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긁어주는 글이다. 자주 떠올릴 거 같다. 어제 지인과 나눴던 이야기 주제도 남자였다. 신나게 떠들고 난 뒤 이 문단을 떠올리며 후회했다. 이야기 속 남자들은 개의치 않은 일화를 가지고 신경 쓰고 있는 내 에너지를 생각하니, 내 손해가 막심하다. 남자는 날씨 같은 존재라는 점에 공감했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고양이 눈2>도 혼자 읽어볼게요.
D-29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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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날씨 같은 존재다. 그들은 아무 생각이 없다. 상대방을 흠뻑 젖게 만들거나 번개처럼 일격을 가한 후, 눈보라처럼 전혀 개의치 않고 자리를 옮겨 간다.
『고양이 눈 2』 p.13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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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타락한 여자는 남자 위에 추락해 상처를 입은 여자다. 그 단어는 아래로 향하는 행동을 암시한다. 자신의 의지에 반해서 일어나는, 그 어느 누구의 의지에 의한 것도 아닌 움직임.
『고양이 눈 2』 p.135,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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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저 깊이, 아래쪽에 보이지 않게 누워 있는, 거칠고 어둡고 아무 의지 없는 남자들 위로 떨어진다.
『고양이 눈 2』 p.135,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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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살이죠?" 흐르비크 씨가 물었다.
"열일곱 살요. 거의 열여덟 살이에요." 나는 말한다.
"아." 그는 짧은 소리를 내며 마치 나쁜 뉴스라도 된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지금까지 뭘 했지요?"
이 질문은 마치 어떤 일에 대해 나를 비난하는 것처럼 들렸다. ”
『고양이 눈 2』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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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까만 파일에 보관해 두었던 그 그림들을 꺼냈다. 흐르비크 씨는 눈살을 찌푸리고 연필을 만지작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의시소침해고 그가 두려웠다. 그는 나를 내쫓을 힘이 있다. ”
『고양이 눈 2』 p.140,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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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낮은 목소리로 덧붙인다. "당신은 미완성의 녀자예요. 그러나 이곳에서 완전히 끝나게 될 거예요." 그는 끝난다는 말이 못 쓰게 되고 끝장이 난다는 의미라는 것을 모른다. 그는 나를 격려하려고 한 것이다. ”
『고양이 눈 2』 p.143,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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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 모델들과 자러 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치 그 여부가 자신들의 의향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듯이.
『고양이 눈 2』 p.15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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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것을 혐오하 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특권을 부여 받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규율에서 예외적인, 규정조차 되지 않은 존재다.
『고양이 눈 2』 p.15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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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레인이 원하는 게 '나는 규율에서 예외적인, 규정조차 되지 않은 존재'인 것 같다. 대체로 예술가는 이런 욕망이 강하지 않을까. 나 또한 현실이나 시스템 바깥의 자유로움에 항상 목 말라 있고, 예술은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주니까. 모임에서 페미니즘 작품임을 인정하지 못하 는 일레인과 마거릿 애티우드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이런 마음이 이래서 그런 것 같다고, 그 마음을 안다고 자꾸 말했다. 그냥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분석되지 싶지 않은 마음. 울컥 뱉어진 것들이 여성의 성별이라고 이런 저런 이론으로 갇히는 느낌... 나도 이 마음이 가장 커서 독서모임에도 이걸 계속 말했는데... 페미니즘 바탕으로 논의하고 공부하려는 독서모임에 이런 소리가 얼마나 물에 술 탄, 술에 물 탄 말이었을까.
지금 나는, 그냥 잘 모르겠다. 선 바깥에서 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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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정말 너무해!"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다리를 꼬고 팔꿈치를 탁자에 올려놓는다. 나는 이렇게 사소한 일로 여학생들을 괴롭히는 것을 즐긴다. 그것은 내가 그들과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
『고양이 눈 2』 p.16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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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욕망에 종종 사로잡히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욕설이다. 다른 사람들이 꺼려하고 삼가는 욕을 굳이 한다. 주변에서 뭐라 해도 한다. 재밌다. 밖에선 잘 안하고 집에 있을 때 자주 해서 가족들한테 혼난다. 안 할 생각은 없어서 맨날 하고 혼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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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그렇죠?"
내가 말했다. 조제프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는 눈치였다. 좁은 실내 계단을 올라가면서 그는 내 목덜미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그가 손을 대는 곳은 다 무겁게 느껴졌다. ”
『고양이 눈 2』 p.178,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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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실내 계단을 올라가면서 그는 내 목덜미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그가 손을 대는 곳은 다 무겁게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