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2.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D-29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권리 자체가 매우 적은 사람들을 보호하려면 물론 입법이 필요하지만, 존재하는 법률조차 어떤 사람들에게는 문맹이나 극빈곤 등의 장애물 때문에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 그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법이 있어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17장, 412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몇몇 친구는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 덕분에, 몇몇 친구는 고향 사람이어서, 몇몇 친구는 정치적인 친밀성 덕분에, 또 몇몇 친구는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가까워졌다. 그리고 방사선 치료 센터 의사 선생님들처럼 어떤 경우에는 나의 심각한 취약성 덕분에 우정이 생겨나기도 했다. 케임브리지에서의 삶을 돌아보니, 강함만이 아니라 취약성도 사람들을 가깝게 묶어주는 데 훌륭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정말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17장, 421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또 20일이 되니까,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8월에 읽을 열세 번째 벽돌 책은 무엇을 읽을까? 8월에는 날도 덥고 또 아직까지 여러분이 『화석 자본』의 후유증을 호소하셔서 조금 가벼운 벽돌 책을 읽어볼까요? 1. 후보 가운데 하나는 폴 오스터의 『4321』(열린책들)을 함께 읽으면서 떠올렸던 필립 로스의 '미국 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작품 『미국의 목가』(문학동네)입니다. 국내에서는 두 권, 352쪽 + 308쪽으로 나왔습니다. 벽돌 책으로 하기엔 약하지만(?) 또 찾아서 읽기가 힘든 작품이기도 하죠. 알다시피, 필립 로스는 미국 현대 문학의 대표 작가로 꼽히죠. 이 작품은 그에게 퓰리처 상의 영예를 안겼습니다. 로스는 『미국의 목가』 이후에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휴먼 스테인』으로 이어지는 '미국 3부작'으로 불리는 작품을 잇따라 발표했고 모두 호평을 받았죠. 『미국의 목가』는 로스 자신이 '대표작'이라고 언급하며 애정을 투사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4321』을 읽으면서 이 작품을 떠올렸던 건, 1960년대 말로 중요한 시대적 배경이 겹치기 때문이었어요. 『4321』을 함께 읽었던 분들이라면, 자연스럽게 두 작품의 시선을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은 비교 독서 경험을 줄 겁니다. 그간, 벽돌 책 공식 모임에서는 소설은 한 번도 다룬 적이 없어서 이렇게 정색하고 읽기 전에는 선뜻 손에 들기 어려운 두꺼운(?) 고전(하지만, 주로 현대 소설)을 읽어보면 어떨까 해서요. 2. 두 번째는 지금 읽고 있는 플로리안 일리스의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문학동네)입니다. 1929년부터 1939년까지의 시기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둔 시기이기도 합니다. 20세기에 문명이 어떻게 파국으로 돌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때니까요. 이 책은 그 시기를 살아갔던 사람(하지만, 유명인)의 이야기를 마치 사진 한 장, 한 장을 모자이크처럼 모아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제시해서 그 시대 전체 그림을 저마다 그려보길 권합니다. 플로리안 일리스의 『1913년 세기의 여름』을 재미있게 읽었던 분이라면, 당연히 이 책도 흥미로울 테고요. 이 책으로 일리스를 만나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일 테고요. 현재로서는 이 두 책이 가장 마음이 가는 책입니다. 두 책 중 더 관심이 가는 걸 언급해 주셔도 좋고, 다른 책을 제안해 주셔도 좋습니다. 참, 두 책 모두 @장맥주 작가님 기준 벽돌 책(700쪽 이상)은 아닙니다. (실망하지 마세요! 무시무시한 후보는 많습니다!)
[세트] 4 3 2 1 1~2 세트 (양장) - 전2권반세기 넘도록 소설, 에세이, 시나리오를 넘나들며 발군의 기량을 발휘해 온 폴 오스터. 오늘날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가 국내에서 10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을 선보인다.
미국의 목가 1 (양장)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에게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그의 대표작이다. 필립 로스는 <미국의 목가>를 시작으로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와 <휴먼 스테인>으로 이어지는 '미국 3부작'을 발표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의 목가 2 (양장)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에게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그의 대표작이다. 필립 로스는 <미국의 목가>를 시작으로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와 <휴먼 스테인>으로 이어지는 '미국 3부작'을 발표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미국의 역사가 사회뿐 아니라 그 구성원인 힘없는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꾸준히 파헤쳐온 필립 로스가 1998년 발표한 장편소설로, <미국의 목가> <휴먼 스테인>과 함께 일명 '미국 3부작'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휴먼 스테인 1 (양장)퓰리처상 수상 작가 필립 로스의 대표작. 1990년대를 배경으로 도덕적 위선과 폭력 등으로 얼룩진 현대 미국 사회의 음울한 표정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미국 사회에 여전히 잔재하는 인종, 계층 갈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집단에 의해 난도질당한 개인의 상처를 쓰다듬는 한편 '오점 없는 사람들'의 위선과 분노를 비판한다.
휴먼 스테인 2 (양장)퓰리처상 수상 작가 필립 로스의 대표작. 1990년대를 배경으로 도덕적 위선과 폭력 등으로 얼룩진 현대 미국 사회의 음울한 표정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미국 사회에 여전히 잔재하는 인종, 계층 갈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집단에 의해 난도질당한 개인의 상처를 쓰다듬는 한편 '오점 없는 사람들'의 위선과 분노를 비판한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1913년 세기의 여름』으로 전 세계 지식인들의 열광적인 찬사를 받은 플로리안 일리스의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세계사적으로 가장 불행했던 시기라고 할 만한 제1차세계대전 이후부터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의 10년 동안인 1929년~1939년까지의 기간을 다룬다.
1913년 세기의 여름2013년 논픽션 부문 독일 최고의 화제작. 1913년 유럽 사회의 풍경을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나누어 그려나간다. 날씨로 보면 1913년 여름은 끔찍했다. 이상기후 속에서도 유럽의 문화는 독특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YG님~ 다른 무시무시한 후보 말구 이 두 책 중에 하나로 정해주세요~~ 경량벽돌 조아요오ㅎ.ㅎ)/
홉스봄의 역사3부작과 폴오스터의 뉴욕3부작, 필립로스의 미국3부작을 읽어볼까요? 아니면 홉스봄의 역사책들과 플로리안 일리스의 책 두 권으로 세계사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전 문학도 역사도 많이 경험이 부족한 이과생이어서 둘 다 환영합니다.
개인적으로 필립로스책은 많이 읽었어서 제가 모르는 작가인 플로리안 일리스 책이 더 끌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ㅎㅎ 엊그제 뉴욕타임즈선정21세기최고의 책(하지만 선정의 기준은 무엇인지 알수없고 ㅋㅋ) 정리해주신 노션을 보면서 내가 너무 필립로스 무거울거같다고 피하고 있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마침 보여서 반갑습니다 ㅋㅋ 관심있던 책이라 둘다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역시 모임에서는 손안가는 책이 최고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https://jyjeon.notion.site/21-100-c157adaaf1a64424a08cfd69cd4d1659
아앗! 이렇게 좋은 걸 정리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21세기 100권 선정한 거 타임즈 북리뷰 인스타에서 보고 볼 책이 많다고 좋아하고 있었어요^^;;
어떤 멋진분이 정리해주셨더라구요 ㅎㅎ 저도 감사히 가져왔습니다 함께 읽어요!!
<1913년 세기의 여름>을 재밌게 읽어서 일리스 책이 더 끌리긴 합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주말에는 따라오시는 분들을 배려해서 함께 읽기 일정을 잠시 쉬었어요. 오늘 월요일(7월 22일)은 18장 '어떤 경제학인?'를 읽습니다. (이번 주 주말까지 4부를 마무리하는 일정이니 참고하세요.) 4부에서는 경제학도에서 경제학자로 성장하는 센의 이야기를 통해서 센이 생각하는 경제학에 대한 고민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18장은 그 프롤로그 같은 장이니 흥미롭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에서 인상적인 인물 투톱 중 한 분이었던 조앤 로빈슨 교수님 18장에서 다시 뵈어 반가웠습니다. 한창 카리스마 뿜뿜하실 무렵이셨던 것 같네요. “함께 신고전 경제학의 관짝에 마지막 못을 박자”... 말씀도 카리스마 있게 하시네요. 박사 학위 논문에 대한 여러 스승의 조언들이 웃기면서도 부럽습니다. 적절한 조언들이구먼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화요일(7월 23일)은 19장 '유럽은 어디인가?'를 읽습니다. 이 장에서 센은 십시일반 생활비를 모아서 이른바 유럽 배낭 여행을 합니다.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 산책』의 40년 아니 20년 전의 버전이라고나 할까요? '하나의 유럽'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빌드 업하는 장이기도 하니, 그 점에도 초점을 맞추고 읽어보세요.
캠브리지에 와서 다소 시시콜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오고 약간 name-dropping같지만 결국 그만큼 자기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을 향한 애정이 보여서 뭔가 뭉클했어요. 특히 여러 업적에도 불구하고 두번 이혼하면서 자신의 전남편 이름으로 publish되고 외롭게 살다 죽었지만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 세상에는 더 중요한 게 많다고 겸손하게 말한 그의 친구에 대한 추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뛰어나고 총명한 여성들이 '겸양'이라는 미덕의 사회적 강요 때문에 너무 밀려난 게 아닌가 싶었던 작가의 우려가 다시 생각나네요.
여행기를 쓰셨어도 빌 브라이슨 못지않게 잘 쓰셨을 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인도 두 친구의 북유럽 여행기 뭐 그런 걸로요. 스웨덴이나 폴란드 에피소드는 웃기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요. ‘하투 바부’ 이야기는 유머러스하면서도 교훈적입니다. 경제학자가 되지 못했다면 여행사를 차리셨을 거라니 여행도 되게 사랑하셨나 봐요. 그런데 이분도 완전 핵인싸 아닙니까? 에릭 홉스봄의 이름이 이런 식으로 튀어나올 줄 몰랐습니다. ^^;;;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센이 영향을 많이 받은 3인방 가운데 마르크스 경제학자였던 모리스 돕에게는 걸출한 제자가 두 명 있었답니다. 그 가운데 한 명은 경제학자 센, 다른 한 명이 역사학자 홉스봄이었다는군요. 그러니까, 둘은 무협지 식으로 말하면 사제 간이었던 셈이죠.
햐. 자기 제자가 막 아마르티아 센이고 에릭 홉스봄이고 그러면 기분이 어떨까요. 대단합니다.
ㅋㅋㅋ 저도 히치하이킹 수염 이야기와 열띤 인류학 강의의 결론이 너무 웃겼어요.
사실 한이 맺힌 사람이 썼다면 같은 에피소드라도 굉장히 씁쓸하게 쓸 수 있었을 에피소드 같아요. 즐겁고 심지어 훈훈하게 들리게까지 쓴 데서 센의 인덕에 대해서도 좀 알게 되는 기분입니다. ^^
반갑습니다. 이곳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싶어서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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