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단편> 나는 인성에 비해 잘 풀린 걸까?

저는 사실 이 책에서 <피아노>를 제일 먼저 읽었었어요. 제목에 제일 끌렸거든요. 월급 사실주의와 피아노가 어떤 관계일지 궁금했어요. 지금은 보기 힘든, 진정한 '어른'이 되고자 애쓰는 혜심의 담담한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공부방'이라는 직종의 현실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월급 사실주의'라는 게 이런 글을 말하는 거구나하고 단박에 느낌이 왔어요.

“병실에선 죄다 마스크 벗고 있잖아요. 복도에서만 쓰는 거, 사실 요식행위 아닌가요? 이렇게 비합리적인 일이 어디 있어요? 이건 뭐 완전히 환자 건강에 해를 가하는 거지 어떻게……” 민선생 뒤로 다가간 지현은 이승미의 입이 움직이는 모양을 가만히 보았다. 요식행위, 비합리적, 환자의 건강에 해를 가하는…… 그 입에서 나오는 말들을 들으며 지현은 자신의 직감이 맞았음을 알았다. 이승미라는 이름의 이 여자, 보통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문어체를 쏟아내는 이 여자는 지현이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과거 한때, 지현과 여자가 중학생이라 불리던 시절에 잠깐 동안 우정을 나누었던 인물. -정아은 <두친구> -

이 책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읽은 글의 마지막이 열린 결말이네요. 마치 '월급 사실주의'가 계속 될 거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지현은 '특급 한우 세트'를 결국 받았을까요? 전 지하철이 암흑으로 변하는 지하 구간으로 접어들면서 지현의 마음은 결국 안 받는 쪽으로 기울었을 것 같아요. 중학교 시절 느꼈던 승미에 대한 반항감, 거부감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것 같아서요.

저도요...일단 가볍지 않은 선물을 보낸 의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라면 받는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 같아요.

문제 6) ‘월급사실주의 동인 작가님들을 알리는 실없는 퀴즈’ 여섯 번째입니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다섯 번째 단편은 정아은 작가님의 「두 친구」입니다. 정아은 작가님은 월급사실주의를 기획할 때부터 꼭 모시고 싶었던 작가님이세요. 『잠실동 사람들』을 주변에 얼마나 추천했는지 모릅니다. 2010년대 한국 사회 부동산과 사교육 문제를 이렇게 생생하고 날카롭게 묘파한 작품을 저는 전에 보지 못했습니다. 정 작가님은 2023년에는 단편 작업을 하지 않으신다며 거절하셨지요. 하지만 저는 장강명, 포기를 모르는 남자입니다. 2024년에 또 부탁드려서 이번에는 승낙을 받았습니다. 야호! 정아은 작가님과는 가끔 뵙고 맥주를 마시게 되는데, 올해 4월 말에도 김근태기념도서관에서 함께 북토크 행사를 하고 뒤풀이를 했네요. (김근태기념도서관은 북한산국립공원 등산로 입구에 있는 아주 멋진 도서관이랍니다. 홍익대 교수로 재직 중인 홍규선 건축사님이 설계했는데, 디자인도 예쁘고 책 큐레이션도 참 좋습니다. 근처에 등산객들을 위한 가성비 맛집도 엄청 많습니다.) 문제입니다. 김근태기념도서관에서 주말 행사를 마친 저희들은 하산하는 등산객들로 북적이는 식당에 갔는데요, 어느 식당에서 뭘 먹었을까요? ① 도봉산4나길 43 ‘도봉산 만남의 광장’에서 국내산 민물장어 ② 도봉산4가길 13 ‘우리콩손두부’에서 두부보쌈과 굴보쌈 ③ 도봉산4나길 11 ‘막둥이네 만남의 장소’에서 오븐구이치킨 ④ 도봉산4길 3-22 ‘아재왔소’에서 능이백숙 ⑤ 도봉산4길 7 도봉산4길7 ‘와우낙지’에서 무안낙지 탕탕이

뭐 계속 찍어봅니다...다른 힌트를 눈여겨보지도 않고 두 분이 계시는 모습에 어울리는 것으로 또... 두부보쌈과 능이백숙 중에 하나 찍고 싶은데 (아무래도 제가 먹고 싶은것중에 찍는 듯..) 그렇다면 3번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제가 먹고 싶은 걸로 2번 굴보쌈

4번이요! 하산하는 등산객들은 능이백숙 먹을 것 같아서요~

4번의 '아재왔소'의 능이백숙으로 go! !도봉산을 하산하는 등산객들로 북적인다면~ 왠지 아재느낌 나는 2번 두부보쌈과 굴보쌈과 4번 능이백숙인데~ 4월말이면 좀 식중독의 위험이 있는 굴보쌈 패스!! 그냥 아재느낌 나면서 한국의 계곡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아재왔소'의 능이백숙으로 찍겠습니다^^ 저도 그믐에서 정아은 작가님을 첨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에세이에서는 유머러스함과 통찰력에 빠지고 <잠실동 사람들>은 오늘 날 사교육 열풍과 그 뒤에 살아남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사회의 씁쓸한 단면에 머리를 맞은듯 좀 충격이었습니다!! 충격과 씁쓸함이 뒤에 남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북토크에서도 단편이 더 쓰기 힘들다고 하셨는데 이번 <두 친구>는 장작가님의 설득 덕에 탄생한 작품이군요^^

6번 문제 정답을 공개합니다. 정답은 ③번 ‘막둥이네 만남의 장소’입니다. 오븐구이치킨도 먹고 골뱅이도 먹었어요. 등산복 입으신 어르신들이 가게에 가득했는데 독일의 맥주 축제 같은 풍경이었습니다. 이날 정아은 작가님과 저와 또 다른 멤버들은 앤솔로지도 한편 쓰기로 결의했는데, 앤솔로지 주제가 정말 매혹적이면서… 골때립니다. 내년에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유안 작가님 ②번과 ④번 사이에 갈등하시다가 어떻게 ③번을 찍으실 수 있는 거죠? 축하드립니다. 옥토버훼스트 무한쿠폰에 감자튀김도 추가해드릴게요~. @siouxsie 님, @거북별85 님, @CTL 님, 아쉽습니다. 그날 저희가 먹었던 음식 사진을 선물로 올려드립니다.

이젠 하도 틀려서 오기로라도 0점을 목표로 해야겠어요! 불끈

이러고 7번을 맞추시면 명분도 잃고 실리도 얻지 못하는 건가요? ㅋㅋㅋㅋㅋ

그 모든 걸 잃으면 노래하고 춤도 출게요~

드뎌 원래 저의 정체성으로 돌아오고 있군요^^;; (찍기실력 bye bye )도봉산 등산객이라는 말에 혹 했습니다 ㅜㅜ 등산복 어르신들과 독일 맥주축제 분위기라니!! 역시 제가 요즘 세태와 동떨어진 감각을 지녔군요 옛날 어르신들은 막걸리에 파전의 정겨운 느낌이었는데 ~역시 요즘은 어르신들은 세련되셨다는걸 깜박했습니다 요즘 지내면서 신기하게 여기는 점은 어렸을 때 TV에서 보던 연예인분들 중 환갑이 다되신 김희애 김혜수배우님이나 칠순이 가까워 오는 최화정 배우님들이 옛날과 비슷한 외모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예전과는 아주 다른 모습입니다 결론은 반갑고 좋습니다!! 어렸을 때 좋아하던 분들이 급노화가 온 모습을 보면 슬프니까요^^ 사진 속 음식들 맛나보이네요^^ 나중에 올려주신 곳들 맛집순례탐방을 다녀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