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방학이 끝나고 지난 주부터 출근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13일부터 만나겠지만 미리 준비할 것들은 왜 그리 많은지요. 아직 방학중이시라니 부럽습니다!
[📕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새벽서가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의경
간밤에 잘 주무셨나요? 요즘은 더워서 자다가 밤중에 깨어나곤 합니다. 더위를 쫓는 방법 중에 독서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오전에 비가 올 수도 있지만 다시 더워진다고 하네요. 이왕 이렇게 된 거 폭염이 지속되는 동안 외출을 자제하며 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저는 지금 5장을 읽고 있지만 이제 막 책을 받은 분들이 있는 것 같아서 2장에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이정우는 출근한 지 이제 일주일이 지났네요. 출근한 지 일주일이 되었을 때의 저를 떠올려봅니다. 일도 일이지만 동료들이 어떤 사람들일까 걱정했던 것 같아요. (나 자신이 빌런일지도 모르는데) 제발 회사에 이상한(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없길 바랐던 기억이 나네요. 직장인들은 업무보다도 인간관계에서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이정우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세 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3. 2장 ‘헬륨’에서 신입사원도 진짜 경력사원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는 이정우는 사무실에 적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애를 씁니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지 않으려고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직원들에게 밥을 사줘 가며 업무를 배웁니다. 여기서 여러분의 사회생활 적응 노하우, 혹은 팁이 궁금한데요. 여러분은 동료직원들, 혹은 거래처 사람들과 무난한 관계를 맺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시나요? 본인의 이야기가 아니라도 노하우나 팁이 있을까요?
(덧붙임 질문. 19페이지 끝부분에 ‘선한 삶에 대한 강박 같은 것이랄까.’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선한 삶은 자신의 의지로 구현될 수 있는 것일까요?)

바느질하는T
제가 몸담은 회사 고유의 내용일 수도 있는데 , 이메일로 거의 모든 소통이 이루어지는 저희 회사의 업무 특성상 저는 빠르게 답하기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답이 길어지고 시간이 걸릴 것 같으면 간단한 ack로서 '잘 받았고 대략 언제까지 답변을 하겠다'는 내용 정도를 먼저 답하는 것이지요. 이메일을 봤는지 안봤는지 답이 없는 것을 답답해 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 방법으로 소통한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다른 분들이 하시는 말씀을 잘 듣고 제가 공감되는 부분은 긍정적인 반응(예를 들어 "아 그런 생각도 할 수 있군요, 전 전혀 못해본 생각인데요...." 이런 식으로) 을 거리낌없이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사회의 성격에 따라 케바케인 이야기긴 하네요. 돌아보면 잘못한 것이 더 많지만 질문하신 내용에 대한 답으로 좋았던 것만 살짝 적어봅니다.)

최영장군
(바로 써 먹어야겠습니다 👍) 아, 이런 팁도 있군요. 전 전혀 몰랐던 팁이네요~ㅎㅎㅎ 이메일 답장 신속히 하는 것도 업계에 따라서 정말정말 중요할 수 있는~!!

김의경
기본적인 것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겠네요.

슝슝
사회 초년생일 때의 일입니다. 사 내 텃새가 심해서 입사하고 한 달이 지났는데도 직원 단톡방에 초대해 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고충을 토로했더니 당시 남친이 동료들에게 스타벅스 커피를 한 잔씩 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방식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결국 스벅 그란데 한 잔씩 돌렸는데요. 이후 저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단톡방에도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게…ㅎㅎ 지금은 전직장이 된 곳입니다. ㅎㅎ
덧붙임 질문에 대한 답은 ‘가능하다’입니다. 선한 삶에 대한 강박적인 의지를 가지면 조금은 더 선하게 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다보면 의지가 습관이 되어 몸에 배게 되고, 강박적이지 않아도 자연스레 선한 삶이 구현되는 것이죠.

최영장군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좀 아 는 남친분~😂

김의경
스벅커피... 좋은 방법이네요. 스벅커피 사주는 상사와 동료를 싫어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선하게 살아야 한다고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반항심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강박적인 의지를 가지면 습관이 되어 몸에 배게 되어 자연스레 선한 삶이 구현된다는 슝슝님 말씀에도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장맥주
3.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술’인데요, 조금 복잡합니다.
제 경우 신문사에 다닐 때 선후배 동료 기자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술을 마시지는 않았어요. 친한 선후배들과 술을 마셨지요. 저는 기본적으로 술(실은 맥주)을 좋아하지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친하지 않은 사람과 술 마시면 술맛 버린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 경우에는 회사에서 친해지는 건 그 사람의 실력과 크게 관련이 있더라고요. 실력 있는 선후배들과 일하면서 친해졌고, 그들이 술을 마시건 마시지 않건 상관없었습니다(대부분은 마셨습니다). 그 중에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과는 자주 마셨죠. 반면 일 못하는 선후배와는 친해지기 어려웠고, 일 못하는 후배가 술 사달라고 해도 피하기 일쑤였습니다(내가 왜?). 안 친한 후배가 팀에 들어오면 굳이 친해지려는 생각은 없었고 그 친구가 일하는 걸 보면서 친해지든지(실력이 있으면) 아니면 그냥 안 친한 채로 함께 일했습니다(실력 없다고 딱히 구박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관심 끊는 스타일). 저 역시 굳이 안 친한 선후배들에게 술로 다가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일 잘하면 근처에 사람이 모인다고 믿었고 실제로 그랬습니다.
출입처를 바꾸게 되면 거기 홍보 담당자들과 밥을 먹고 술을 마셨습니다. 저도 그들과 친해져야 했지만 그들도 저와 친해져야 했거든요. 그리고 그들의 경우에는 밥과 술이 가장 좋은 방식이었죠. 그때는 그들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응해야 했습니다.
전업 작가가 된 뒤에는 편집자들과 밥을 함께 먹은 적이 거의 없네요. 굳이 안 친해져도 되고, 실력 있는 편집자들과는 밥 먹거나 술 마시지 않아도 이미 친하니까. 소통하고 조율할 일이 많은데 그때 말이 잘 통하면 그냥 친해집니다. 10년 이상 전업 작가 생활을 하면서 무슨 시상식 자리 같은 행사에서가 아니라 따로 자리를 만들어 편집자와 저녁에 술을 마신 게 제 기억에는 딱 한 번 있는 거 같습니다. 진짜 친한 편집자인데, 공교롭게 다음 달에 그 편집자 부부와 저희 부부와 맥주를 마시기로 얼마 전 약속을 잡았습니다.

최영장군
지난 6월에 맥주 드시는 것(양) 보고 살짝 놀랐습니다... 맥주의 정령 같은...ㅋㅋ

장맥주
제가 수림 작가님들과 얼마나 친해지고 싶었는지 아실 수 있겠지요? ^^

김의경
함께 술을 마시면 분명 어느 정도는 친해지는 것 같아요. 회사는 기본적으로 일을 하는 곳이니 일잘하는 사람이 매력적이죠^^ 회사에서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최고 미남 미녀라고 하더군요. 그 사람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다들 그 사람에게 잘보이려 하고요. 그런 사람들은 출근길이 덜 힘들지 않을 까요? 부럽네요...ㅎㅎ

장맥주
덧붙임 질문 답변: 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믿어야 한다고 여기고요. 힘든 일이겠지만 그런 의지가 없다면 아예 이룰 수 없을 거라 봐요.

바나나
적응 노하우라고 하시니...사회초년생때 주로 고민했던 문제인것 같아요. 지금은 중년이 되어서 이런 고민은 덜하고 살고 있거든요(이렇게 서서히 꼰대가 되어갑니다 ㅠㅠ) 사람들과 잘지내기 노하우로는 저는 남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 평을많이 받았어요. 수많은 직장내 가족내 컴플레인과 스몰톡들을 잘 들어주고, 기억해주고, 적당한 추임새와...등등. 노력했다기 보다는 타고단 오지랍대마왕 울트라빅 E 라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TMI를 털어놓고 보니 부끄럽네요)

최영장군
오~, 아하!! (방금 @바나나 님께 배운...ㅋ)
슬하염
사회생활의 경험은 짧지만……경험에 비쳐보면 일단 지각이나 결근을 안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인상들이 한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라서… 사람과의 관계가 항상 어려운 것 같습니다만 일단 부정적인 말이나 감정은 담아놓지 않고 흘려보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번 보고 말 사람이면 괜찮지만 계속 봐야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감정들이 결국은 ‘나’를 상처내는 것 같더라고요.
덧붙임 질문은 선한 삶은 자신의 의지로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을 많이 키워내기 위해 ‘도덕’을 배우고 ‘권선징악’ 이야기가 만들어진 건 아닐까 싶습니다.

최영장군
속감정 잘 관리하기 & 덧난 마음에 연고 부지런히 발라주기~ㅎ

라아비현
저는 대화를 자주 나누면서 업무를 파악 합니다 ㅎㅎ

최영장군
대화가 필요해... 라는 노래도 있었는데, 자두라고...ㅎㅎ

장맥주
저는 '김밥' 좋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