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

D-29
막장의 세계를 표현한 2장도 그렇지만 전 특히 브루커 부부의 하숙집 모습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졌어요. 묘사가 엄청 디테일해서 그런지 하숙집의 방, 부엌, 계단 등등 머릿속에 다 그려지면서 더럽고 비위생적인 장면에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지고 역겨운 기분이 들더라고요.
1장의 브루커 부부의 하숙집에 관한 묘사는 그 시대에 대한 일종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상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것은 비위생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 사회계층에 만성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과 같은 일종의 무기력함에 대한 묘사였습니다. 2장에서 광부의 막장에 대한 상세한 묘사역시 그 어떤 다른 문학작품들에서도 접해본 적 없는 아주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놓칠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국은 그 위험하고도 고통스러우면서도 천대받고 적당히 편리한 대로 일반인들의 시선 밖에 놓여지는 노동은 그 사회를 다 떠받치는 것이나 다름 없는 노동이었다는 것이 지금에도 노동의 종류가 조금 다를 뿐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1 만약 누군가 오늘은 석탄 광부의 삶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랬다면 정말 재미도 없겠고 석유 다음으로 전기차도 나온 마당에 내가 이걸 왜 알아야 하냐고 투덜댔을 텐데요. 예상 외로 무척 재밌고 좋았어요. 석탄 광부를 통해서 지금 사회에서도 다른 모양으로 적용할 수 있는 노동자(노동계급)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었고요. 아버지께서 예전에 탄광에서 일을 하셨어요. 광부는 아니고 전기 관련 일을 했던 걸로 아는데 자세한 작업 환경은 모르지만, 탄광에서 일하는 아빠를 상상하면서 이 책을 읽었어요. 이 책을 추천해볼까 생각도 들었는데 그때의 아빠한테 어떤 기억일지 몰라서 망설어지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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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하게 정체되어 썩어간다는 느낌, 사람들이 지하에 갇혀 바퀴벌레처럼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기어다니며 끊임없이 비열한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있다는 느낌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우리 모두가 지금 누리고 있는 비교적 고상한 생활은 ‘실로’ 땅 속에서 미천한 고역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빚지고 얻은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우리가 느끼는 것하고 똑같이 그들이 느끼는 건 아니다'라고 한다면, 그리고 슬럼에서 자란 사람들은 슬럼밖에 상상할 수 없다고 한다면, 우리의 오산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그때 내가 그녀의 얼굴에서 본 것은, 까닭 모르고 당하는 어느 짐승의 무지한 수난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모진 추위 속에, 슬럼가 뒤뜰의 미끌미끌한 돌바닥에 꿇어앉아 더러운 배수관을 꼬챙이로 찌르고 있다는 게 얼마나 끔찍한 운명인지를, 내가 알듯 그녀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꽃에 뿌리가 필요하듯, 위의 볕 좋은 세상이 있으려면 그 아래 램프 빛 희미한 세상이 필요한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우리 모두가 지금 누리고 있는 비교적 고상한 생활은 ‘실로’ 땅속에서 미천한 고역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빚지고 얻은 것이다. 눈까지 시커메지고 목구멍에 석탄가루가 꽉 찬 상태에서 강철 같은 팔과 복근으로 삽질을 해대는 그들 말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2장,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브루커 부부 같은 사람들의 가장 끔찍한 점은 같은 얘기를 하고 또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그들을 보노라면 인간이 아니라 매일 똑같은 시시하고 장황하고 무익한 이야기를 끊임없 연습하는 무슨 유령 같다는 느낌이 든다.(중략) 그들 역시 산업화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 가운데 일부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p.26,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그들이 마르크스주의를 믿든 안 믿든, 육체노동자든 사무직 노동자든, 어떤 문화적 배경을 가지든 상관없다. 사회주의란 결국 노동하는 인간을 '위사람' 앞에서 굽실거리는 '개미'로 만드는 자본 독재에 대한 모든 상식적, 양심적인 사람들의 반란일 뿐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추천의 글,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저 아래 누가 석탄을 캐고 있는 곳은, 그런 곳이 있는 줄 들어본 적 없이도 잘만 살아가는 이곳과는 다른 세상이다. 아마 대다수 사람들은 그런 곳 얘기는 안 듣는 게 좋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세계는 지상에 있는 우리의 세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머지 반쪽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나는 심지어 지금도 만일 임신한 여자들이 땅속을 기어다니지 않으면 석탄을 얻을 수 없다고 한다면, 우리가 석탄 없이 살기보다는 그들에게 그런 일을 시키리라 생각한다. 어떤 육체노동이든 다 그렇다. 그것 덕분에 살면서도 우리는 그것의 존재를 망각한다.
꽃에 뿌리가 필요하듯, 위의 볕 좋은 세상이 있으려면 그 아래 램프 빛 희미한 세상이 필요한 것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p.105,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어떤 육체노동이든 다 그렇다. 그것 덕분에 살면서도 우리는 그것의 존재를 망각한다. 아마도 광부는 다른 누구보다 육체노동자의 전열일 것이다. 그것은 광부의 일이 더없이 끔찍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너무나 필요함에도 우리의 경험과는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 실제로 보이지도 않고 그래서 우리의 혈관에 피가 흐르는 것을 잊듯 망각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아침 식사 때 식탁 밑에 가득 찬 요강단지가 있는 것을 본 날, 나는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있다 보면 더 우울해질 것 같았다. 더럽고 냄새나고 음식이 형편없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무의미하게 정체되어 썩어간다는 느낌, 사람들이 지하에 갇혀 바퀴벌레처럼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기어다니며 끊임없이 비열한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있다는 느낌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 브루커 부부 같은 사람들의 가장 끔찍한 점은 같은 얘기를 하고 또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그들을 보노라면 인간이 아니라 매일 똑같은 시시하고 장황하고 무익한 이야기를 끝없이 연습하는 무슨 유령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브루커 부부같은 사람들은 역겨우니 잊어버리면 그만이라고 해봤자 부질없는 짓이다. 그들 같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으며, 그들 역시 근대 세계 특유의 부산물인 것이다. 그들을 만들어낸 문명을 받아들이면서 그들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들 역시 산업화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 가운데 일부이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p26,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광부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다른 세상에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하고 문득 깨닫게 될 것이다. 저 아래 누가 석탄을 캐고 있는 곳은, 그런 곳이 있는 들어본 적이 없이도 잘만 살아가는 이곳과는 다른 세상이다. 아마 대다수 사람들은 그런 곳 얘기는 안 듣는 게 좋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세계는 지상에 있는 우리의 세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머지 반쪽이다.(중략) 우리는 모두 우리에게 '석탄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석탄을 얻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는 좀처럼, 또는 전혀 떠올리지 못한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p47-48,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A-2. 아무튼 거기엔 보통 사람이 지옥에 있으리라 상상할 만한 게 대부분 있다. 더위, 소음, 혼란, 암흑, 탁한 공기, 그리고 무엇보다 참을 수 없이 갑갑한 공간이 그것이다. 불 말고는 모든 게 다 있다. 27
어떤 육체노동이든 다 그렇다. 그것 덕분에 살면서도 우리는 그것의 존재를 망각한다. 아마도 광부는 다른 누구보다 육체노동자의 전형일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지금 누리고 있는 비교적 고상한 생활은 ‘실로’ 땅속에서 미천한 고역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빚지고 얻은 것이다. 눈까지 시커메지고 목구멍에 석탄가루가 꽉 찬 상태에서 강철 같은 팔과 복근으로 삽질을 해대는 그들 말이다. p45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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