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화두를 던져 주셔서 계속 생각해 봤습니다. 그믐에서의 모임 마지막 날이기도 하니, 이만 갈무리하는 게 좋겠다 싶어 의견을 개진해 봅니다. <냉담>은 단순히 팬데믹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소설이 아닙니다.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느꼈던 인간의 다중 심리를 묘사하며 독자의 폐부를 찌릅니다. 정곡을 찌른다는 말로는 부족한 이유는 독자의 감정선을 시릴 정도로 냉혹하게 후벼파기 때문입니다. (독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 팬데믹에서 엔데믹 시기로 넘어가며, 시간의 경과와 함께 묵혀뒀던(덮어버린) 감정을 끄집어내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그 시대, 그 순간으로 바로 데려다 놓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작가가 독자를 괴롭히려는 의도로 저술했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내가 괴롭고 고통스러웠으니 너도 느껴 봐’가 아니라, ‘나는 이러한 애환과 비통함을 느꼈는데 너도 혹시 그러진 않았니(너만 힘들진 않았어)’라고 애써 담담하고 간결한 문체 속에 위로를 건네고 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마냥 불친절하고 비극적인 소설처럼 보이지만, 객관적인 사실을 드러냄에 있어 문학적 표현에 수사를 더했을 뿐입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로 정의될 만큼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겪었고 좌절하며 패배감에 젖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힘드니까 잊고 싶었을 뿐 그렇다고 없는 사실이 되진 않는데, 이걸 <냉담>이 기록문학으로 남긴 셈이라고 봅니다. 온갖 통계 수치를 보며 펜데믹 시기를 반추할 수 있지만, 그건 사회과학적 의미만 있을 뿐 그 시대 사람들의 심리상까지 반영하진 못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냉담>은 톡톡히 꼬집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일의 고전>으로서 수 년, 수십 년이 흘러 후대의 독자가 읽었을 때, COVID-19이 2020년대 초반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을 가장 적확하게 알 수 있는 문학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첨언하자면 저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을 때, 카뮈의 <페스트>가 떠올라 다시 읽어봤습니다. 전례없는 바이러스 위기 속에 가장 유사한 상황을 그려낸 문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어떠한 바이러스가 나타날지 모르는데 그럴 때 <냉담>을 보면 시대의 흐름을 읽고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지 않을까요? … ^^
와 슝슝님은 정말 멋진 서평을 쓰시는 분이군요. 많은 분들이 이 서평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게요, 코로나 블루 라는 말이 모두의 입에 오르내렸죠. 그러나 그 한 단어로만 표현하기엔 복잡하고 어려운 감정들이었습니다. 슝슝님의 말처럼 이 작품이, 후대의 독자들에게도 유의미하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같이 읽어주시고, 늘 생각을 잘 정리하여 공유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고전이란 것이 오랜 세월을 견뎌 살아남은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읽고 나니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되고 곱씹힐 작품이라면 그게 바로 고전이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제가 생각하는 고전의 가능성은... 제 자녀 세대, 제 손자 세대에도 읽어 보라고 권하는 소설!입니다. 그래서 제 자녀와 손자들이... 그 이야기를 알고 같이 고민하고, 소설에 대해서 둘러앉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만들어지면 좋겠네요. ^^ 두고두고 곱씹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이게 무슨 뜻이지?', '갑자기?' 등의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거리감을 느끼게 되면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혹은 두,세번 읽고 난 후에는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고전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미래에는 그런 일이 없겠지 하는 마음이 담겨 있지만 씁쓸하게도 현재 살고 있는 시대에서 이미 일어나버린 상황들...
담는결 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각해보니, 제가 읽었던 모든 고전 소설들은 처음에... 낯설고 어려운 감정들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고비를 넘기고 나서 만나게 되는 인물과 이야기들과 사람들의 모습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살았습니다.^^
고전, 그러니까 클래식이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리되 독특한 방식으로 그것을 해내는 것이다 싶습니다.
시대성, 보편성, 창의성 등 여러 요소들을 아우른 소설이 고전 소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텐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세상과 삶의 고찰을 꼽습니다. 그리고 위의 요소들을 한때 유행하는 방식으로서가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저술한 작품들이 고전 소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과 삶의 고찰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서술한 작품, 호디에 님은 그런 작품 많이 만나보셨나요.
제가 느끼는 고전은 오랫동안 생명력이 있어 끊임없이 찾게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래 이 작품은 좋았어"라고 가슴에 깊이 남는 작품에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읽어도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하는 것이 고전의 묘미라고 느낍니다.
다른 분들도 이야기 해주셨지만, 계속 얘기할 거리가 있는 소설이 고전이 될 수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조지오웰의 <1984>가 마치 나를 엿듣고 광고를 띄우는 알고리즘을 볼 때마다 떠오르듯이, 우리가 새로운 전염병의 시대를 맞이할 때마다 <냉담>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다들 알고 계시듯이 앞으로 인류는 자연에 너무 가까이 다가간 대가로 낯선 전염병에 더 자주, 더 오래 노출될테죠. 그럴때마다 <냉담>을 읽은 독자들은 다시 이 소설을 기억하게 될거라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어쩐지 지금 댓글을 보니까, 저도 훗날 코로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자면, 이 소설의 장면들이 더 명확하게 보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소설을 좋아하시는 주변 분들께 같이 읽자고 추천해 주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3-3. 『냉담』은 시리즈 제목처럼, <내일의 고전>이 될 수 있을까요?
네,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대주의는 아닙니다만 해외 문학에 편중된 경향이 있습니다. 워낙 원로급 한국 작가가 아니라면 쉽게 읽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소전서림에 방문했을 때 <냉담>이 전시되어 있을 때도, 심지어 도서전에 갔어도 작가님 오신다고 했을 때조차도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런 기 막힌 소설을 모르고 살았을 걸 생각하니 개탄스럽네요 ㅋㅋ 읽으면서 감탄 포인트가 한 둘이 아니었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경탄했습니다. 과연 <내일의 고전>이라고 내세울 만하다 싶었습니다. 사실 소전서가에서 출판한 책이니 홍보차 내세운 네이밍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걸맞네요. 두루두루 읽혀야 합니다. 먼 후대의 사람들에게 코로나 시대는 이랬다고 알려줄 수 있는 시대적 소설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슝슝 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힘이 나요! 저희 공간에 와보셨군요! 이제 김갑용 작가를 발견하셨으니, 앞으로 그 작가가 쓰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따라가며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도 그렇게 하려구요^^ 책 나오자마자 바로 다음 장편을 쓰고 있거든요.
네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일의 고전 시리즈의 첫 스타트를 잘했다고 봅니다 읽으면서 좋은 포인트가 많았습니다
새롱누 장르가 될 거 같습니다
찰떡이라고 생각합니다ㅎㅎ 제가 3-2에 쓴 답변에 의하면 진짜 '내일'의 '고전'이 맞는 것 같아요!
네. 전 세계인들의 대화 주제가 될 수 있는 소재를 다루었고, 인물들에게 특별한 이름을 부여하지 않아 누구든지 그 상황들과 감정에 이입해 볼 수 있다는 점과 앞으로 비슷한 형태의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내일의 고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사심 담아 해외진출도 충분히)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리되 독특한 방식으로 그것을 해내는 고전소설이라는 제 생각에 비춰볼 때, <냉담>이 내일의 고전이 될 충분한 소지가 있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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