 범람하는 웹소설, 특히 로판이나 회귀물, 빙의물같은 장르가 떠올랐어요. 사실 이 장르를 적극적으로 읽어보지 않아서 왜 인기가 많을까라는 궁금함만 있었는데 이런 이유에서일까요?
현실도피를 통한 몰입 장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나 웹툰을 보면 '리얼리즘'이라는 용어가 무색할 정도로 초능력, 타임슬립, 아포칼립스 등의 환상적 요소가 반드시 들어가더군요.
[여섯째 날] 〈서평 쓰기〉 (1939) 이 글은 서평을 어떻게 쓰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서평가의 직무가 갖는 가치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문학 서평에 한정). 19세기말에 이르러 큰 변화가 있었으니, "서평은 더 신속하고 짧아졌을 뿐 아니라 수적으로 엄청나게 급증"했습니다. 이제 너무 많은 서평으로 인해 "그 작품에 대한 '의견' 같은 것"은 없어져버렸습니다. 살 책을 결정하도록 독자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서평이 해왔지만 이제 그 역할도 못 합니다. 울프는 이전까지의, "개인적 의견의 표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서평을 새로운 "두려움 없고 사심 없는 토론"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합니다. 그것이 문학, 작가, 대중에게 새로운 영향과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단 한 시간만이라도 키츠와 더불어 시에 대해, 제인 오스틴과 더불어 소설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누군들 가문의 보물인 찻주전자라도 저당 잡히지 않겠는가?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서평 쓰기,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조이스의 첫 책 『체임버 뮤직』 북토크에서 그가 30번째 시를 낭송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곤 합니다. 아래는 30번째 시의 전문입니다. 지나간 옛날에 사랑이 우리에게 왔지, 한 사람은 황혼 무렵 수줍어하며 장난치고 한 사람은 두려워하며 가까이 서 있었지- 사랑은 처음엔 다 두려우니까. 우리는 무덤 속 연인이었지. 사랑은 이제 과거의 것, 수없이 즐거웠던 사랑의 시간들 • 이제 마지막 순간 우리가 살아갈 길을 맞이하자.
제임스 조이스 시집 : 체임버 뮤직 - 수동 타자기 조판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6권. <체임버 뮤직>(Chamber Music, 실내악)은 제임스 조이스가 최초로 출간한 책이다. 1907년 그의 나이 25세에 낸 이 작은 시집은 국내에서는 단행본으로 아티초크가 최초로 출간하였다.
조이스의 이런 책이 있었군요. 스물다섯 살에 쓴 첫 번째 시집이라니... 그때의 조이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궁금해지는군요.
전 같으면 6편의 서평을 받았을 작품에 대해 60편의 서평을 받게 되면, 도대체 그 작품에 대한 〈의견〉 같은 것은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p.128-129,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오늘날 한국에서는 특정한 신문에서 특정한 기자가 특정한 출판사의 책(주로 신간)에 대한 리뷰를 반복해 싣는 패턴이 왠지 지루하고 거슬리더군요. 그럼 또 해당 출판사의 SNS계정에 ‘어느 신문에 톱기사로 리뷰가 (또) 실렸다’는 자랑이 올라오고, ㅎ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더 다양하고 폭 넓은 책들이 출간되고 또 양질의 리뷰를 통해 소개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 신문의 서평들이, 사람들이 책을 선택하는데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궁금하네요. 아, 사람들이 책을 안 본다고는 하지만 신문은 더 안 읽고 있군요. 뉴스를 볼뿐이지. 모두에게 외면 받는 책과 신문의 결합이라니. 이제 서평도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평이 더 신속해지고 짧아지고 수가 늘어나면서, 모든 관계자에게 서평의 가치가 줄어들다 못해 사라져 버렸다고 하면 지나친 말이 될까?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28,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지금은 서평보다 책이 더 많은 시대 아닐까요? ㅎㅎ 짧은 서평 하나 받지 못하는 새 책이 더 많을 것 같아요. 좀 불쌍한 느낌이 드네요.
[일곱째 날] 〈현대 에세이〉 (1925) 이 글은 각주 1에 나오듯이, 《현대 영국 에세이》(전5권, 1922)에 서평입니다. 이 책은 1870년부터 1920년까지의 영국 에세이를 모은 책인 것 같군요. 울프는 각 에세이 작가들을 평가하면서, 에세이의 본질에 관해 말합니다. 울프 자신이 훌륭한 에세이스트이기도 한데, 스스로 '에세이'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썼는지 자세히 알 수 있는 글입니다.
「앞치마의 구름」에는 삶에, 오직 삶에만 속하는, 형언할 수 없는 불평등과 동요와 결정적인 표현력이 담겨 있다. 그 글은 다 읽었다고 끝낼 수가 없는 것이,(…)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현대 에세이,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다 읽었으되 끝낼 수 없었던 에세이가 제게도 몇 편 있는데요.^^ 울프를 매료시킨 저 작품이 궁금해서 숨이 찹니다요.
저도 맥스 비어봄의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절판 포함해서 한국어판이 몇 권 있더군요.
에세이를 지배하는 원리는 요컨대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44,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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