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2.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D-29
계속 읽을 책이 늘어만 가네요 ㅠ 그래도 좋은 책들 추천 항상 감사드립니다~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에 대해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이 책과 다른 책들도 기회 되면 읽어 보고 싶습니다.
6장 과거의 현재 아래 부분들을 읽으며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데, 붓다에 대해 사상적으로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 붓다의 접근은 어떤 입장을 받아들이고 어떤 입장을 거부할 때 이성에 초점을 두며, 논증되지 않은 믿음에 호소하지 않는다. 붓다도 형이상학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윤리적 결론을 주장할 때 그러한 형이상학을 받아들이는 것을 조건으로 걸지 않는다. 오히려 각각의 윤리적 결론이 이성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요구한다."(162쪽) "종교의 질문을 “신이 있는가?”에서 신이 있든 없든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로 바꾼 사람이 붓다였다."(163쪽)
내가 생애에 걸쳐 할 수 있었던 얼마 안 되는 일들을 돌아보니, 크게 둘로 나눌 수 있고 둘 다 학창 시절에 토대가 꽤 단단하게 확립되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는 추상적인 논증(사회 정의의 개념에 대한 탐구나 사회적 선택의 여러 경로를 공리, 정리, 증명을 통해 탐험하는 것 등)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의 실질적인 문제들(기아, 굶주림, 경제적 박탈, 그리고 계급, 성별, 카스트에 따른 불평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6장, 166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인간 상호 간의 접촉을 촉진하는 데 교역과 상업이 갖는 중요성에만 너무 초점을 둔 나머지 사람들이 경계를 넘어 상호작용하도록 촉진한 또 다른 영향들은 가치 절하되고 있지 않은 지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6장, 179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싼스크리트와 수학과 불교, passion과 intellectual reflection 의 reconciliation , 등등, 이렇게 세계와 인간문제를 여러 시각에서 바라보면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하는 챕터네요. 노벨 박물관에 본인의 자전거를 기부한 내용이 좋았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화요일(7월 9일)은 2부를 시작합니다. 7장 '마지막 기근'을 읽습니다. 7장은 1943년 벵골 대기근을 센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어요. 센은 기근이 단지 식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 민주주의와 실질적(경제적,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과 기근 사이의 문제를 오랫동안 숙고해왔고 실제로 이에 대한 독창적인 결론의 연구로도 유명합니다. 7장은 자기가 직접 겪은 벵골 대기근과 이후 자기의 연구 성과를 요령 있게 정리해 놓았어요. 이 책은 이런 식의 서술이 아주 돋보입니다. 회고록과 자기의 연구 질문과 연구 내용 그리고 잠정적 메시지를 통합해서 정리하는 식이죠. 이 책이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센의 평생에 걸친 고민의 정리판으로 읽히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7장에 나오는 어린 시절의 벵골 대기근 목격담은 『자유로서의 발전』에도 잠깐 나옵니다. 하지만 회고록 쪽이 훨씬 자세한 것 같네요. 벵골 대기근으로 사망한 사람이 200만~300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얻어온 음식을 아이에게 주지 않고 자신이 먹으면서 목 놓아 우는 어머니의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저는 『팔과 다리의 가격』을 쓰면서 북한의 고난의 행군 경험담을 취재했었어요. 사람이 굶으면 순서대로 윤리의식과 위생관념, 수치심, 현실감각이 사라지고, 많은 사람이 오래 굶으면 그보다 좀 더 괴상하고 폭력적인 일들이 일어납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쓴 장 지글러는 고난의 행군 사망자 수를 200만 명이라고 주장하는데, 그건 좀 지나치게 부풀려진 숫자 같고, 한국 통계청은 33만 명 정도로 추산합니다. 통일연구원은 그보다 좀 더 많은 숫자인 63만~69만 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자유로서의 발전아시아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의 ‘마더 테레사’, 아마티아 센. 그가 평생에 걸쳐 추구한 웅대한 문제의식의 결정판으로서, 민주주의와 자유의 확장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의 목표임을 실증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팔과 다리의 가격 - 지성호이 사람 시리즈. 이 시대 가장 첨예한 현실의식을 가진 작가 장강명이 소년 지성호 이야기를 토대로 쓴 논픽션이다. 그는 그저 눈을 감고 수많은 사람들이 잘못 없이 굶어 죽은 비극에 대해 더 슬퍼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개정증보판2000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 지글러가 기아의 실태와 그 배후의 원인들을 대화 형식으로 알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해놓고 있는 책.
저에게는 2부에서 다룬 벵골 대기근, 다문화적인 벵골, 힌두-파키스탄 분할, 영국과 인도에 대한 내용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였어요. 인도 출신, 좌파 경제학자, 후생(복지)경제학, 다양성 같은 센의 키워드를 설명하는 역사적 사상적 배경을 알게 되어 뜻 깊은 독서였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수요일(7월 10일)은 8장 '벵골과 방글라데시라는 개념'을 읽습니다. 이 장에서는 힌두/이슬람 종교 정체성에 따라서 쪼개지는 인도를 특히 벵골 지역의 사정에 초점을 맞추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뜻밖에 인도 대륙이 한반도와 겹치는 부분이 많은 것도 같아서 흥미로웠어요.
8장과 직접 연결된 아마르티아 센의 책이 바로 『정체성과 폭력』(2006)입니다.
정체성과 폭력 - 운명이라는 환영자신이나 타인을 종교나 민족, 문명 등 어느 하나의 정체성에만 의거해 바라볼 때,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진 인간의 존재는 끔찍하게 축소되고 만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적 세계화와 종교 근본주의, 테러리즘, 정치적 다문화주의, 역사적 탈식민주의 등 기존의 주제들을 재검토하고 재평가한다.
저도 역시 인도도 식민지를 겪어서 한국의 역사와 비슷한 점을 많이 보게되네요. 그리고 “Engineered divisions and cultivated hostility “ 이 구절이 안타깝게도 현재에도 정치적으로 많이 쓰여지는 것 같아요.
저도요. "만들어진 분열과 육성된 적대가 일으키는 야만적인 공포" 밑줄그었어요. 현재에도 충분히 울림을 가지는 말... 불행하게도...
그러게요.. 피식민지였던 국가들은 겹쳐보이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ㅜㅜ 예전에 역사시간에 제1차세계대전에서 미국이 다른 유럽국가와 다르게 식민지가 없어서 좀 다른 입장이었다는 영국인 역사 선생님의 발언에 대해 제가 '미국 자체가 거대한 식민지 아닌가요? Native American들의 땅을 아예 뺏아간?'이라고 반문한 적 있어요. 물론 어떤 의미로 그 얘기를 한지 알았지만..;; 그래도 미국은 식민지가 없었다는 말은 어폐가 있다고 봤어요. 가끔 미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에게 'Speak American (English), why don't you?'라는 식의 핀잔을 들으면 Randall Munroe의 홈페이지 xkcd에서 본 만화 National Language를 보여주고 싶어져요. https://xkcd.com/84/
8장 읽었습니다. 인도도 복잡한 곳이지만 벵골은 더 복잡한 곳 같네요.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비판해줘서 반가웠습니다. 저는 이 책 좀 시시하게 읽었는데 자주 언급되는 책의 반열에는 확실히 오른 것 같네요.
문명의 충돌21세기 미국의 대외전략에 관한 대책을 제시한 책으로, 장래 세계는 이념의 틀이 아닌 문명의 틀로 움직여 나갈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1993년 「포린 어페어즈」에 같은 제목의 논문으로 기고해 세계 각국의 지식인과 정치인들 사이에 커다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이슬람 문화를 잠재적 적대세력으로 간주하는 바람에 이슬람 ...
기아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충분한 식품을 구매할 수 없어서 발생한 현상이었지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식품량이 충분하지 못해서 발생한 현상이 아니었다. 나는 1970년대 세계 곳곳의 기근을 연구하면서 '가용한 총식품량(food availability)'이 아니라 각 가정이 가지고 있는 '식품 접근 역량(food entitlement)'에 초점을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190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늦게 시작하여 뒤따라 가고 있습니다. 1장 후기 입니다. 따뜻한 회고록이라는데 공감합니다. 서문과 1장을 읽은 첫인상은 매우 긍정적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는 분이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좋은 책과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 가장 크게 다가온 이야기는 아웅 산 수 치와 로힝야족에 대한 이야기, 학교이야기였습니다. 학교 이야기는 우수한 아이들이 모여 열정적인 선생님들과 똑똑함과 성적을 위해 나아가던 학교보다 호기심을 키워주었던 학교 이야기는 이제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그 당시 인식을 생각해보면 역시 현명한 학생이었음을 알게 해 줍니다. 제일 큰 감동과 깨달음은 아웅 산 수 치의 업적과 노력에 대한 칭송, 하지만 그 잘못을 냉철하게 비판해 주는 그 따뜻한 이중성이 너무나 맘에 들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내가 ~~편이라 하면 그 사람에 대해서 비판하면 안되는 것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심한 편이라 이런 측면이 빨리 우리사회에서도 자리잡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 보게 됩니다.
아, 늦게 시작하셨군요. 3장부터는 본격적으로 따뜻함에 재미까지 덧붙어서 책 읽는 속도가 납니다. 얼른 따라오세요!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더 통합적이고 더 폭넓은 이야기를 암시하는 실마리를 놓치려야 놓칠 수가 없다. 서로와의 접촉을 통해 배워 나갈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성찰을 자극하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건설적인 경험일 수 있다. (서문 p.20)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7장 마지막 기근 "도시 인구, 특히 캘커타 인구가 충분한 식량을 가질 수 있게 하려고 정부는 캘커타의 상점들이 낮은 가격으로 식량을 판매하도록 가격 통제를 실시했다. 낮은 가격으로 식량을 분배하는 이 시스템은 캘커타 인구 거의 전체를 포괄했다. 그리고 캘커타 인구 전체에게 식품을 분배하는 데 필요한 식량은 농촌의 시장에서 가격이 얼마든지 간에 돈을 내고 조달해왔다. 이는 농촌의 식품 가격을 더 밀어 올렸고 농촌의 빈곤과 기아는 더 악화되었다. 그러는 동안 도시 사람들은 통제 가격으로 식품이 분배되는 상점에서 사실상 엄청난 정부 보조를 받아 싸게 식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즉 농촌의 고통이 정부의 정책 때문에 한층 더 심화되었던 것이다."(191쪽) "웨스트민스터 의회는 벵골 기근의 재앙을 논의하지 않았을까? 거의 기근이 끝난 1943년 10월까지는 논의하지 않았다. 그때까지는 기근에 대한 소식이 영국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면밀하게 통제되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데, 인도는 전근대적인 통치 체제였다 치더라도 인도의 통치를 관장하던 영국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정치 체제를 가진 국가였기 때문이다."(193쪽)
모든 기근이 그렇듯이 1943년의 벵골 대기근도 계급 기반의 재앙이었다. 우리 집과 우리 학교 학생들의 집도 포함해서 상대적으로 살 만한 집 사람들은 수백만 명이 사망한 재앙에서 생존하는 데 그리 어려움이 없었다.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7장, 195쪽, 아마르티아 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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