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1. 한낮의 우울

D-29
349~350쪽, 읽는 제가 힘이 다 드네요. 인간은 왜 이렇게 약할까. 그런데 삶은 왜 이렇게 질길까.
350~351쪽, [카렌 요한센은 나를 집에 초대해서 신선한 고래 수프를 대접하며 고래 수프가 마음의 위안을 얻는 데는 최고일 때가 많다고 했다. 그녀는 슬픔의 진정한 치료제를 찾았다면서 그것은 바로 다른 이들의 슬픔을 듣는 것이라고 했다.]
352~353쪽, [선진 사회 유한계급의 병이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우울증은 자신의 고통을 표현한다는 사치를 누리는 계급에게만 적용된다. 이누이트들에게는 우울증이 너무도 사소한 문제이고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무능력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대로 무시된다.]
이 부분 너무 공감되요. 실제로 나아진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나아진 것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은 봤어도요. 저도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우울한 기질이 자리잡기 시작했는데, 농도가 짙어졌으면 짙어졌지 옅어지지는 않더군요. 물론 저는 우울이랑 친하게 지내기는 합니다만.
365쪽, [중독 치료에서 문제점은 치료사의 목표(완전히 끊기)와 환자의 목표(통제력 갖기)가 다르다는 거이다. 모든 마약 중독자들은 이따금 마약을 할 수 있기를 원한다.]
370쪽, 저자가 술이 정말 세시군요. 진 2리터라...
441-462쪽, 자세를 바로 잡고 읽었네요. 초반에 어머니의 죽음이 어떻게 저자에게 영향을 끼쳤나 싶었는데 이런 이야기가.. 저는 캐럴라인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감동했습니다. 같은 상황이 온다면 저도 존엄하게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자가 어머니의 죽음을 방조했다는 생각으로 힘들어하는 내용이나, 남편이 아내가 투약하고 남은 약병을 찾는 내용은 존엄사 이후 남겨진 가족의 감정에 대해서도 생각할거리를 주는 것 같고요.
저도 이제 이 부분 막 들어섰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에 이런 사연이...
382쪽, 약물 남용을 경고하는 내용인데 정작 눈에 들어오는 문구는 ‘알코올은 절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로군요.
561쪽, [캄보디아의 팔리 누온이 지적했듯이 사랑과 신뢰는 위대한 옹호자 노릇을 할 수 있으며,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져 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602쪽, 농담도 적당히 해야지 이사벨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603쪽, 그래서 우울증은 제게 사형선고와도 같은 병이지요.. 저먼윙스 사고 이후 시선이 더욱 경계적으로 바뀌었을 겁니다.
최근 이번 벽돌책 주제와 관련하여 국민일보에서 나온 탐사보도를(상담시장 X파일)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엉터리로 뿌려지는 심리상담사 자격증과 그에 관련되는 각종 사업들을 파고드는 이야기인데요. 주위에 보이지는 않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병들어 있고 치료받고 싶어하는지, 그리고 그 수요가 상술로 어떻게 이용당하는지 실태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분들은 제대로 치료받을 곳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보입니다.
검색해서 상담시장 X파일 기사 시리즈 찾아 읽었는데... 우와... 정말... 입이 안 다물어지네요. 21세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그런데 기자 분들이 참 취재도 열심히 했지만 기사 문장도 재치가 있네요. ‘슈퍼마켓 이름을 ‘청와대’라고 지은 거랑 같다‘든가... 읽으며 빵빵 터졌습니다.
395쪽, [우울증은 무가치함의 추구라 할 수 있죠. 무가치한 것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어요. 우울증 상태에서는 자신의 무가치함을 증명할 만한 것을 계속해서 찾죠.]
401쪽, [죽음을 원하는 것과 죽고 싶은 것과 자살하고 싶은 것 사이에는 미세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따금 죽음을, 존재하지 않기를, 슬픔을 넘어서기를 원한다. 그리고 우울증에 빠지면 많은 이들이 죽고 싶어 한다. 현재 상태에서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것, 의식의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을 원한느 것이다. 그러나 자살하고 싶어 하는 것은 특별한 에너지와 특정한 방향을 띤 폭력성을 요한다. 자살은 수동성의 결과가 아닌 행동의 결과다.]
406쪽, [자살할 권리는 인간의 기본 권리여야 하며, 그 누구도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삶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동의하십니까? 가톨릭에서는 확실히 금지하는 주장인데요. 내 생명 역시 인명이고 내 목숨을 끊는 것 역시 살인이라는 대죄로 봐야 할까요. 내 삶은 내 선택의 대상이어야 하는 걸까요. 혹은 누구도 삶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삶과 죽음을 선택하기에 충분한 지식을 알지 못하며, 자살은 어리석은 행위가 되는 걸까요.
출생은 선택하지 못했어도 마지막만큼은 제가 선택하고 싶어요. 참 미묘한 문제인 것 같아요.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불문하고 죽음을 원하는 사람 또는 자살하고자 하는 사람 모두를 어떻게든 살리고자 하는 현 시스템이요. 한국계 청년 이야기를 읽으면서 참 안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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