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이대로 살아도 좋아>를 박산호 선생님과 함께 읽어요.

D-29
아, 저는 비슷한 이야기로 '통증회로'에 대해 최근에 들었어요. 아는 분이 2년 전부터 몸이 저리고 아파서 병원 여기저기 다니는데 아무리 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그랬대요. 그런데 최근에 간 어느 병원 의사가 '통증의 원인을 찾으려고 애를 쓰니까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것'이라고, 그게 '통증회로'라고 했다는 거예요. 통증이 존재하는 건 맞는데 그게 원인이 안 밝혀질수록 '이게 분명 무슨 병일 텐데, 무슨 병일까! 병을 못 찾으면 어떡하지!'하다 보니 통증에 더 집중(?)하게 되고 그게 통증을 심화시킨다고.... 그래서 무슨 병인지찾기를 멈추니 훨씬 낫더랍니다.(완전히 나은 건 아닌 거 같고요) 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랐는데(아니 그런 게 이름까지 존재한다고??), 실제로 곰곰 생각해보니 그럴 거 같더라고요. 손가락 하나를 다치더라고 그 아픔에 집중하면 계속 아픈 것 같고 뭔가 이번에는 유난히 심하게 다친 것 같고.... 그런데 만일 바쁜 일이나 재밌는 일이 있어서 거기에 빠져들면 그런 통증이 느껴지지도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요. 세상 모든 일에 반드시 원인이 있다고 믿고 그걸 찾아내려고 애를 쓰는 게 꼭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받아들이는 것... 이 좋을 수도 있겠다고요. 이 책 제목 '이대로 살아도 좋아'가 딱 맞는 것 같아요.
이거, 진짜 맞슴다. 저는 강박이 굉장히 심한데, 말씀하신 방법으로 상당히 좋아졌슴다.
어떤 성향이든 병적으로 심하면 그게 바로 정신질환인 거고, 반추도 그런 거 같아요. 저는 정신과 선생님이 위로해주면서 한 이야기 두 가지가 기억이 남아요. 첫째로는 완벽주의 기질이 있는 사람이 반추 성향이 심한데 그 성향이 예술가에게는 도움이 된다. 둘째로는 반추 성향을 없앨 수는 없고 그걸 목표로 삼아서도 안 된다, 그냥 병적이지만 않은 정도로 낮추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 저는 지금은 정신과에 다니지 않고 있는데 나중에 또 문제가 생기면 망설이지 않고 가려고요. 다른 것보다 약값이 너무 싸서, 그걸 거부하는 게 너무 아깝습니다. (내 건강보험료... ㅠ.ㅠ)
ㅎㅎㅎ 완벽주의는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엄할 때엔 도움이 되지만, 나와 타인을 완벽주의로 나누면 무리수가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는 타인을 글쓰듯 집중해서 대하는 버릇 때문에 상당히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는데요... ... ... 아 더 말하면 바닥을 파고 싶어질테니 입 다물겠습니다. 아아, 요즘은 병원에 안 다니신다니 부럽습니다. 저는 평생 매일 아침 먹어야 하는데요. ㅎㅎ 그냥 비타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실은 약 안 먹게 된지 얼마 안 됐어요. 다 나은 거 같은데 좀 무섭기도 하고 약값도 싸니까 저도 비타민이다 생각하고 먹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6월이 되니까 기분이 좋아지다 못해 조증 증세가 생기는 거 같더라고요. (평상시 저는 조증과는 매우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너무 금방 들뜨게 되는 것도 안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썩 좋은 기분이 아니더라고요. 아, 이런 게 조증이구나 했습니다. (그런 때 작가님 만난 적도 있습니다. ㅠ.ㅠ) 의사 선생님한테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이제 약도 그만 먹고 병원도 그만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약을 줄이자거나 먹지 않아도 언제 다시 병원에 와서 상태를 보자거나 하실 줄 알았는데 그냥 이제 오지 말라고 하셔서 좀 당황했습니다.
안 그래도 지난 주에 뭔가 평소라 다르신데? 라고 느꼈습니다. ㅋㅋㅋㅋㅋ 축하드립니다. ㅋㅋㅋㅋㅋ
7월 4일부터 안 먹기 시작했습니다. 독립기념일... 은 아닌가. ^^ 감사합니다!
아 그럼 7월 5일에도?! 그 날은 제가 뒷풀이 테이블이 달라 몰랐습니다 ㅋㅋㅋ 그러셨군요 ㅋㅋㅋ
6월 말이 약물로 인한 조증 피크였던 거 같습니다. ^^;;; 제가 제가 아닌 기분. 막 금방 들뜨고 흥분하고... 그래서 7월 초에 정신과 가서 좀 이상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웃으면 안 되는데 ㅋㅋㅋㅋ 네 ㅋㅋㅋㅋ 아 네 ㅋㅋㅋㅋㅋ
@장맥주 축하드려요!
굉장히 아이러니한 게, 저를 상담하신 의사 선생님 본인이 우울증으로 오래 고생하신 분이셨습니다. 책도 쓰셨더라고요. ^^
@장맥주 아.... 어쩐지 더 신뢰가 갑니다. 정신과 선생님들 중에도 막말하는 분 있어요. 환자들이 상처받음 -.-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복인 것 같아요.
무덤덤한 여백의 시간이 무덤 같아서 아닐까요..^^;; 그 시간을 채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시간을 그대로 비워두는 사람들이 있고.. 전 후자 입니다~ 대체로 그냥 보고 듣고.. 재미 없는..ㅎ
편한 사이에는 침묵이 흘러도 괜찮지만 서로 편하지 않은 사람들과 있을 때 아무도 말을 안 하면 굉장히 어색하잖아요. 말씀하신 대로 무덤처럼. 얼마 전까지는 저는 그런 때 총대를 메고 나서서 시답잖은 농담을 던진다거나 공통의 화제를 찾아내려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다가 말실수를 하기도 하고, 먼저 지쳐버리기도 하고요. 그러고 난 뒤에는 제가 경박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 침묵에 괜한 책임을 지려 하지 마”라고 아내가 말하더라고요. 요즘은 상대가 말을 안 하면 저도 안 하려 애쓰는데 그게 좀 무례한 일 같다는 생각도 조금 듭니다.
찌찌뽕 할 뻔 했어요. ㅎㅎ 저도 약속이 있다가도 갑자기 취소되면 마냥 즐거운 사람이라 작가님의 글을 읽고 왠지 동지의식이 느껴졌어요. 모임중에 갑자기 말이 끊어지면 왠지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모임이 힘든 것 같아요. 저는 한 때 "침묵이 어색하지 않는 사람"이 이상형이었거든요.
한 3년 전부터 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 이야기를 조금씩 쓰고 있습니다. 재작년엔 어느 지원사업의 도움으로 그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기도 했어요. 동료 영화 제작자가 시놉과 트리트먼트를 보고 영화로 하자고도 하는데 지금은 지원사업 때 내용을 초안으로 삼아 틈틈이 다시 만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살아도 좋아>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쓰고 읽다보니...스님이 될까 싶기도...
작고 귀여운 책 잘 받았습미다 💚
이제서야 책 사진을 찍었어요.
으아 사진 너무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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