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

D-29
조이스의 첫 책 『체임버 뮤직』 북토크에서 그가 30번째 시를 낭송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곤 합니다. 아래는 30번째 시의 전문입니다. 지나간 옛날에 사랑이 우리에게 왔지, 한 사람은 황혼 무렵 수줍어하며 장난치고 한 사람은 두려워하며 가까이 서 있었지- 사랑은 처음엔 다 두려우니까. 우리는 무덤 속 연인이었지. 사랑은 이제 과거의 것, 수없이 즐거웠던 사랑의 시간들 • 이제 마지막 순간 우리가 살아갈 길을 맞이하자.
제임스 조이스 시집 : 체임버 뮤직 - 수동 타자기 조판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6권. <체임버 뮤직>(Chamber Music, 실내악)은 제임스 조이스가 최초로 출간한 책이다. 1907년 그의 나이 25세에 낸 이 작은 시집은 국내에서는 단행본으로 아티초크가 최초로 출간하였다.
조이스의 이런 책이 있었군요. 스물다섯 살에 쓴 첫 번째 시집이라니... 그때의 조이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궁금해지는군요.
전 같으면 6편의 서평을 받았을 작품에 대해 60편의 서평을 받게 되면, 도대체 그 작품에 대한 〈의견〉 같은 것은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p.128-129,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오늘날 한국에서는 특정한 신문에서 특정한 기자가 특정한 출판사의 책(주로 신간)에 대한 리뷰를 반복해 싣는 패턴이 왠지 지루하고 거슬리더군요. 그럼 또 해당 출판사의 SNS계정에 ‘어느 신문에 톱기사로 리뷰가 (또) 실렸다’는 자랑이 올라오고, ㅎ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더 다양하고 폭 넓은 책들이 출간되고 또 양질의 리뷰를 통해 소개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 신문의 서평들이, 사람들이 책을 선택하는데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궁금하네요. 아, 사람들이 책을 안 본다고는 하지만 신문은 더 안 읽고 있군요. 뉴스를 볼뿐이지. 모두에게 외면 받는 책과 신문의 결합이라니. 이제 서평도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평이 더 신속해지고 짧아지고 수가 늘어나면서, 모든 관계자에게 서평의 가치가 줄어들다 못해 사라져 버렸다고 하면 지나친 말이 될까?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28,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지금은 서평보다 책이 더 많은 시대 아닐까요? ㅎㅎ 짧은 서평 하나 받지 못하는 새 책이 더 많을 것 같아요. 좀 불쌍한 느낌이 드네요.
[일곱째 날] 〈현대 에세이〉 (1925) 이 글은 각주 1에 나오듯이, 《현대 영국 에세이》(전5권, 1922)에 서평입니다. 이 책은 1870년부터 1920년까지의 영국 에세이를 모은 책인 것 같군요. 울프는 각 에세이 작가들을 평가하면서, 에세이의 본질에 관해 말합니다. 울프 자신이 훌륭한 에세이스트이기도 한데, 스스로 '에세이'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썼는지 자세히 알 수 있는 글입니다.
「앞치마의 구름」에는 삶에, 오직 삶에만 속하는, 형언할 수 없는 불평등과 동요와 결정적인 표현력이 담겨 있다. 그 글은 다 읽었다고 끝낼 수가 없는 것이,(…)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현대 에세이,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다 읽었으되 끝낼 수 없었던 에세이가 제게도 몇 편 있는데요.^^ 울프를 매료시킨 저 작품이 궁금해서 숨이 찹니다요.
저도 맥스 비어봄의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절판 포함해서 한국어판이 몇 권 있더군요.
에세이를 지배하는 원리는 요컨대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44,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메뚜기떼의 창궐과 같은 또 다른 음성이 있으니, 그것은 산만한 말들 사이에서 졸음에 겨워 뒤뚱거리며 모호한 생각들을 되는대로 움켜쥐는 사람의 목소리이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46,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한국에 "창궐하는" 다양한 에세이 책들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입니다. 울프가 독설을 내뱉을 때는 참 날카롭네요.
알맹이는 그토록 작은데 매만지는 손길은 끊임이 없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50,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결코 자기 자신이 되지 않되 항상 자기 자신이라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p.155,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여덟째 날] 〈전기라는 예술〉 (1939) 이 글의 제목은 논쟁적입니다. '전기'를 예술이라고 하는 것에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음 부분을 인용함으로써 결론을 선취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전기 작가]가 기술자이지 예술가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의 작품은 예술 작품이 아니라 그 중간에 끼인 무엇이다. 하지만 그 낮은 수준에서도, 전기 작가의 작품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p.178)
전기를 읽고 나면 얼마나 자주 어떤 장면이나 인물이 마음속 깊이 살아남아, 우리로 하여금 시나 소설을 읽을 때 마치 전에 알았던 무엇을 기억하기나 하는 듯 소스라치며 알아보게 하는가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전기라는 예술,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츠바이크의 전기 작품을 읽다 보면 딱 이 문장들 같은 경험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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