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클럽-나와 해방을 위한 글쓰기

D-29
고시인의 위 아름다운 산문을 읽고 댓글을 살짝 주저했던 게 그의 시집과 산문집을 아직 탐독하지 못한 상태에서 뭐라 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 단 하나, 섬세하고 여린 감성이, 어쩜 부러울 정도의 여성적인 것에 가까운 사소한 시어의 율동이, 시인 특유의 차별인지, 아님 가속화되는 개인주의라는 작금 문학의 젊은 트렌드인지 ..
오 뭔가 예리하신 것 같아요. 시인 특유의 차별인지 가속화되는 개인주의의 트렌드인지 하는 부분 눈길이 가네요
어떤 대상을 미세하게 다룰 줄 안다면 그건 사랑도 섬세하게 할 줄 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가루약은 섬세한 배려. 약절구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알약을 삼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 이를테면 아이들과 병든 노인들, 근육이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 그들을 위해 콩콩 약을 빻는 사람들. 백사장보다 고운 세계를 너에게 줄게. 더 작아지자. 미미해지자. 얼른 녹아서 몸속으 로 잠속으로 사해로 퍼지자.
나와 해방을 위한 글쓰기 p24. 가루약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中
문장 하나로 모든 걸 말할 수 없지만, 제가 밑줄을 그은 몇몇 문장들을 소개합니다. 진정으로 사랑하자면 작아지고 부서져라... 참 아름다운 말인데 어쩌면 잔인한 것일지도요.
고명재 시인의 시집은 못 보고 산문집은 봤어요. 섬세하고 맑은 감성을 타고난 것 같아요. 훈련으로 어디까지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렇게 맑은 심성으로 타인과 사회를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 궁금하기도 했구요
훈련으로 어디까지 가능할까... 이 질문을 읽으니 얼마 전 '읽세'에서 읽은 로마제국쇠망사가 생각나는군요. <명상록>을 쓴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아들 콤모두스의 경우. 악행으로 얼룩진 그의 짧은 생을 보노라면... 어릴 때부터 훌륭하다던 교육들을 모조리 다 받았어도 그 모양으로 살았으니 말이죠. 도대체 교육이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며 또 무엇일지
책이 있으면 어느 구절이라도 옮기면서 마음을 정화하고 싶은데 당장 옆에 책이 없어 아쉽습니다ㅜㅜ
고명재 시인의 북토크에서 문장을 가만히 낭독해주셨던 것이 아주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 수업도 아주 기대가 됩니다.
훈련일까 타고 난 심성일까? 일단은 심성이겠지만 훈련도 어느정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좋은 것을 볼 줄 아는 눈 같은 것
잔잔하게 뭘 생각해보기 어려운 나날인거 같아요 오늘도 숨가빴네요 생각해보면 이렇게 숨가쁠 일인가 싶은데 달리다보면 계속 달리게 되는~
고명재 시인은, 사랑하면 세세하게 부서지는 거라고 했는데 사랑이고 뭐고 일하다가 부서지는 삶이란. 시인의 생각과 현실이 이다지도 다르다는 게 슬퍼요.
리얼리즘 문학 - 서사나 운문 - 이 대세이던 70, 80년에 젊은 날들을 보낸 저희는 어쩜 고시인이 가지고 있는 여리고 맑으며 섬세하고 말랑말랑한 감성이 되돌아갈 수 없는 유토피아 같이 부럽기도 합니다. 왜 우린 그렇게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무장하여 일렬대오로 거대 악과 싸워야했으며 그 과정의 투쟁과 행동만이 소중했고 젊음만이 가지는 신열과 치기, 그리고 방황과 순수를 쉽게 떠나 보내야 했는지 ...
@안심현인 글을 읽으니 갑자기 떠오르는 소설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전 이 소설 얼마 전에야 읽었는데요. 시절과 방황이란 말을 들으니 바로 떠오르더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레전드 소설 ' 노르웨이 숲 ' , 어떻게 저도 인연이 되지 않아 지금껏 독서하지 못했네요. 대신 ' 해변의 카프카 ' 는 읽었습니다만, 이러한 소설류를 잘 접해보지 않아 스토리가 상당히 생경하고 난해했다는 기억이 납니다. 그가 구사하는 은유의 정교함에 대해 " 은유 능력을 서로 다른 두 이미지 사이에 점프력이라고 생각할 때, 하루키만큼 멀리 점프할 수 있는 일본 작가는 없다. " 라는 평과 즐겨 사용하는 모티프가 ' 연인이나 아내, 친구의 실종 ' 이라는 것 정도에 살짝 수긍을 ~
책상 뒤편에 자리한 창문 밖에서 매미들의 합창 소리가 들려옵니다. 찌르르 찌르르하니 왱왱왱왱하고 화답하는 것 같은데, 노래소리도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그러다가 소리가 들리지 않기도 합니다. 그들만의 아름다운 소리가 있는 것이겠지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문득 궁금해져 가만히 귀를 쫑긋하고 모아봅니다. 여러분이 지금 계신 곳에는 어떤 소리가 맴돌고 있나요?
저도 금방 매미 소리 들으며, 밴드 책방 일기를 올렸는데. 제가 쓴 글을 공유해요. ㅡ 비가 내립니다. 뭐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죠.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런데 아마도 그냥, 12월까지 죽 내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종일 맑은 날을 본 게 꽤 오래된 일 같으니까요. 누에보 다리에서 만난 커플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다가 그들이 아일랜드인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우리 가족이 내일 더블린으로 들어간다고 하자, 반기면서도 곧장 하늘을 가리키더군요. 날씨가 여기처럼 안 좋을 거라고. 그러나 그들은 그걸 우울하다 생각 않고 '그러려니' 한다고. 꽤 오랫동안 비를 보고, 빗소리를 듣고 있는 나는, 이 느낌이 싫지는 않지만 절대 '그러려니'는 못하겠어요. 어서 이 비가 그치고 작열하는 태양 아래 아이들이 첨벙첨벙 물방울을 튕기고, 마른 구장에서 어른들이 폭포수 같은 땀을 흘리며 축구를 하고, 무엇보다 한창 울고 있는 매미들의 소리가 빗소리에 묻히지 않기를 바라요. 7년을 기다렸다가 나 여기 있소 외칠, 고작 1달밖에 살지 못할 그것에게 그 시간 동안만은 그의 소리가 온 산하의 소리일 수 있도록, 이제는 이 비가 멎기를 바라요. 오후 1시가 넘었습니다. 동시필사 아이들이 올 시간입니다. 세 명인데요.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 오는 풍경을 상상하며 저는, 밥 먹으러 가요.
저는 이런 글을 쓰면서 매미와 비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른 분들의 릴레이 글도 보고 싶군요.
산 날이 꽤 많아지니 여기저기 잔고장이 나서 가벼운 병원 두군데를 순례 후 귀가하여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오르한 파묵의 ' 이스탄불 ' 을 펼쳐놓고 밀린 톡의 답을 하고 있는, 습기로 끈적끈적한 늦은 오후입니다.
이틀 전 오후에는 하릴없는 노인네 네명이 율하의 ' 책방아이 ' 를 급습했는데 바쁜 송대표가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살짝 의아했으나 좋기도 했습니다.
이 노인들은 격동의 70년대 말, 80년대 초에 걸쳐 지역에서 활동하던 문학동인 " 예각 " 의 멤버들이었는데, 모처럼 모여 맨발걷기를 즐기고 점심을 나눈 후 근처에 있는 책방아이에 들리는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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