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2.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D-29
아, 그런 의미에서라면 저도 완전히 동의합니다.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라는 그의 말도 좋아하고, 그 말을 가장 잘 실천한 분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이 그립습니다.
지금 제가 병행(병렬) 독서하는 책 가운데 인류학자 웨이드 데이비스의 『사물의 표면 아래』(아고라)가 있어요. 데이비스의 묵직한 에세이 모음인데요. 이 책의 중간쯤에 실린 「어머니 인도」는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의 1부, 2부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네요. 『사물의 표면 아래』도 좋으니 한번 살펴보세요. (지금 독서 모임도 진행 중입니다.)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인류학은 사물의 표면 아래에 있는 것을 드러낸다.” 문화다양성과 생명권 수호의 최전선을 지키는 ‘행동하는 인류학자’ 웨이드 데이비스의 『사물의 표면 아래』는 인류학의 렌즈로 우리 삶과 세계를 들여다본다.
또 솔깃하네요. 유혹… 결국 당할것 같아요.
간디, 타고르와 함께 기억해야 할 인도의 지식인-운동가 가운데 B. R. 암베드카르가 있습니다. 제가 세상만사에 모두 촉을 세울 때(지금은 아닙니다;) 암베드카르의 평전을 두 권 읽어본 적이 있어요. 암베드카르는 6장에 이어서 이 책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26장에도 중요하게 다시 한번 언급되니 이참에 이름을 기억해 두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몰랐던 책인데 그래픽 노블 평전도 나왔나 봐요.
암베드카르 평전 - 간디와 맞선 인도 민중의 대부인도 사회의 최하층민인 불가촉민으로 태어나 불가촉민을 위해 평생을 바친 사회개혁가 암베드카르의 평전. 우리에게는 생고하지만 인도에서는 간디와 네루와 함께 널리 존경받는 인물, 암베드카르의 삶과 사상 그리고 당시 인도의 정치적 상황을 그린다.
암베드카르 - 인도 불가촉천민 해방자.현대 인도불교의 중흥자불가촉천민 해방자이자 현대 인도불교의 중흥자이며 현대 인도헌법의 아버지로 알려진 암베드카르의 평전. 현대 인도헌법의 초안자이자 학자이며 행정가이기도 했던 암베드카르는 자신이 불가촉천민 태생으로서 불평등과 차별에 고통 받는 불가촉천민들의 인권을 위해 인도의 불합리한 제도와 힌두전통에 저항했던 성자적 생애로 유명한 인물이다.
버려진 자들의 영웅 - 차별에 맞선 위대한 혁명가 빔 암베드카르아트 슈피겔만의 <쥐&gt, 조 사코의 &lt팔레스타인glt, 마르잔 사트라피의 &lt페르세폴리스&gt, 디디에 르페브르, 에마뉘엘 기베르의 &lt평화의 사진가&gt. 만화 장르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 작품들과 함께 CNN이 ‘정치 만화 Top 5’로 선정한 책이다.
인도 전통 중에서 인간을 분할해서 보는 것과 관련된 거대한 악습, 즉 카스트 제도나 불가촉천민이라는 범주 등이 붓다와 붓다가 일으킨 불교 전통에서는 강하게 거부되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러한 분할적 악습에 맞서 싸운 20세기 지식인 B. R. 암베드카르는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드러내기 위해 불교로 개종하기도 했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178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계속 읽을 책이 늘어만 가네요 ㅠ 그래도 좋은 책들 추천 항상 감사드립니다~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에 대해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이 책과 다른 책들도 기회 되면 읽어 보고 싶습니다.
6장 과거의 현재 아래 부분들을 읽으며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데, 붓다에 대해 사상적으로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 붓다의 접근은 어떤 입장을 받아들이고 어떤 입장을 거부할 때 이성에 초점을 두며, 논증되지 않은 믿음에 호소하지 않는다. 붓다도 형이상학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윤리적 결론을 주장할 때 그러한 형이상학을 받아들이는 것을 조건으로 걸지 않는다. 오히려 각각의 윤리적 결론이 이성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요구한다."(162쪽) "종교의 질문을 “신이 있는가?”에서 신이 있든 없든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로 바꾼 사람이 붓다였다."(163쪽)
내가 생애에 걸쳐 할 수 있었던 얼마 안 되는 일들을 돌아보니, 크게 둘로 나눌 수 있고 둘 다 학창 시절에 토대가 꽤 단단하게 확립되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는 추상적인 논증(사회 정의의 개념에 대한 탐구나 사회적 선택의 여러 경로를 공리, 정리, 증명을 통해 탐험하는 것 등)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의 실질적인 문제들(기아, 굶주림, 경제적 박탈, 그리고 계급, 성별, 카스트에 따른 불평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6장, 166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인간 상호 간의 접촉을 촉진하는 데 교역과 상업이 갖는 중요성에만 너무 초점을 둔 나머지 사람들이 경계를 넘어 상호작용하도록 촉진한 또 다른 영향들은 가치 절하되고 있지 않은 지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6장, 179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싼스크리트와 수학과 불교, passion과 intellectual reflection 의 reconciliation , 등등, 이렇게 세계와 인간문제를 여러 시각에서 바라보면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하는 챕터네요. 노벨 박물관에 본인의 자전거를 기부한 내용이 좋았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화요일(7월 9일)은 2부를 시작합니다. 7장 '마지막 기근'을 읽습니다. 7장은 1943년 벵골 대기근을 센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어요. 센은 기근이 단지 식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 민주주의와 실질적(경제적,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과 기근 사이의 문제를 오랫동안 숙고해왔고 실제로 이에 대한 독창적인 결론의 연구로도 유명합니다. 7장은 자기가 직접 겪은 벵골 대기근과 이후 자기의 연구 성과를 요령 있게 정리해 놓았어요. 이 책은 이런 식의 서술이 아주 돋보입니다. 회고록과 자기의 연구 질문과 연구 내용 그리고 잠정적 메시지를 통합해서 정리하는 식이죠. 이 책이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센의 평생에 걸친 고민의 정리판으로 읽히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7장에 나오는 어린 시절의 벵골 대기근 목격담은 『자유로서의 발전』에도 잠깐 나옵니다. 하지만 회고록 쪽이 훨씬 자세한 것 같네요. 벵골 대기근으로 사망한 사람이 200만~300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얻어온 음식을 아이에게 주지 않고 자신이 먹으면서 목 놓아 우는 어머니의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저는 『팔과 다리의 가격』을 쓰면서 북한의 고난의 행군 경험담을 취재했었어요. 사람이 굶으면 순서대로 윤리의식과 위생관념, 수치심, 현실감각이 사라지고, 많은 사람이 오래 굶으면 그보다 좀 더 괴상하고 폭력적인 일들이 일어납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쓴 장 지글러는 고난의 행군 사망자 수를 200만 명이라고 주장하는데, 그건 좀 지나치게 부풀려진 숫자 같고, 한국 통계청은 33만 명 정도로 추산합니다. 통일연구원은 그보다 좀 더 많은 숫자인 63만~69만 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자유로서의 발전아시아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의 ‘마더 테레사’, 아마티아 센. 그가 평생에 걸쳐 추구한 웅대한 문제의식의 결정판으로서, 민주주의와 자유의 확장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의 목표임을 실증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팔과 다리의 가격 - 지성호이 사람 시리즈. 이 시대 가장 첨예한 현실의식을 가진 작가 장강명이 소년 지성호 이야기를 토대로 쓴 논픽션이다. 그는 그저 눈을 감고 수많은 사람들이 잘못 없이 굶어 죽은 비극에 대해 더 슬퍼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개정증보판2000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 지글러가 기아의 실태와 그 배후의 원인들을 대화 형식으로 알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해놓고 있는 책.
저에게는 2부에서 다룬 벵골 대기근, 다문화적인 벵골, 힌두-파키스탄 분할, 영국과 인도에 대한 내용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였어요. 인도 출신, 좌파 경제학자, 후생(복지)경제학, 다양성 같은 센의 키워드를 설명하는 역사적 사상적 배경을 알게 되어 뜻 깊은 독서였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수요일(7월 10일)은 8장 '벵골과 방글라데시라는 개념'을 읽습니다. 이 장에서는 힌두/이슬람 종교 정체성에 따라서 쪼개지는 인도를 특히 벵골 지역의 사정에 초점을 맞추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뜻밖에 인도 대륙이 한반도와 겹치는 부분이 많은 것도 같아서 흥미로웠어요.
8장과 직접 연결된 아마르티아 센의 책이 바로 『정체성과 폭력』(2006)입니다.
정체성과 폭력 - 운명이라는 환영자신이나 타인을 종교나 민족, 문명 등 어느 하나의 정체성에만 의거해 바라볼 때,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진 인간의 존재는 끔찍하게 축소되고 만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적 세계화와 종교 근본주의, 테러리즘, 정치적 다문화주의, 역사적 탈식민주의 등 기존의 주제들을 재검토하고 재평가한다.
저도 역시 인도도 식민지를 겪어서 한국의 역사와 비슷한 점을 많이 보게되네요. 그리고 “Engineered divisions and cultivated hostility “ 이 구절이 안타깝게도 현재에도 정치적으로 많이 쓰여지는 것 같아요.
저도요. "만들어진 분열과 육성된 적대가 일으키는 야만적인 공포" 밑줄그었어요. 현재에도 충분히 울림을 가지는 말... 불행하게도...
그러게요.. 피식민지였던 국가들은 겹쳐보이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ㅜㅜ 예전에 역사시간에 제1차세계대전에서 미국이 다른 유럽국가와 다르게 식민지가 없어서 좀 다른 입장이었다는 영국인 역사 선생님의 발언에 대해 제가 '미국 자체가 거대한 식민지 아닌가요? Native American들의 땅을 아예 뺏아간?'이라고 반문한 적 있어요. 물론 어떤 의미로 그 얘기를 한지 알았지만..;; 그래도 미국은 식민지가 없었다는 말은 어폐가 있다고 봤어요. 가끔 미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에게 'Speak American (English), why don't you?'라는 식의 핀잔을 들으면 Randall Munroe의 홈페이지 xkcd에서 본 만화 National Language를 보여주고 싶어져요. https://xkcd.com/84/
8장 읽었습니다. 인도도 복잡한 곳이지만 벵골은 더 복잡한 곳 같네요.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비판해줘서 반가웠습니다. 저는 이 책 좀 시시하게 읽었는데 자주 언급되는 책의 반열에는 확실히 오른 것 같네요.
문명의 충돌21세기 미국의 대외전략에 관한 대책을 제시한 책으로, 장래 세계는 이념의 틀이 아닌 문명의 틀로 움직여 나갈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1993년 「포린 어페어즈」에 같은 제목의 논문으로 기고해 세계 각국의 지식인과 정치인들 사이에 커다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이슬람 문화를 잠재적 적대세력으로 간주하는 바람에 이슬람 ...
기아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충분한 식품을 구매할 수 없어서 발생한 현상이었지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식품량이 충분하지 못해서 발생한 현상이 아니었다. 나는 1970년대 세계 곳곳의 기근을 연구하면서 '가용한 총식품량(food availability)'이 아니라 각 가정이 가지고 있는 '식품 접근 역량(food entitlement)'에 초점을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190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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