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

D-29
c-1 '실업수당이나 타먹고 사는 게으름뱅이'라고 실업수당을 타먹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중산층들의 말이 실업을 철저히 개인의 문제이며 실업수당을 이용하는 파렴치한 사람들로 만들어 버렸네요. 전쟁으로 사회적인 결과로 어쩔 수 없는 실업이지만 사회적인 문제임을 사람들은 깨닫지 못하는 부분이 오늘날도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로 늘어나는 실업률이 개인의 무능이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현대인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또한 실업수당을 당시에도 주었다는 것이 우리나라보다 복지가 앞섰다는 생각을 하게 했지만 실업수당의 문제점은 화가 나게 만듭니다. 힘든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C-1. 실업자수 200만. 실업수당에 의존하여 사는 사람들을 포함하면 600만. 산업도시의 오래된 공동체적 생활방식. 100여년 전 노동 계급의 삶과 산업지대의 피폐함이 지금과 다르지 않은 듯 하다. "돈이 없는 사람일수록 건강에 좋은 음식에는 돈을 쓰고 싶은 마음이 없어" 돈도 건강도 잃는 현실. 한국사회에 100년 영국 위건부두에서 '쓰레기' 석탄이라도 모아야 겨울을 날 수 있었던 그 삶이 지금은 과연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C-1. 결국.. 소장하고 싶어서 책으로 구매했습니다. ;;; 오디오북이 편하다는 분들도 꽤 계신 것 같던데~~ 저는 솔직히 바른 마음부터 이번 위건 부두까지.. 쭈욱 불편했습니다. ㅠㅠ.. 그 이유는.. 모바일에서는 제 산만함이 도무지 화면을 집중해서 볼 수 없다는 게 첫 번째였고;;; (그나마 운전 중에 듣는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많이 빠져나가더라고요.) 두 번째는.. 집에 오래되긴 했지만~ 데스크탑도 있고 노트북도 있습니다만~~ 애들이 둘이나 있다 보니;; 집중해서 PC를 볼 수가 없더라고요. 최소한 같이 있는 동안에는요. ㅎㅎㅎ 컴터 붙들고 있으면 애들이 노는 걸로 보이는지.. 관심을 보이거나 훼방을 놓습니다. ㅋㅋㅋ 근데 책을 붙들고 있으면~ ㅋㅋㅋㅋㅋㅋ 마치.. 보호존이 켜진 것처럼.. 주로 용건 있을 때 찾아옵니다. ㅎㅎㅎ;;;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뒷심 발휘해서~~ 끝까지 완주해보겠습니다. ^^
뒤늦게 따라가고 있어요. 5-6장에서는 실업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의 불행으로 여겨지던 실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어쩔 수 없는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실업수당에 의존하는 삶이 정신적 파탄으로 연결되지 않는 점, 그리고 이에 대해 오웰은 ‘감탄스럽고 심지어 희망적이기까지 하다’고 표현하죠. 결국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가기 마련이라는 게 여실히 느껴졌어요. 또 실업 상황에서도 반드시 사치를 끊지는 않는다는 것, ‘정말 필요한 것은 강탈당한 상당수의 노동 계급이 생활의 표피만을 누그러뜨리는 값싼 사치로 부분적인 보상을 받고 있’으며 이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으나 그들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일지도 모른다는 오웰의 통찰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스턴트 푸드에 대한 문제은 이미 과거부터 알고 있었지만 현대에서도 나아지지 않네요. 심지어 결혼은 하지도 않고 있고요. 책을 읽으면서 열악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보다 우리의 삶이 나아지긴 한걸까요?
가족이 부족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의 실업수당을 제공하면서도,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다른 일을 하면 가차없이 삭감해버려 실업의 굴레를 쉽게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아이러니는 지금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걸 보면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네요. 오히려 실업수당을 받는 최하위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있는 차상위계층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었죠. 실업으로 시간이 많은 그들이 차분히 앉아서 글을 쓰거나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있을텐데 왜 그러지 못하는 것일까에 대한 질문도 흥미로웠어요. 마음의 평화가 없고,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답이었는데, 실업이 얼마나 깊은 늪같은 것인지를 실감하게 만드는 묘사들이었습니다.
실업에 관한 시선이 조지 오웰이 이 글을 쓰던 시점으로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에 약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우리는 수치로 실업률을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 있는 실업자 가정의 풍경은 그저 수치에 국한되지 않는 효과를 낳는 것 같은데 조지 오웰은 이 점을 아주 잘 읽어내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그 무기력한 가정의 모습과 음식과 같은 아주 미시적인 부분에서 드러나는 사회상들이 실업이라는 문제를 둘러싸고 잘 묘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이 묘사의 지점들을 조금만 바꾸면 넷플릭스 다큐로도 가능할만한 이슈들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생활 그 자체에 비집고 들어가지 않으면, 실업이라는 것을 직접 지나지 않으면 말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C-1 값싼 고통 완화제와 무기력과 그럼에도 가족을 꾸리려는 사람들. 말이 무거워서 그렇지 그냥 다 와닿았습니다. 스트레스 받으면 초콜릿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미친듯이 먹고요.. 일자리가 없을 때 무기력함, 그럼에도 포기되지 않는 것들. 정말로 큰 공감으로 와닿는 게 신기하고 무섭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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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은 당신 '개인'에게 닥친 재앙이었으며, 그것은 당신 '자신' 탓이었던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p116,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노동 계급이 겉으로나마 보이고 있는 적응은 그들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혁명적으로 변한 것도 자존심을 잃은 것도 아니다. 단지 노여움을 참고, '피시 앤드 칩스' 수준에서 그럭저럭 견뎌 나가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p. 273,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때문에 빈곤에 시달리는 지역들은 어떤 면에서는 생각만큼 사정이 나쁜 게 아니다. 그들의 삶은 그럭저럭 정상이라 할 수 있으며 생각 이상으로 그렇다. 수많은 가족이 빈궁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가족 제도가 깨진 건 아니다. 사람들은 이전보다 긴축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운명에 발악하기보다는 생활 수준을 낮춤으로써 상황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든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실업이 남자든 여자든 모두를, 특히 여자보다는 남자를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무기력감은 아무리 지성이 뛰어나다 해도 떨쳐버리기 어렵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5장 실업수당으로 사는 사람들,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실업으로 인한 끝없는 비참함은 계속해서 고통 완화제를 필요로 하며, 그런 차원에서 차야말로 영국인의 아편이다. 차 한 잔이나 아스피린 한 알이 통밀 식빵 한 조각보다 훨씬 나은 일시적 흥분제가 되는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영국에선 2천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지만, 말 그대로 누구나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우리는 먹는 것에서 생긴 결핍을 전기로 채우는 셈이다. 정말 필요한 것은 전부 강탈당한 상당수의 노동 계급이 생황의 표피만을 누구러뜨리는 값싼 사치로 부분적인 보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C-2. 정말 필요한 것은 전부 강탈당한 상당수의 노동 계급이 생활의 표피만을 누그러뜨리는 값싼 사치로 부분적인 보상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안은 절망의 고통을 이어 나가는, 신만이 아는 무엇일 터이다. p119
C-2. 전쟁 이후로 시장은 제대로 못 벌고 못 먹는 사람 들의 수요에 맞춰 적응해야만 했고, 그 결과 오늘 날 사치품은 거의 대부분 생필품보다 저렴해졌다. 수수한 구두 한 켤레 값이 엄청나게 세련된 신발 두 컬레 값과 같다. 정식 한 끼 값이면 싼 사탕과 자 두 파운드를 살 수 있다. 3페니로 고기는 얼마 못 사지만 피시 앤드 칩스는 충분히 살 수 있다. 우유 한 파인트가 3페니고 '순한' 맥주도 4페니나 되지만, 아스피린은 1페니에 일곱 알이며 차는 4 분의 1파운드 한 다발로 40잔을 짜낼 수 있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모든 사치 중에서도 가장 값 싼 도박이다.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이라 해도 당첨금에 1페니를 걸어봄으로써 며칠간의 희망을(그들 말대로 삶의 이유가 되는 무언가를) 살 수 있는 것이다. 조직화된 도박은 이제 거의 주 요 산업의 지위로 올라섰다. 예를 들어 축구 도박 같은 현상을 생각해보자. 이 사업이 올리는 한 해 600만 파운드 가까운 매상고는 거의 다 노동 계 급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중략) 이 모든 현상을 바람직하다고 보시는가? 나는 아 니라고 본다. 그러나 노동 계급이 겉으로나마 보 이고 있는 적응은 그들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 는 최선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혁명적으로 변한 것도 자존심을 잃은 것도 아니다. 단지 노여움을 참고, 피시 앤드 칩스 수준에서 그럭저럭 견더 나 가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안은 절망의 고 통을 이어 나가는, 신만이 아는 무엇일 터이다. (중략) 값싼 사치가 발달한 것은 우리의 통치자들에겐 대단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피시 앤드 칩스, 인조견 스타킹, 연어 통조림, 할인 초콜릿, 영 화, 라디오, 진한 차, 축구 도박 같은 것들이 혁 명을 막은 게 사실인지도 모른다. 때문에 우리는 이따금 실업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 게 전부 지배 층의 교활한 술책이라는 말을 듣는다. 내가 본 바로는 우리 지배층에게 그만한 머리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말하자면 시장을 확대할 필 요가 있는 제조업자들과 값싼 고통 완화제가 필 요한 배고픈 사람들의 형편이 그럭저럭 맞아떨어 졌다는 것이다. p. 120~ 122
그 과정(신체적 조건의 퇴보)은 그보다 일찌감치 시작된 게 분명하며, 궁극적으론 건강하지 않은 생활양식, 즉 산업화 때문임이 틀림없다. 우리에게 무엇이든 대체할 수 있는 값싼 대용품을 제공해주는 근대의 산업 기술 때문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결국엔 통조림 음식이 기관총보다 더 치명적인 무기라는 사실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예컨대 노동 계급은 실업수당 을 받는 처지이면서도 결혼하는 것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남부의 브라이턴에 사는 노부인들에겐 당치도 않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은 노동 계급의 분별을 단적으로 잘드러내주는 증거다. 즉. 그들은 일자리를 잃는다고 해서 인간이기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임을 갈 알고 있는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몹시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중 많은 사람들이 실직한 것을 '수치스러워' 한다는 사실이었다. 당시에는 누구도 실업이 불가피한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랬다간 실업이 계속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중산층은 여전히 '실업수당이나 타먹고 사는 게으름뱅이'란 말을 썼으며 '그런 자들은 원하기만 하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노동 계급 자신에게도 스며들었다. 실업은 당신 '개인'에게 닥친 재앙이었으며, 그것은 당신 '자신' 탓이었던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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