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1. 한낮의 우울

D-29
681쪽, [최초의 감정은 어미와 새끼 사이의 사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추측건대 사랑은 최초의 포유동물들 사이에서 생겨났을 것이며, 상대적으로 무력한 그들의 새끼들을 거친 세상에서 보살피는 동기가 되었을 것이다. (…) 보호적인 어미의 새끼는 무관심한 어미의 새끼보다 안전하게 성장하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은 사랑이 많은 어미를 선호한다.]
689쪽, [나는 우울증을 처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그럴 때면 그것에 대해 얘기하라고, 그렇다고 그것에 대해 병적으로 흥분해서 떠들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들을 계속 말로 표현하라고 권한다. 가족에게도 좋고 친구들에게도 좋고 치료사에게도 좋다.]
690~691쪽, [나는 우울증의 진화에 대해 안다고 우울증 치료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우울증 치료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편도선이 우리 몸에서 하는 일들과 그것이 없어도 몸에 거의 해가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편도선염과 씨름하기보다 차라리 편도선을 제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691쪽, [언제 우울증을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우울증은 편도선처럼 제거해야 할까, 아니면 간 질환처럼 치료해야 할까, 아니면 여드름처럼 그대로 방치해야 할까? 이때 증세의 경하고 중함이 상관 있을까? 이런 질문들에 정확하게 답하려면 우울증이란 것이 왜 존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706쪽, [우울증은 성격을 과장한다. 결국 그것은 선한 사람은 더 선하게, 악한 사람은 더 악하게 만든다. 우울증은 균형 감각을 빼앗고 망상에 빠지게 하고 거짓 무력감에 젖게 하지만 진실의 창이 되기도 한다.]
711쪽, [사람들은 자아의 경계를 분명하게 정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사실 경험과 화학작용의 무질서한 영역을 벗어나 금맥처럼 순수하게 존재하는 본질적인 자아는 없다. 인간이란 유기체는 서로에게 굴복당하거나 서로를 선택하는 자아들의 연속체다.]
713~714쪽, 우울증 환자들이 정상인에 비해 주위 세계를 더 정확하게 본다는 것. 신기합니다. 자기인식도 그렇고 주변 상황에 대한 판단도 그렇다니. 약간 기분 좋은데요.
저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자기 내면의 혼돈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인간의 혼돈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별로 남의 혼돈 바라보고 싶지 않은데... ^^;;;
ㅋㅋㅋ 굳이 남의 혼돈을 바라보아야 한다기보다, 이 사회는 혼돈스러운 존재들끼리의 화합작용으로 생겨난 결과물이라 제멋대로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정도... 저에겐 그렇습니다. ㅋㅋㅋ
저도 그렇습니다. ^^ 좀 정돈된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하고... 하지만 저부터 혼돈인데 뭐... 그런데 점점 더 혼돈이 되어 간다는 느낌도 받아요. 노화에 따르는 현상인지, 정말 세상이 더 혼란스러워지는 건지 저도 궁금합니다.
714쪽, [세상과 자신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진화적인 우위에 있지는 않다. 종의 보존이라는 목적에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는 어리석은 모험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적당한 낙관주의는 강력한 선택적 이점이다.]
734쪽, [스트레스가 많고 매혹적인 삶], [가족도, 친구들도, 일도 포기하지 않는 서툴지만 열정적인 저글링 곡예사]
저도 이 표현들이 마음에 들어요. 스트레스가 없지만 심심한 삶을 사는, 저글링을 내던진 곡예사는 202쪽의 여자분을 연상케 하네요.
왠지 앞으로 몇 번 써먹게 될 거 같은 표현이었어요.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상태 자체가 어쩌면 ‘한없는 행복’이나 ‘걱정거리 하나 없이 안정된 상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깨달음, 그리고 그걸 몇 단어로 짧고 쉽게 표현하는 능력이 부러웠습니다.
우울적 기질이 있는 사람들은 인간의 불완전함과 불확실함을 더 잘 아니까. 그것에 비추어 타인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도 좀 더 유연한 편인 것 같습니다.
당사자한테 그게 뭐 장점인가 싶으면서도, 그런 유용함(?)이나마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흐뭇하더라고요.
p.217 - 심연의 어둠 속으로 떨어지기 전에 신앙을 지녀 본 이들은 그곳에서 나올 길을 아는 셈이야. 심연의 어둠 속에서는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지. 이 때 종교가 도움이 되거든.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흥미롭네요. 저도 제 우울감을 다루는 데는 종교와 명상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읽을수록 감탄스럽네요. 어떻게 이렇게 문제를 광범위하고 유연하게 다루는지.
저는 이제 몇 페이지 안 남았는데, 처음에 기대했던 것에는 못 미쳤습니다. 물론 좋은 책이지만, 『부모와 다른 아이들』 정도는 아니구나라는 게 현재까지 잠정 결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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