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동의합니다. 『로봇의 자리』를 쓴 과학기술학자 전치형 교수님의 강연을 지난달에 들었는데요, 비슷한 문제 제기를 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인간 여성의 모습을 한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소피아는 로봇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명예 시민권을 받으며 굉장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여성 인권에 폐쇄적인 사우디가 여성형 로봇에게는 개방적인 입장을 취한 것에 대해 많은 세계 언론이 유감을 표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인간이 로봇이나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에는 굉장히 우호적이지만 오히려 같은 인간에게 있어서는 마음을 닫고 있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사람을 닮은 로봇에게 공감할 능력을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쏟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여담이지만 강연에서 전 교수님은 ‘트롤리 딜레마’를 자율주행 인공지능에게 물어보는 것에 대해, 그건 윤리적 딜레마라기보다는 기계적 결함에 가깝다는 지적을 하셨습니다. 자율주행이 고민해야 할 일은 애초에 트롤리 딜레마처럼 사람을 쳐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라면서요. 재미있는 지적이었습니다. 이 내용은 책에 「'도전 골든벨!' 유감」이라는 글에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로봇의 자리 - 사람이 아닌 것들과 함께 사는 방법미래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전치형의 에세이 모음이다,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페이스앱 등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테크놀로지 관련 주제들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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