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이대로 살아도 좋아>를 박산호 선생님과 함께 읽어요.

D-29
ㅎㅎㅎ 반추는 누구나 다 하지만 병적으로 하면 병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제가 다니는 병원 선생님은 이렇게 자주 말씀해 주시곤 하는데요, "그것이 영주씨를 괴롭게 한다면 안 되는 거지요. 하지만 그 자체로 괜찮다면, 그걸로도 괜찮아요." 이건 제가 불면증이 너무 심해서(일주일 내내 거의 못잘 때) "불면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괴로워할 때 말씀해주신 거였는데요, 생각을 바꿔서 아침 8시에 자서 8시간을 잔다면 그걸로 되지 않았느냐, 뭐 하루쯤 못 자면 어떠냐, 라고 생각을 바꾸자 정말 불면증이 좋아졌더랬습니다. 즉, 하나의 상황에 대한 "나"의 생각이 달라지면 상황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인지심리학적 마인드(정확한 용어는 아닙니다. 떠오르는대로 적음)를 이야기 했달까요. 이것 역시 책에 나오는 말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에 깊은 공감을 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아, 저는 비슷한 이야기로 '통증회로'에 대해 최근에 들었어요. 아는 분이 2년 전부터 몸이 저리고 아파서 병원 여기저기 다니는데 아무리 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그랬대요. 그런데 최근에 간 어느 병원 의사가 '통증의 원인을 찾으려고 애를 쓰니까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것'이라고, 그게 '통증회로'라고 했다는 거예요. 통증이 존재하는 건 맞는데 그게 원인이 안 밝혀질수록 '이게 분명 무슨 병일 텐데, 무슨 병일까! 병을 못 찾으면 어떡하지!'하다 보니 통증에 더 집중(?)하게 되고 그게 통증을 심화시킨다고.... 그래서 무슨 병인지찾기를 멈추니 훨씬 낫더랍니다.(완전히 나은 건 아닌 거 같고요) 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랐는데(아니 그런 게 이름까지 존재한다고??), 실제로 곰곰 생각해보니 그럴 거 같더라고요. 손가락 하나를 다치더라고 그 아픔에 집중하면 계속 아픈 것 같고 뭔가 이번에는 유난히 심하게 다친 것 같고.... 그런데 만일 바쁜 일이나 재밌는 일이 있어서 거기에 빠져들면 그런 통증이 느껴지지도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요. 세상 모든 일에 반드시 원인이 있다고 믿고 그걸 찾아내려고 애를 쓰는 게 꼭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받아들이는 것... 이 좋을 수도 있겠다고요. 이 책 제목 '이대로 살아도 좋아'가 딱 맞는 것 같아요.
이거, 진짜 맞슴다. 저는 강박이 굉장히 심한데, 말씀하신 방법으로 상당히 좋아졌슴다.
어떤 성향이든 병적으로 심하면 그게 바로 정신질환인 거고, 반추도 그런 거 같아요. 저는 정신과 선생님이 위로해주면서 한 이야기 두 가지가 기억이 남아요. 첫째로는 완벽주의 기질이 있는 사람이 반추 성향이 심한데 그 성향이 예술가에게는 도움이 된다. 둘째로는 반추 성향을 없앨 수는 없고 그걸 목표로 삼아서도 안 된다, 그냥 병적이지만 않은 정도로 낮추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 저는 지금은 정신과에 다니지 않고 있는데 나중에 또 문제가 생기면 망설이지 않고 가려고요. 다른 것보다 약값이 너무 싸서, 그걸 거부하는 게 너무 아깝습니다. (내 건강보험료... ㅠ.ㅠ)
ㅎㅎㅎ 완벽주의는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엄할 때엔 도움이 되지만, 나와 타인을 완벽주의로 나누면 무리수가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는 타인을 글쓰듯 집중해서 대하는 버릇 때문에 상당히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는데요... ... ... 아 더 말하면 바닥을 파고 싶어질테니 입 다물겠습니다. 아아, 요즘은 병원에 안 다니신다니 부럽습니다. 저는 평생 매일 아침 먹어야 하는데요. ㅎㅎ 그냥 비타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실은 약 안 먹게 된지 얼마 안 됐어요. 다 나은 거 같은데 좀 무섭기도 하고 약값도 싸니까 저도 비타민이다 생각하고 먹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6월이 되니까 기분이 좋아지다 못해 조증 증세가 생기는 거 같더라고요. (평상시 저는 조증과는 매우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너무 금방 들뜨게 되는 것도 안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썩 좋은 기분이 아니더라고요. 아, 이런 게 조증이구나 했습니다. (그런 때 작가님 만난 적도 있습니다. ㅠ.ㅠ) 의사 선생님한테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이제 약도 그만 먹고 병원도 그만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약을 줄이자거나 먹지 않아도 언제 다시 병원에 와서 상태를 보자거나 하실 줄 알았는데 그냥 이제 오지 말라고 하셔서 좀 당황했습니다.
안 그래도 지난 주에 뭔가 평소라 다르신데? 라고 느꼈습니다. ㅋㅋㅋㅋㅋ 축하드립니다. ㅋㅋㅋㅋㅋ
7월 4일부터 안 먹기 시작했습니다. 독립기념일... 은 아닌가. ^^ 감사합니다!
아 그럼 7월 5일에도?! 그 날은 제가 뒷풀이 테이블이 달라 몰랐습니다 ㅋㅋㅋ 그러셨군요 ㅋㅋㅋ
6월 말이 약물로 인한 조증 피크였던 거 같습니다. ^^;;; 제가 제가 아닌 기분. 막 금방 들뜨고 흥분하고... 그래서 7월 초에 정신과 가서 좀 이상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웃으면 안 되는데 ㅋㅋㅋㅋ 네 ㅋㅋㅋㅋ 아 네 ㅋㅋㅋㅋㅋ
@장맥주 축하드려요!
굉장히 아이러니한 게, 저를 상담하신 의사 선생님 본인이 우울증으로 오래 고생하신 분이셨습니다. 책도 쓰셨더라고요. ^^
@장맥주 아.... 어쩐지 더 신뢰가 갑니다. 정신과 선생님들 중에도 막말하는 분 있어요. 환자들이 상처받음 -.-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복인 것 같아요.
무덤덤한 여백의 시간이 무덤 같아서 아닐까요..^^;; 그 시간을 채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시간을 그대로 비워두는 사람들이 있고.. 전 후자 입니다~ 대체로 그냥 보고 듣고.. 재미 없는..ㅎ
편한 사이에는 침묵이 흘러도 괜찮지만 서로 편하지 않은 사람들과 있을 때 아무도 말을 안 하면 굉장히 어색하잖아요. 말씀하신 대로 무덤처럼. 얼마 전까지는 저는 그런 때 총대를 메고 나서서 시답잖은 농담을 던진다거나 공통의 화제를 찾아내려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다가 말실수를 하기도 하고, 먼저 지쳐버리기도 하고요. 그러고 난 뒤에는 제가 경박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 침묵에 괜한 책임을 지려 하지 마”라고 아내가 말하더라고요. 요즘은 상대가 말을 안 하면 저도 안 하려 애쓰는데 그게 좀 무례한 일 같다는 생각도 조금 듭니다.
찌찌뽕 할 뻔 했어요. ㅎㅎ 저도 약속이 있다가도 갑자기 취소되면 마냥 즐거운 사람이라 작가님의 글을 읽고 왠지 동지의식이 느껴졌어요. 모임중에 갑자기 말이 끊어지면 왠지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모임이 힘든 것 같아요. 저는 한 때 "침묵이 어색하지 않는 사람"이 이상형이었거든요.
한 3년 전부터 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 이야기를 조금씩 쓰고 있습니다. 재작년엔 어느 지원사업의 도움으로 그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기도 했어요. 동료 영화 제작자가 시놉과 트리트먼트를 보고 영화로 하자고도 하는데 지금은 지원사업 때 내용을 초안으로 삼아 틈틈이 다시 만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살아도 좋아>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쓰고 읽다보니...스님이 될까 싶기도...
작고 귀여운 책 잘 받았습미다 💚
이제서야 책 사진을 찍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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