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그렇군요! 지금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 구절이 떠오릅니다. 「전염병이 한창일 때 말이야. 한편으로 나는 자유로웠어.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않았고 나 또한 누구도 알아보지 않았어. 그때만큼 내가 자유롭고 살아 있다고 느껴진 때가 없어. 그다음에 뭐가 올지 무서워. 벌써 익숙해졌나 봐.」 앞으로 만나게 되실 문장입니다.
와, 정말 저와 딱 맞는 문장인 것 같아요! 얼른 접하고 싶은 문장이네요 :)
무언가 복종하고 굴복하는 그런 규칙성 있는 삶과 같은 코로나사태와 비슷하게 그냥 생존하기 위해 존재하는 그런 거의 또다른 오마쥬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네, 코로나19 때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시하고,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데이터, 감염 여부 정보로만 존재했던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생존>만이 최우선이었죠. 당연히 가장 중요한 것이었지만, 한 목표(목적)를 위해 다른 모든 것들이 가치가 사라지고 무시당하는 경험을 했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다소 시간이 흘렀다고 금세 잊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2020년 - 2021년은 여러 모로 암울해서 돌아가고 싶은 시간은 아닌데, 2022년 - 2023년 정도로의 회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강제가 되는 건 불편하지만 미세먼지 또는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공중보건 상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굳이 그 시간들로 돌아가기 보다는 현재가 좋습니다.
그 당시에는 정말 마스크를 평생 써야 한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많았죠. <냉담> 속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성향과 캐릭터에 따라서 쓴 사람과 안 쓴 사람들이 구분되었던 것 같아요. 또 흰 마스크 위로 아름다운 두 눈이 둥둥 떠 있는 모습들이나 벗으면 특색이 사라지는 그런 얼굴들도....
(1-3) 소설에서 전철 안에서 서로 몸이 닿을까봐 팽팽하게 긴장하는 장면을 비롯해 코로나19 시국에 경험했던 장면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읽으면서 '아... 맞다, 우리가 그랬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평상시라면 개인 사찰이라고 강하게 항의했을 만한 일들(코로나19 사태 초반)을 선제 대응 혹은 적극적 방어라는 명분으로 모두 수용했었죠. 물론 국가 위기 상황이라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지만, 이를 통해 팬데믹 초반에 많은 이들이 감염자를 혐오했던 기억이 납니다. 누구를 지칭할 것도 없이 모두가 예민하고 긴장감이 높았던, 그야말로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시절을 살았음을, 어느새 잊어갑니다. 우리는 지난 감염병 시대에서 무엇을 배웠을지, 만약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그때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하네요.
네, <혐오>의 감정 역시 폭발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에 복잡했던 이중적인 감정들을, 소설 속의 글로 보니까 조금씩 해소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1부에서 자주 언급된 지하철이나 회사(층계참), 카페 그리고 굴, 격리소 모두 어떤 박스 안에 들어있는 사람들을 거리를 두고 바라본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코로나19 시기가 되면서 언급된 장소에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어 갈 때 받 어딘가 갈 곳은 점점 없어지는 데 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압박이 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네, 저는 층계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늘 저도 2층에 있는 사무실에 올라가기 위해 층계참을 지나거든요........ 소설을 편집하면서는 층계참 장면들을 제가 지나던 그 공간에 놓고는 무수히 상상했었습니다.(나도 이 층계참에서 숨어서 지낼 수 있을까?) 담는 결 님이 <박스 안에서 가둔 사람들을 본다> 는 느낌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네요. 그러나, 네 그렇죠. 저도 이 소설 안에서 늘 일정한 공간을 느꼈습니다. 거리감이 늘 있었죠!
기침만 해도 예민했던 시기였죠. 확진자만 떠도 이동경로 체크하고 난리였으니. 소설속처럼 미성년자아이만 걸렸다거나 부모만 걸렸다거나 해서 격리문제에 대해 뉴스에도 나왔던게 기억나네요.초반에 병원에 2주 격리됐던 분들이 얼마나 답답했을지 느껴봅니다.
아! 1부 뒤에 삽입된 <벽의 틈새> 말씀이시군요. 조금이라도 격리소의 경험이 있으신 분이라면 크게 공감될, 인상적인 소설입니다. 아주 격렬했던! 당시의 상황들. 이제는 다 잊은 듯 살고 있지만. 그런 사실은 있었고, 우리는 그때 돌변했던 사회의 모습을 이제는 소설로 읽게 되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서로서로를 얼마나 외면했는지가 떠올라 소름이 끼쳤습니다. 내가 아님에 감사하며 먼저 바이러스를 만났을 뿐인 이웃들의 인권을 얼마나 쉽게 무시했는지... 이제와 생각해도 너무 잔인하고 무서웠던 시간들이었던거 같네요...
그때는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을, 범죄자로 여겼고, 어느 순간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죠. 우리는 언제든 너무나도 쉽게 그렇게 변할 수 있다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던, 아주 지나친... 악몽같은 순간들이었습니다.
코로나 때 저는 오히려 출근을 할 수 없어서 공포였어요. 이러다 직장을 잃게 될 수도 있겠다는 공포. 출근을 하는 사람에게도 못 하는 사람에게도 힘겨웠던 시절이네요.
네 정말 상상하지 않았던, 공포심과 혐오감을 견뎌 내느라 매일매일이 피곤했고 곤란했었죠. 이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살고 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소설을 통해 다시금 돌이켜보고, 다시 그런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더 나은 모습으로 대처하자고 마음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도 지하철에서 누군가 기침을 심하게 하면, 그리고 제가 기침을 할 때에도 자꾸 눈치를 보게 되거든요. 코로나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인 것 같아요.
저도 요즘 감기가 걸려서요. 눈치를 보게 됩니다. 훨씬 조심하게 됩니다. 당시 겪었던 다양한 상처의 기억들이 동시에 스쳐지나가고요.
전 정말 끄트머리에 확진이 되었어요. 무사히 잘 넘어갔다고 안심하는 순간 찾아오더라고요. <벽의 틈새>를 접했을 때 방마다 들어가 있던 우리 가족이 생각났어요. 가장 나중에 걸렸던 저만 거실에 있고 각자 방으로 들어가 배달음식을 시켜 배식(?)을 해주고 휴대폰으로 이야기를 했어요. 방문이 '샌드위치 패널' 같았습니다. 마지막에 제가 확진된 후 그 '패널'은 붕괴되었어요. 저도 돌봄을 받고 싶었는데 ㅠㅜ
아, 말씀을 듣다보니, 그렇게 서로를 막고 있는 샌드위치 패널은 다양한 상징성을 가질 수 있겠습니다. <벽>이라는 상징적인 단어 대신 앞으로 <샌드위치 패널>이라고 표현해볼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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