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적 장르읽기] 3. 고전의 재해석 <모던 테일> 옛 추억 떠올리며 읽기

D-29
벌써 6월도 거의 다 갔네요. 옹진문화원에서 '심청전'을 재해석해 연극 무대에 올리기 위한 '심청창작극본'을 8월 말까지 공모하고 있더라고요. 잘 알려진 동화를 재해석하는 글모임을 해봐도 재밌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드디어 내일부터 <모던 테일>을 읽는 함께읽기 모임이 시작됩니다! 5편의 이야기를 15일간 읽는 일정이니, 3일에 1편을 읽는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서미애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민지형 <신데렐라 프로젝트> 전혜진 <수경- 나선 미궁 속의 여자들> 박서련 <천사는 라이더 자켓을 입는다> 심너울 <나의 퍼리 대통령님> 하지만, 제가 [장르적 장르읽기] 독서모임을 앞서 2회 운영해보니, 작품별로 읽고 대화하는 날짜를 정하는 것이 크게 의미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언제 어떤 작품에 대한 이야기든 편하게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번에도 흥미진진한 모임이 되길 기대하며, 장르적 장르읽기 3회차를 열어봅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서미애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작품은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요즘 시대의 어두운 면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고전소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잔인하고 자극적인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이 이야기의 결말도 아이들이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점이 너무 안타깝지만 선택의 기로에서 아마 최선이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저도 엄마가 조금만 더 빨리 와 주었더라면 하고 안타까웠지만, 인생의 타이밍이라는 게 늘 맞지는 않으니까요... 정말 <해님 달님>을 이 시대에 걸맞게 잘 각색한 작품 같습니다. 무엇보다, 흥미진진했고요 ㅎ
민지형 <신데렐라 프로젝트> 작품은 신데렐라 콤플렉스와 반대로 남자와 여자의 역할을 바꾸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여자를 이용해서 지위 상승을 하겠다는 욕심이 없다고 말하는 인사팀장 성훈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여자들의 호감을 사고 그것을 즐긴 점. 상대방이 거부를 하는데도 자기 행동을 돌아보지 않고 마음대로 해석해서 행동하는 모습이 참 짜증이 났어요. 그리고 성훈 동기들의 태도도 전형적인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남자 버전이라 짜증이 나네요. 하지만 인턴들의 태도도 사실 맘에 들지 않아요. 리라의 경우 자신이 전무의 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처음 예은, 하나와의 관계 또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애매해서요. 계단에서 울고, 혼자서 밥 먹고 등. 다른 인턴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 부분들은 어떻게 된 일인지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아서 처음부터 덫이었는지 아니면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의도된 일이라면 정말 리라라는 캐릭터가 싫을 것 같아요.
제가 <신데렐라 프로젝트>를 이제야 읽어서 여태 댓글 다는 걸 미뤄왔는데요. 나르시스님 글을 읽어보니 정말 리라가 처음부터 인사팀장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모습을 보였다고 읽힐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놀라웠습니다. 저는 그저 팀장이 리라에 대한 마음이 생기고 리라의 마음을 오해하게 되는 사건을 작가가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설정을 조금 더 촘촘히 하지 못한 탓이라고만 생각하고 읽었거든요. 만약 이게 다 리라가 짠 판이었다면, 리라의 동기는 뭐였을지도 궁금해지네요 ㅎ
드라마[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보면 손예진 씨가 그런 부분에 대해 내부 고발 같은 행동을 취하는데, 그 결과가 그렇게 흡족하지 않고 상당히 힘들게 힘들게 그 과정을 그리고 있거든요. 그리고 아직도 보통의 현실에서는 그렇다는 것이 화가 나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리라가 권력을 등에 업은 인물이라 가능했을 것 같아서 사실 좀 그래요. 만약에 리라가 전무의 딸이 아니었다면 저도 순수하게 박수를 보냈을 것 같아요. 리라 곁의 또 다른 이쁨을 받던 동료들의 행동도 바로바로 자신이 불쾌함을 말하지 않고 뒤에서 공격하는 형식이라 좀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여자라서 더 당당한 모습을 바랐나 봅니다.
후후. 제가 찐 직장인이라서 그런지 읽으면서 '실제로는 절대 저렇게 못할걸...' 그런 생각 했었어요. 소설속에서 리라는 전무 아빠라는 보호막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평범한 인턴이라면 저렇게 터트리고 입사한다쳐도 뒤에서 쑥덕쑥덕, 많은 과에서 안 받는다고하고, 꼬리표 달려서 다니겠죠... 현실은 소설속보다 더 암울...ㅜㅠ 소설에서나마 터트릴 수 있게하려고 작가님이 전무의 딸로 설정하신걸까 생각해봤습니다 ㅜㅠ
그렇죠. 실제로는 절대 그렇게 못 하죠. 취업 포기한 게 아니라면요... 그 동종업계까지 소문 다 날 텐데... 그리고 아마 회사에서 한동안 '여자 동료들이랑은 밥도 먹지 말고 술도 마시지 말고 마주치지도 마라. 아주 무서워서 살 수가 없다.'는 어이없는 말들이 퍼져나갔겠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서미애 작가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깔끔한 문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울리던 전화가 끊어졌다.」이 대목부터 간담이 서늘했던 것 같아요. 첫 장면에 <해님 달님>을 읽던 양희를 보며 오늘 밤 엄마 대신 집에 올 호랑이는 누구일지 궁금했는데... 그 정체가 참... 씁쓸하네요. 현실에서도 종종 뉴스로 접하는 일이라 더욱 입이 씁니다. 산 목숨 끊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그렇게 간단히 사람을 해치는 사람이라니... 그러고도 자기 얼굴에 긁힌 상처만 신경쓰는 사람이라니... 하지만 양희를 능숙하게 돌보는 상민이를 보면서 안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일이 다 끝나기 전에 엄마가 조금만 더 빨리 와주었더라면 하는 점은 아쉽네요. 아이들이 이 일로 또 다시 평생을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진 않길 빕니다. <해님 달님>의 오누이는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 게 아닐 거라는 상민이의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상민이와 양희는 서로 힘을 합쳐 살아났네요. 엄마도 무사히 아이들을 만났으니, 일단은 해피 엔딩인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은 아빠가 아니고 호랑이야. 엄마를 잡아먹고, 이제 아이들을 잡아먹으려고 온 호랑이. 동화 속에서는 분명 아이들이 살아나고 호랑이가 떨어져 죽었는데……. 그러다 깨달았다. 아이들도 죽었구나.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서 해님 달님이 되었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었어. 하늘에서 내려오는 동아줄 따위는 없었어.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그렇게 죽은 거야. 그래서 해가 되고 달이 되었다고 했던 거야.
모던 테일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서미애 외 지음
저도 어렸을 때 오누이가 하늘로 올라갔다는게 죽은거 아니야? 이 생각 했었어서 반가웠어요. 저는 결말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만약 아빠가 경찰에 잡혔다면 한 몇 년 정도 감옥갔다가 되려 독기 올라서 다시 찾아와서 복수할 것 같아서 찝찝했을것 같아요.
으아... 듣고 보니 그것도 그렇네요. 이 또한 현실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고요 ㅠㅠ
그런 찝찝함은 남을 것 같기는 하네요.
전혜진 <수경- 나선 미궁 속의 여자들> 작품은 제가 [숙영낭자전] 이야기를 잘 몰라서 어떻게 재탄생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유교문화권의 나라에서 부모의 허락이 아닌 자유연애로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선택했다는 것이 문학적으로 큰 가치가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죽임을 당한 숙영낭자를 선군이 돌아와 다시 살리는 것에 대해 도교사상이 접목이 되었다고 적혀 있더라구요.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뭔가 특수효과랑 회상장면 잘 살려서 단편드라마로 만들 수있을법한 느낌입니다. 말씀하셨듯이 이 이야기에 남성들은 거의 부재합니다. 독립적이고 강단있는 모습을 (미국에서) 보여주던 현중도 수경이 한국에 간 이후로는 별로 등장하지도, 도움이 되지도 못하고 오히려 의뭉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네요. 숙영낭자든 춘향이든 고전에서 결국 남성이 등장해서 문제가 해결되는데, 모던 테일답게 여자들이 자기손으로? 문제를 해결?해서 속 시원했습니다.
그러게요. 여성들의 서사를 보여주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가 읽히는 부분이긴 했지만, 현중이 너무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아 이상하기도 했던 작품입니다 ㅎㅎ
이 이야기는 유교문화권은 아니지만 재벌들의 세계에서는 자유연애보다는 가업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결혼하는 것과 비교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부모님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활하던 현중은 수경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자기들끼리 결혼을 하고 아이도 갖게 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수경만 귀국하게 된다. 현중의 어머니인 예희는 수경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 같지만 어딘지 모르게 미심쩍고, 비서 같은 희원은 수경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다. 고전에서는 현중이 돌아와서 수경을 살리고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남자에 의해 숙영이 행복을 찾게 되지만, 수경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현중의 역할은 거의 없다. 할머니가 손주며느리에게 줄 선물이라고 했던 것에 대해 현중은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궁금하다. 희원이 원한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현중이 돌아와 자신과 해피엔딩이 되길 원했을까? 아니면 끊임없는 윤회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일까?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는 삶이 싫었다면 가감하게 벗어나는 방법을 선택하면 되었을 텐데 죽음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는지 그것이 궁금하기는 하다.
ㅎㅎ 여기 반말로 제가 올렸네요. 죄송해요. 블로그랑 같이 올리면서 바빠서 그냥 붙여널기를 했더니 이런 실수를 했네요. 다음부터는 조심하겠습니다.
아닙니다. 댓글도 아니고 책에 대한 감상 적으신 부분인데 문제될 일 있나요 ㅎㅎ 써주시는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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