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2.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D-29
6장 과거의 현재 고대 언어가 주는 가치,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나 가치를 읽었다. 동시에 순간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우리의 고대 언어의 가치를 한자에서 찾아야 할까? 초창기 훈민정음에서 찾아야 할까? 나의 배움의 역사에서 고등학교 때 잠시 고대 가사나 시조를 통해 훈민정음을 잠깐 배우고 말았다. 지금 아이들은 그마저도 선택하지 않으면 우리 고대 한글이 어찌 생겼을까 상상도 하지 않을 것 같다. 산스크리트어가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 lingua franca(공통어)로 쓰였을 것이란 말에 공감한다. 특히 인도 중심으로 한 동쪽 중국, 한반도 일본까지 승려나 지식인들이 꿈꾸던 곳이었으니까 . . . 따라서 단순한 의사소통 뿐만 아니라 당시의 가치와 문화 모든 것을 끌어안고 있었을 것이며, 동시에 인도 고대 자료를 찾다보면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고대사회 역사적 인물이나 평가가 새롭게 나올 것도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날란다 대학의 재설립, 몇십년간 타고 다닌 자전거, 고대 언어로의 길을 열고 이끌어준 외할아버지, 등등 어쩌면 특별한 성공 뒤에는 특별한 지원과 노력, 정성이 있었을 것이다. 한편 기이하고 대단하고, 한편 부럽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여기서 거론되는 꽤 많은 책들이 수업시간에 들어본듯한 책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는 쓸모없는 옛날 책이겠거니 했었던 감상이었다면 지금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짜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한다는 것이다. 나는 과거의 현재를 깨닫기에는 이성도, 감성도 부족했었나보다. ㅠㅠ
1) 열정과 지식인의 의사결정의 합치, 2) 은혜(관용)을 통해 범죄를 죽이는 것이 사회의 의무 3) 조건없는 의무가 사회계약보다 우선한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7장 마지막 기근 기근이 발생하는 과정을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설명해 준다. 국가나 사회에서 조치하지 않아서 생기는 기근의 처참함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광주민주화항쟁의 역사에서도 알 수 있었는데, 벵골의 기근에서도 언론과 권력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8장 벵골과 방글라데시라는 개념 편향성이 가지는 무서운 현실을 보게 되었다. 종교, 민족, 문화 등 자기 편향성에 충실할 때 놓치는 중요한 것들, 때로는 충실한 자기 편향성은 상대의 목숨마저, 존재마저 무너뜨리는 상황을 여기서 마주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약간의 불합리성을 갖고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던 곳에 정치적 편향성, 사회적 권력 지향적인 사람들이 불합리성을 매개로 선동을 하면 사람들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도 새삼 느낀다. 세계 곳곳에서 자치를 주장하고, 전쟁을 불사하는 공동체들이 많다. 내가 듣는 정치적 목소리나 뉴스에서 접하는 것이 아닌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속내는 다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 해 보았다.
9장 저항과 분할 인도와 우리는 식민지 역사를 갖고 있어 꽤 많은 상황들이 동일시하면서 읽게 되는 부분이 있다. 저항이 조직화되기 전에 예방적 조치로 감옥을 가야 하고, 독립을 위해서 서로 다른 종교가 합심하고, 또 한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식민세력에 협조하는 듯 살아가야 하는 딜레마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그들 자신의 문명에서 진정으로 가장 훌륭한 것이자 인간관계의 존엄을 지탱하는 것이 그들이 인도를 통치하는데는 들어오지 않았다는 점 식민지 발전에 기여한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 파렴치한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분명하게 지적하는 멋진 말이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10장 영국과 인도 p. 263,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10장 영국과 인도 우리나라만 식민사관에 의해 일본 덕분에 한반도가 발전의 기틀을 잡았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들어야 하는줄 알았는데 . .. 모든 식민 시절을 겪은 곳에는 이런 해괴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분개하며 읽었다. 저자는 꼼꼼하게 사회학적으로 영국덕분에 인도가 발전했다는 주장을 반박해 가는 과정을 한편 통쾌하게 느끼며 비교적 쉽게 읽어 나갔다. 한편 사회적 대재앙의 경우 민주적 절차와 자유로운 언론이 살아있다면 얼마든지 조치할 수 있음을 너무나 잘 증명해 주었다. 막을 수 있다면, 예방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우리 사회에 대재앙적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순간적 해법과 책임 소재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민주적 절차와 언론의 역할에서 해법을 마련하고 제도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저자가 261~262에서 기근을 예를 들어 설명할 때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맞아요.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죠. 영국이 아니었으면 인도 근대화가 힘들었을 거라는 주장을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리도 해서 이것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았는데.. 여기서 작가가 아주 이모저모 짚어가며 반박하는 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캘커타가 세워진 것이 동인도회사가 이 지역에 글로벌 교역을 처음으로 가져왔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분명했다. 오히려 반대로, 이 지역이 동인도회사에 글로벌 교역을 가져다주었다고 말해야 더 맞을 것이다. 동인도회사가 이미 활발한 경제 활동과 도시 생활의 오랜 역사가 있었던 곳에 들어온 것이었으니 말이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11장, 279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어떤 분석을 읽었는데 그게 틀린 것 같아 보인다면 네가 논증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서일 수도 있으니 확인을 꼭 해봐야 하지만,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주장이 틀렸을 가능성도 간과해선 안 돼. 아무리 다들 믿는 주장이더라도 말이야.”(타파스 마줌다르)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12장, 301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프레지던시 칼리지에 다니던 동안, 아니 사실은 그 전부터도, 나는 사회에서 반대와 불일치가 수행하는 건설적인 역할과 관용과 다원성을 실천하려는 의지의 중요성을 굳게 믿고 있었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12장, 307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마르크스라면 통째로 틀렸다고 생각하는 우파(이것은 매우 잘못된 진단이었다)와 러시아에 압제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민중의 민주적 의지’만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진정한 좌파’(내게는 의아할 정도로 순진한 믿음으로 보였다) 사이에서, 나를 포함해 소수의 몇 명은 갈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 동의받는다는 느낌은 기쁘긴 하지만, 다른 이들의 동의를 얻는 데 덜 의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12장, 309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Kimjin 마찬가지로 이 대목에서도 웃었고요. :)
요즘 SNS에서 '좋아요'에 열광하는 의존적인 우리 모습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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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화요일(7월 16일)은 14장 '초기의 전투'를 읽습니다. 아, 제가 반전이라고 얘기했던 부분이랍니다. 건강 염려증의 승리라고나 할까요? :)
14장은 건강 염려증이 좀 있는 것 같지만 막상 병원은 안 다니고(건강검진 결과에서 이상한 게 나와서 병원 가보라고 해도 안 가고) 인터넷 검색만 열심히 하는(그런 뒤 조언은 실천은 안 하는)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에피소드였습니다(그 생각들의 결론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 병원비가 엄청나게 싸다는 걸 알게 된 뒤로 요즘은 전보다는 병원에 자주 가려고 하고 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중반쯤 읽은 셈인데 신청하셨던 분들 다들 중간 점검 한 번씩 부탁해도 될까요? 이렇게 서로 독려하는 순서도 가져봐요. 하하하!
전 이제 12장이에요. 늦게 시작했지만 술술 읽혀서 조만간 따라잡을 듯해요. ^^
저 13장이요!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다음주 또 통째로 출장이라 저 벽돌책을 가져갈수도 없고...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정도면 가방에 넣고 갈 정도의 무게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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