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 진행자가 다시 말했다. "아, 네, 그러니까, 선생님께서는 고향, 혹은 집이라는 개념이 없으시군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뇨, 오히려 반대예요. 고향이 하나보다 많은 거지요. 고향이나 집이 단 하나여야 한다는 진행자님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진행자는 전혀 납득이 안 되는 눈치였다.
'나의 단 하나의 무언가'를 끌어내려는 다른 질문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보려는 내 노력은 이제껏 비슷한 패배를 경험했다. (...) 그래도 음식에 대해서는 운이 좋으면 진행자가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가주기도 했지만, 더 진지한 주제인 '고향'이나 '집'에 대해서는 결코 그렇지 못했다. "정말로 선생님께서 고향이나 집이라고 생각하시는 어떤 특별한 장소가 분명히 있긴 있으시겠지요?" ”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6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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