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 웃는다. 그는 나를 안다. 내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인간이 될 수 있는지 아는 것이다.
『고양이 눈 2』 p.130,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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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재밌다. 내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인간이 될 수 있는지 아는 사이라니. 묘하게 좋아 보이는데 이 이유로 <고양이눈 1>에서 메모해둔 글귀가 떠오른다.
'존과 내가 공유한 것은 교통사고와 비슷한 것이었는데, 단 우리는 그걸 서로에게 가했다. 우리는 서로에게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었다. 서로에게 상어였으며 동시에 구조선이기도 했다. 그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것은 대단한 일이었기에 좋아 보이고 조금 부럽기도 하고 곱씹어보면 두렵기도 하네.
도리
“ 내가 던진 것 중 최악의 물건은 작은 휴대용 텔레비전이었다. 침대 위에 올라서서 스프링의 탄력을 빌려 힘껏 던졌다. 그러나 내던지는 순간 속으로 이렇게 외쳤다. '오 맙소사, 그가 피해야 할 텐데!' 한때 나는 존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 나는 우리가 그때 서로에게 좀 더 고상하게 대하지 못했던 것에 가벼운 후회를 느낀다. 그 모든 폭발, 그 무모함, 그 모든 선명한 색채의 잔해물은 여전히 놀라운 것이다. 놀랍고 고통스럽고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
『고양이 눈 2』 p.130,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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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내가 그로부터 다소 안전해지고 그 역시 나로부터 안전해진 지금, 나는 그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자세하게 회상할 수 있다. 다른 누구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옛 연인은 오래된 사진과 같은 운명을 걷기 마련이다. 그것은 천천히 산(酸)에 씻기는 것처럼 서서히 바래 버린다. 처음에는 점과 여드름이, 다음에는 색과 명암이, 그다음에는 얼굴 전체가 사라져 버리고, 결국에는 대략의 윤곽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내가 일흔 살이 되면 무엇이 남아 있을까? 색다른 광희, 기괴한 강박 같은 것은 전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내면의 허공을 배회하는 한두 마디 단어만이 남을 것이다. 여기 발가락 하나, 저기 콧구멍, 아니면 콧수염, 이렇게 다른 표류물 가운데서 작게 흔들리는 해초처럼 부유할 것이다.
내가 앉은 검은 탁자 맞은 편에서 존은 비록 쇠했지만 여전히 움직이고 호흡하고 있다. 내 안에는 작은 고통의 파편, 그리움의 파편이 있다. 아직 가지 마! 지금은 때가 아니야! 가지 말아 줘! 언제나 그렇듯이 나 자신의 감상과 약함을 그에 게 드러내는 것은 현명한 짓이 아니다. ”
『고양이 눈 2』 p.130-13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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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광희 1 狂喜 미칠 듯이 기뻐함.
도리
남자를 용서하는 것은 여자를 용서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고양이 눈 2』 p.133,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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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도리
뭔 줄 안다. 나도 그렇다.
도리
“ "가는 곳까지 바래다줄게."
보도로 나오자 존이 말한다. 나도 그렇게 해 주는 것이 좋다. 둘 사이에 얽힌 문제가 없는 지금, 우리는 너무나 잘 어울린다. 왜 그와 사랑에 빠졌는지 알 것 같다. 그러나 이제 나에게는 그럴 힘이 남아 있지 않다. ”
『고양이 눈 2』 p.133-13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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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그 그림에 남자는 없지만 내용은 남자에 관한 것이다. 여자들을 추락하게 하는 그런 부류의 남자들. 나는 그들이 어떤 특정한 의도를 가진 것으로 묘사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날씨 같은 존재다. 그들은 아무 생각이 없다. 상대방을 흠뻑 젖게 만들거나 번개처럼 일격을 가한 후, 눈보라처럼 전혀 개의치 않고 자리를 옮겨 간다. 또는 그들은 가장자리가 거친 날카롭고 미끄러운 일련의 바위들이다. 발걸음을 신중히 디디며 이 바위들 사이를 조심해서 걸을 수 있다. 미끄러지면 떨어져 다치게 된다. 그러나 바위를 원망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타락한 여자'라는 말도 이런 뜻일 것이다. 즉 타락한 여자는 남자 위에 추락해 상처를 입은 여자다. 그 단어는 아래로 향하는 행동을 암시한다. 자신의 의지에 반해서 일어나는, 그 어느 누구의 의지에 의한 것도 아닌 움직임. 타락한 여자는 '아래쪽으로 잡아당겨진 여자'도 아니고 '뒤에서 떠밀린 여자'도 아니며, 단순히 '떨어진' 여자다. 물론 이브와 타락에 대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 이야기 속에는 추락이나 타락에 대한 것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저 대부분의 동화처럼 먹는 것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이다.
「추락하는 여자」에는 사고 때문인 것처럼 다리에서 떨어지는 세 여자가 그려져 있다. 치마는 바람 때문에 종처럼 펼쳐지고, 머리카락은 위쪽을 향하여 나부끼고 있다. 그들은 저 깊이, 아래쪽에 보이지 않게 누워 있는, 거칠고 어둡고 아무 의지 없는 남자들 위로 떨어진다. ”
『고양이 눈 2』 p.134-135,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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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정확하게 긁어주는 글이다. 자주 떠올릴 거 같다. 어제 지인과 나눴던 이야기 주제도 남자였다. 신나게 떠들고 난 뒤 이 문단을 떠올리며 후회했다. 이야기 속 남자들은 개의치 않은 일화를 가지고 신경 쓰고 있는 내 에너지를 생각하니, 내 손해가 막심하다. 남자는 날씨 같은 존재라는 점에 공감했다.
도리
그들은 날씨 같은 존재다. 그들은 아무 생각이 없다. 상대방을 흠뻑 젖게 만들거나 번개처럼 일격을 가한 후, 눈보라처럼 전혀 개의치 않고 자리를 옮겨 간다.
『고양이 눈 2』 p.13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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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즉 타락한 여자는 남자 위에 추락해 상처를 입은 여자다. 그 단어는 아래로 향하는 행동을 암시한다. 자신의 의지에 반해서 일어나는, 그 어느 누구의 의지에 의한 것도 아닌 움직임.
『고양이 눈 2』 p.135,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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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그들은 저 깊이, 아래쪽에 보이지 않게 누워 있는, 거칠고 어둡고 아무 의지 없는 남자들 위로 떨어진다.
『고양이 눈 2』 p.135,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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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몇 살이죠?" 흐르비크 씨가 물었다.
"열일곱 살요. 거의 열여덟 살이에요." 나는 말한다.
"아." 그는 짧은 소리를 내며 마치 나쁜 뉴스라도 된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지금까지 뭘 했지요?"
이 질문은 마치 어떤 일에 대해 나를 비난하는 것처럼 들렸다. ”
『고양이 눈 2』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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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나는 까만 파일에 보관해 두었던 그 그림들을 꺼냈다. 흐르비크 씨는 눈살을 찌푸리고 연필을 만지작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의시소침해고 그가 두려웠다. 그는 나를 내쫓을 힘이 있다. ”
『고양이 눈 2』 p.140,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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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그는 낮은 목소리로 덧붙인다. "당신은 미완성의 녀자예요. 그러나 이곳에서 완전히 끝나게 될 거예요." 그는 끝난다는 말이 못 쓰게 되고 끝장이 난다는 의미라는 것을 모른다. 그는 나를 격려하려고 한 것이다. ”
『고양이 눈 2』 p.143,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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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그들은 그 모델들과 자러 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치 그 여부가 자신들의 의향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듯이.
『고양이 눈 2』 p.15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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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나는 그런 것을 혐오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특권을 부여 받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규율에서 예외적인, 규정조차 되지 않은 존재다.
『고양이 눈 2』 p.15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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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일레인이 원하는 게 '나는 규율에서 예외적인, 규정조차 되지 않은 존재'인 것 같다. 대체로 예술가는 이런 욕망이 강하지 않을까. 나 또한 현실이나 시스템 바깥의 자유로움에 항상 목 말라 있고, 예술은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주니까. 모임에서 페미니즘 작품임을 인정하지 못하는 일레인과 마거릿 애티우드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이런 마음이 이래서 그런 것 같다고, 그 마음을 안다고 자꾸 말했다. 그냥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분석되지 싶지 않은 마음. 울컥 뱉어진 것들이 여성의 성별이라고 이런 저런 이론으로 갇히는 느낌... 나도 이 마음이 가장 커서 독서모임에도 이걸 계속 말했는데... 페미니즘 바탕으로 논의하고 공부하려는 독서모임에 이런 소리가 얼마나 물에 술 탄, 술에 물 탄 말이었을까.
지금 나는, 그냥 잘 모르겠다. 선 바깥에서 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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