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② 『공감의 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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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3. 제 경험칙으로는 맞는 이야기이고, 그럴듯한 설명도 제시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어떤 집단이 집단적 특징을 지닐 수는 있지만, 그런 특징은 늘 관념이고, 그 관념에 딱 들어맞는 구체적인 개인은 아무도 없지요. 그래서 구체적인 개인들을, 가까이에서 접하다 보면 그 관념이 약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멀리서 자주 보면 자기 눈에 보이는 걸 취사선택을 하면서 관념을 강화할 수 있겠지만, 취사선택하지 못할 정도로 가까이에서 보면 개인들이 가진 구체성들이 보이지 않을까요? (연구도, 검증도 별로 안 되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다문화 시대에 여러 나라에서 빨리 연구해야 할 주제인 거 같은데요... 미라클 작전으로 아프간 난민 400여 명을 데려와서 함께 1년 동안 산 울산의 사례가 연구용으로 아주 적합하지 않나 싶습니다. 관련 도서를 책장에 꽂습니다. 김영화 기자의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입니다. 추천하는 책입니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2021년 8월 ‘미라클 작전’으로 카불에서 구출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가족(총 391명) 중 울산에 정착한 157명과 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의 이야기.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아프간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한국 기관과 바그람 한국병원 등에서 일한 현지 협력자들로, 탈레반에게 부역자로 처단될 위험을 피해 한국행을 선택한 이들이다.
1.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도 소설 읽기의 장기적 효과에 관해서 논하며 공감 능력의 확장과 사색 능력의 계발을 꼽았다는 것이 기억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인데요, 주변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인간의 모든 삶이 다 들어 있다고 추천하곤 하는데 우리에게는 두꺼운 장편소설, 대하소설을 읽을 시간적, 인지적, 감정적 여유가 없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대개의 고전들도 쉽지 않은 분량의 장편인데 그믐 같은 독서 모임을 통해 서로 독려하며 함께 읽는 움직임이 많이 필요 할 것 같아요. 2. 사회학자 김창환 교수의 블로그에서 보았는데, 한국 사회는 우리 통념과 달리 서구보다 계급 양극화가 심하지 않고 계급 이동이 활발하다고 합니다. 물론 모두가 계층 상승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지만요(https://sovidence.tistory.com/1027).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어떤 비전, 어떤 가치를 갖느냐에 따라 그 역동성의 발화가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달라질 것 같습니다. 3. 일화적 사례 연구에서는 그럴듯 하지만 통제된 대규모 통계 연구로 어떻게 접촉 가설을 검증할 것인지 연구를 설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 더불어 연구가 원래 밀접한 접촉이 편견을 줄였는지, 아니면 원래 편견이 별로 없어서 접촉을 그다지 꺼리지 않았는지 인과관계를 밝힐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1. 소설가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이야기예요. 저도 잘 써먹고 있고... 소설가 아닌 분들도 소설의 유용성(?)으로 이런 말씀 많이 하시죠. 제가 읽은 것 중 가장 치밀하고 감동적인 버전은 스티븐 핑커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한 이야기였습니다. 핑커는 무려 근대 유럽의 인본주의 혁명의 배경 중 하나로 그 직전 유행했던 서간체 소설의 유행을 제시합니다. 2. 관념에 함몰되지 않은 연구자들은 사회학에서건 경제학에서건 많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기사도 많이 나왔고요. 한국 불평등은 세계적인 기준에서 양호한 편이에요. 그런데 대중의 인식은 매우 다르죠. 제 생각에는 한국에서 현실과 인식이 다른 가장 큰 두 가지 사례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다른 하나는 20대 청년이 자살을 많이 한다는 통념인데, 실제로 한국의 엄청나게 높은 자살률은 엄청나게 높은 고령층 자살 때문입니다. 한국 청년층 자살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별로 높지 않습니다. 청년층 사망 원인 중 자살이 1위인 것은 다른 이유로는 죽지 않는 선진국이라는 의미이고요. (다행히 노령연금 지급 이후 고령층 자살이 많이 줄었는데 저는 정말 사람 목숨을 구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책의 효과를 목격하고 나니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되겠더군요.) 이 주제로 읽은 책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최병천 소장의 『좋은 불평등』이었습니다. 한국 불평등이 언제 심화됐고 언제 완화됐는지, 불평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통념과 매우 다른 분석을 제시하는데, 설득력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3. 그렇겠지요? 그런데 다른 사회과학 현장 연구에 비해서 더 난도가 높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면 상대적으로 분석하기 쉬운 현장 아닐까 싶은데 제가 그런 연구방법론에 대해서는 무지하네요. 정밀한 연구가 어렵다면 언론이나 논픽션 저자들이 오래도록 울산을 살펴보며 르포를 써주시기를 바라고 있어요.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프로스펙트 매거진》 선정 ‘세계 100대 사상가’,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포린폴리시》 선정 ‘세계 100대 지식인’에 빛나는 이 시대 최고의 지성 스티븐 핑커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폭력을 둘러싼 통념들’에 도전한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일반시민을 위한 한국경제 불평등 교과서’를 목표로 집필된 책이다. ‘시민을 위한 불평등 교과서’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정책 결정권자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핵심이 바로 역지사지 능력이다. 잘 놀수록 인지 공감력은 커진다. 만일 우리 사회의 과도한 입시 경쟁이 평범한 학생들의 노는 시간을 빼앗는다면(빼앗아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공감력이 부족한 아이들로 채워질 것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03, 장대익 지음
즉 고난이 많은 집단일수록 엄격한 규범을 만들고 따르는 사회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반면에 그렇지 않은 집단일수록 느슨한 규범을 가진 사회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창의적 사회일수록 느슨한 규범이 지배한다. 일단 우리 조상들이 겪었던 극심한 고난이 우리 사회의 획일성을 설명한다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다. 이 획일성은 우리 사회의 도약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14, 장대익 지음
실제로 우리 사회는 얼마나 경쟁적인가? 아니 우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경쟁적이라고 자각하는가? 왜 그렇게 자각하는가?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48, 장대익 지음
다시 말해 내 주변이 사람들로 넘쳐난다고 감지하면 '아이를 낳는 것보다는 그냥 내가 성장해 경쟁력을 길러야겠다'는 판단 회로가 작동해 출산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다고 지각하면 지각할수록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진화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환경을 어떻게 지각하는가'다. 객관적 환경이 어떠한가도 중요하지만 그걸 어떻게 자각하는가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결국 지각을 통해 적응적 메커니즘이 작동하니까. 인구 밀도가 높으면, 다시 말해서 사용 가능한 바람직한 자원에 대비해 경쟁자 수 혹은 인구 크기가 늘었다고 자각하면 진화를 거쳐 형성된 인간 심리의 반응 체계가 작동한다. 경쟁이 심하다고 자각하는 순간 사회적 공격성과 공격의 욕구가 증가하며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목표와 가치가 획일화되기 시작한다. 즉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점점 일원화된다. 가령 이른바 '스카이 대학에 들어가는 게 하늘의 별따기구나'라고 경쟁 지각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대개 경쟁을 포기하거나 다른 대안을 찾기보다는 그 목표를 위해 더 매진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헬조선'으로 가는 길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48-249, 장대익 지음
가치의 다양화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의 원심력이 커지도록, 즉 공감의 반경이 넓어지도록 자극하고 또한 넓은 공감력은 다시금 가치를 다양화하도록 작용할 것이다. 자라나고 태어나는 미래 세대가 획일적인 가치를 가진 현재 한국 사회에서 산다면 공감의 반경은 충분히 커질 수 없다.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과만 부대끼며 살다 보면 다른 가치를 지닌 타자를 인지적·정서적으로 공감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가치가 다양하다고 해서 갈등이 자동적으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 경험을 통해 공감력을 키워온 사람들만이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53, 장대익 지음
하지만 자칫 VR의 현란한 실감 기술에만 압도된다면 드라마를 보고 주인공의 불쌍한 처지에 눈물을 펑펑 쏟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개그 프로그램을 보고 깔깔 웃듯 타인의 비극을 스펙터클로만 소비할 우려가 있다. 진정으로 타인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내가 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지 않는 것이다. 그저 분노했음에 만족할 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61-262, 장대익 지음
우리가 지구상의 동물들 가운데 유일하게 문명을 이룩한 종이라는 사실은 호모 사피엔스는 오로지 경쟁만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살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을 누른 승리자가 모든 것을 차지했었다면, 즉 타인이나 외집단에 대한 배려와 협력이 없었다면 문명이 설령 탄생했을지라도 바로 파괴되고 말았을 것이다. 자, 이제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명확하다. 공감의 반경을 확대하여 문명의 위기를 헤쳐 나가든가 서로 반목하고 고립되어 공멸하든가.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69, 장대익 지음
무작정 접촉한다고 해서 외집단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거나 다정함이 샘솟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집단 간 접축을 통해 공감의 반경을 넓히려면 첫째, 두 집단이 동등한 지위를 가져야 하고 둘째, 서로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친밀하고 다양한 접촉이 있어야 하며 셋째, 상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집단 간 협력이 유발되는 접촉이어야 하고 넷째, 관습, 규제, 범이 허용한 접촉이어야 한다. 이 조건들이 만족되지 않으면 접촉은 오히려 편견을 증폭시킬 수 있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69, 장대익 지음
기후 위기는 우리가 현세대의 욕망을 격하게 공감한 나머지 다음 세대의 생존에 대해서조차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생기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증손자들이 어떤 기후에 살든 현재 우리만 즐기면 그만이라는 생각, 즉, '현세대'라는 내집단에 대한 편애가 '다음 세대'라는 외집단에 대한 폄훼(저평가)로 이어지는 편협한 공감의 폐해이다. 따라서 정서적 공감을 넘어서는 인지적 공감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심리적 해법이 될 수 있다. 우리의 감정이 다음 세대에까지 뻗치기는 힘들지만 우리의 상상력을 통해 다음 세대의 고통에 다다를 수는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역지사지이고 부족 본능을 이기는 힘이다. 기후 위기에서 인류를 구원할 힘도 공감의 원심력뿐이다.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279, 장대익 지음
1. “잘 놀수록 인지 공감력은 커진다.”(203쪽)는 문장에 밑줄 그었습니다. 놀이도 공감을 위한 좋은 훈련이 될 수 있을텐데 요즘 아이들을 보면 그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놀이터는 텅텅 비어있고 학원 셔틀 버스가 바쁘게 돌아다니는 동네의 풍경을 보며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2. 지난주 농촌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답변이 늦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가 흔히 자랑으로 여기는 한국인의 정마저도 선택적으로 발휘된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어르신들이 점차 고령이 되면서 직접 밭을 가꾸지 못해 외국인 노동자분들이 참 많아졌는데요. 어르신들께서 저를 포함한 한국인 학생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셨지만, 외국인 노동자분들에게는 소리도 버럭 지르고, 밥도 앉아서 먹지 못하게 하며, 빨리 일하러 가라고 다그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봉사하러 온 대학생과 급여를 받는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다를 수는 있겠으나, 피부색과 외모가 다르고,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생기는 편견이 없다고는 할 수는 없겠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가서 그런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기는 마찬가지 아닐까요. 실제로 많은 차별을 당하기도 했고, 여전히 차별을 겪고 있기도 하고요. 갈수록 외국인 인구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情)의 반경 역시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3. 제가 좋아하는 책의 문장을 인용하며 답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신이 우리보다 나은 점은 무한한 정보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 때문에 신은 우리를 그렇게 사랑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조지 손더스,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255쪽) 한마디로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저자가 제안한 전략과 맞닿아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꾼 건 VR이 아니라 SNS의 힘을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SNS 속 세계는 비교로 인해 불행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소통을 통해 연대하는 불씨가 되기도 하니까요. (물론 순작용보다는 부작용이 더 많은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SNS 세계는 텍스트와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는 책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덴마크에서 시작된 ‘사람 도서관’ 프로젝트도 생각나고요. 그러므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책으로 여기고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시도가 많아진다면 공감의 반경도 더욱 넓어지지 않을까요. 그렇게 서로를 알아갈 때 서로 사랑하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요. 말 그대로 책을 매개로 한 ‘그믐’ 같은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이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미래를 꿈꿔봅니다. 그믐에 이야기가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 사람 도서관 같은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많은 분이 함께 하지만요ㅎㅎ)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 조지 손더스의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엄선한 작품 7편을 토대로 그 수업의 비전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저자를 통해 체호프에게서 다음 페이지를 읽게 하는 힘을, 톨스토이에게서 인과성의 중요성을, 고골에게서 거짓으로 진실을 말하는 법 등을 배운다.
1. 놀이가 다른 사람이 되어 보는 것, 다른 역할을 경험해 보는 것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일상에서 하는 상황극도 놀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이런 놀이는 아이만이 아니라 어른도 즐길 수 있는 것인데, 어른이 되면 초자아가 강해져 즐기지 못하게 되죠. ㅎㅎ 체면을 버리고 더 많이 놀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2. 한국인의 정이라고 하는 것이 어쩌면 내집단 편향의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말씀하신 이 정이 우리와 다른 이에게 확장될 수 있음도 분명하죠. 예전에 한 중학교에서 이란 친구의 난민 인정을 받으며 썼던 입장문을 정말 감명 깊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언론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6640.html) "름은 잊혀지고 사건은 기억되어야 합니다. 이란 친구의 난민 인정을 환영하며 상상해봤으면 합니다. 당신이 태아이고 어머니의 국적을 모른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머니는 한국인일 수도 있고 미국인일 수도 있지만 시리아인이거나 예멘인, 이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난민에 대해 반대하며 추방하자고 말 할까요?" (...) 마지막으로 우리의 친구가 의지하는 하느님, 감사합니다. 2018.10.19. ㅇ중학교 학생회"
3부 1. 독서는 기본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기존의 내 입장과 반대의 입장에서 주장하고 토론해보는 것도 좋은 인지적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정치 서바이벌 <더 커뮤니티>를 재밌게 봤었는데요. 거기서 인원 제한이 있는 토론에 참여해서 점수를 받는 콘텐츠가 있었어요. 그곳에서 대중매체 속 조선족 범죄자 묘사에 대한 찬반 토론이 있었는데요. '마이클'이라는 참가자가 원래 가진 본인 주장과 반대되는 입장에서 토론을 하게 됐습니다. (선착순에 밀려서) 그러면서 본인이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지점을 생각해보게 되고 인지적 공감을 통해 토론을 진행하게 되면서 실제로 생각이 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흥미로웠습니다. 또 하나로는 낭독 교육도 좋은 것 같아요. 제가 낭독 수업을 성우님한테 배우면서 이렇게 깊게, 직접 살아내는 독서를 경험하고 있는데요.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 작가가 소설에서 만들어 놓은 장치, 이야기 등등 깊게 고민하고 직접 내 목소리를 통해서 소리 내는 과정이 정말 유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 사실 한국 사람을 부정적으로 많이 생각했어요. 제 주변에서는 특이한 사람, 별난 사람이라는 이유로 누군가를 욕하는 걸 자주 보는데요. 다들 평범한 거, 튀지 않는 거를 지향하고... 옷도 다 어디서 본 것들로 비슷 비슷하고요. 태국에 작년에 놀러 갔을 때 다양한 인종과 사람들의 여러 스타일로 공항 구경만 해도 재밌었는데요. 한국에 오니 다 똑같더라고요... 경쟁 구도 속에서 튀지 말아야 하고, 전형적으로 멋지고 예뻐야 하는 게 피곤하다고 생각했어요. 책에서 언급된 예시의 비키니처럼요. 몸매가 안 되면 입을 수도 없는,, 사람이 각자 가진 고유한 특성들을 억지로 깎아내고 실체하지 않는 정상성에 얽매이는 삶이라는 걸 자주 느꼈고 그게 참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여담으로 제가 최근에 죽음에 대해서 책을 읽고 친구에게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가 죽을 거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진다고 빨리 공기업 취업해야 되겠다고 말하더라고요. 저한테 덕분에 의지를 다진다고 고맙다고 하면서요. 하지만 저는 정말 죽음과 삶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지 취업에 대한 조급함으로 이야기를 맺고 싶지 않았지 말입니다 ㅜㅜ 삶에 다양한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과 할 수 없고, 개인이 보이지 않는 편향된 목표에 대한 문답이 이어질 때 답답하고 아쉬웠어요. 3. '무작정 접촉한다고 해서 외집단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거나 다정함이 샘솟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집단 간 접축을 통해 공감의 반경을 넓히려면 첫째, 두 집단이 동등한 지위를 가져야 하고 둘째, 서로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친밀하고 다양한 접촉이 있어야 하며 셋째, 상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집단 간 협력이 유발되는 접촉이어야 하고 넷째, 관습, 규제, 범이 허용한 접촉이어야 한다. 이 조건들이 만족되지 않으면 접촉은 오히려 편견을 증폭시킬 수 있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4가지의 조건들이 만족 되어야 접촉으로 공감의 반경이 넓히는 게 가능할 테지요.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한국은 나이에 따른, 성별에 따른, 학력에 따른 위계가 강해서 첫 번째 조건, '두 집단이 동등한 지위를 가져야 하고'부터 현실에서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1. 낭독에 효과에 대해서는 저도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정말 흥미롭네요. 일종의 연극을 하는 것과 비슷한 기분일까요? 2. <공감의 반경>에서는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 문화를 개인의 심성이 아니라 여러 지리적, 사회적, 문화적 조건에 근거해 설명하죠. 집단주의 문화가 한국인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이 조건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1. 제가 연극은 잘 모르는데요! 등장인물이 되어서 직접 소리를 낸다는 점은 비슷할 것 같고요. 다른 점은 등장인물 모두를 다 소화해낸다. 등장인물이 아니라 배경묘사 상황 서술도 다 한다. 혼자 책 한 권을 다 책임지면서 작가가 되기도 등장인물 각각이 되기도 하면서 직접 살아내는 일이다! (역지사지 파티!) 문장 속에 서브 텍스트 파악은 필수니 인지적 공감과정도 필수! 직접 목소리에 정서를 담아서 표현하니 인지적 공감으로 접근하기에 덜 어려울 것 같고요. 제가 아직 이성적, 논리적, 역지사지 상상력, 사고력이 모자란데요. 낭독으로 더 깊은 독서를 하면서 배우고 있다고 느껴요. 2. 그쵸. 책으로 읽어놓고도 자꾸 근시안적으로 생각하고 투덜댔네요.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일단 다양성이 받아들여지려면 여유가 있어야 할텐데요. 주변을 둘러보고 다른 점을 관찰하고 파악 및 이해할 수 있는 품이 넓은 사람으로.. 필수 낮잠시간을 법으로 만들면 여유가 좀 생길 수 있을까요? 흠흠.
3-1. 책을 받고 이틀만에 다 읽었는데 이제서야 답을 답니다 ㅠ_ㅠ 늦어서 죄송합니다.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아무말 대잔치가 선뜻되지가 않더라구요>_< 3-1.과 관련해서는 인지적 공감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저도 @장맥주 님처럼 소설 읽기를 말하고 싶습니다. 마침 오늘 아침에 흐름출판의 <세계 너머의 세계>를 읽고 왔는데요~ 이 책의 저자도 소설이 인간의 내재적 관점(인간의 지극히 주관적인 내적 경험, 관점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술이라고 말합니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감정과 경험을 내것처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경이로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말로 좋은 책들이 많이 있지요. 저도 얼마 전부터 소설을 더 열심히 읽어야 겠다고 느꼈는데요 바로 공감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답니다. 3-2. 제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 중 하나가 장대익 교수님께서 한국인의 심리적 특징을 분석한 지점이었어요. 일대일의 개인적 관계를 중시하는 관계주의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허태균의 주장을 소개했던 부분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어요. 저는 우리 사회에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집단 편향, 가족주의도 강하고 인간관계를 거래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도 점점 심해지고 있구요… 긍정적인 면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ㅎㅎ ‘정문화’를 들기도 하지만… 저는 이것도 이제 한국인 전반적이 공유하는 문화라고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특히나 다양한 출신과 배경, 계층을 가진 사람들이 뒤섞여 함께 살아가는 대도시 환경에서는 관찰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거든요. 이것은 개개인이 이기적이 되었다가 아니라 경쟁이 심한 생존환경에서 개개인이 보이는 일종의 적응이라고 생각합니다. 3-3. 이 책의 말미에 등장하는 비전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당연한 말 아니야’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우리사회는 여전히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접촉하기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서울의 일부 지역, 지방의 일부 지역 등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는 여전히 한국인들끼리만 살아가는 환경이니까요. 3.4. 이 책 <공감의 반경> 정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간 ‘공감’과 관련된 외국 저자들의 책은 많이 접해왔었어요. 그런데 역시 번역이 아니라 한국인 저자께서 한국어로 쓴 책을 읽으니 좋더라구요. 이 책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몇 가지를 언급하자면 우선 공감과 관련된 다양한 이론과 연구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저자의 분명한 관점, 한국인들의 특징, 그리고 향후 비전까지 제시하고 있어 굉장히 알차고 탄탄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함께 읽어야 할 필독서 중에 한 권으로 많이 추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읽고 싶었던 책<공감의 반경>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로 감사 드립니다! 저자님의 다음 책도 정말로 기대가 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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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와 나 사이 중심잡기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같이 그믐달 찾아요 🌜
자 다시 그믐달 사냥을 시작해 볼까? <오징어 게임> x <그믐달 사냥 게임> o <전생에 그믐달>
8월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 이어 낭독합니다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 꿀돼지님의 꿀같은 독서 기록들
은모든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은행나무)최현숙 『할매의 탄생』(글항아리)조영주 소설·윤남윤 그림 『조선 궁궐 일본 요괴』(공출판사)서동원 장편소설 『눈물토끼가 떨어진 날』(한끼)
이디스 워튼의 책들, 지금 읽고 있습니다.
[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공 출판사의 '어떤' 시리즈
[도서 증정] 응원이 필요한 분들 모이세요. <어떤, 응원> 함께 읽어요.[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렇게 더워도 되는 건가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기후위기 얘기 좀 해요![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무룡,한여름의 책읽기ㅡ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8월 7일(목) 오후 7시 30분 / 저자 배예람X클레이븐 동시 참여 라이브 채팅⭐
[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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