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아.......네네.. 저도 옛날 일이긴 한데..아침 못먹고 출근해서 자리에서 컴퓨터 키면서 빵 먹고 있으니까 팀장님이 아침을 빵으로 먹냐며.. 그럼 남편 아침은 어떻게 챙기고 왔냐며..ㅠㅠ..남의 남편 아침 걱정을 정성스레 해주시더라고요...... 뭐 회사일 하다보면..별일 다 있으니까요.. 그리고 책 내용 중에 회식때 직급 높은 남자직원 옆에 미혼 여직원 양 쪽에 배치시키는 건 요즘 시챗말로 ptsd가 오더라고요..
코로나가 회식 자체를 없애서.... 지금은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강제적 회식 문화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작은 조직에서는 '장'의 스타일에 따라...(코로나 직전 회식 모습 사진 ㅠ)
요즘 그런 얘기를 했다간.. 요리 잘하는 남자들이 예능에 나오고 남자들이 온갖 요리 도구를 갖춘 주방에서 요리실력을 뽐내는 시대에 너무 고리타분하네요 정말.
와... 진심 직급 높으신 분들 양옆에 여직원 배치....PTSD 와전 공감합니다...
오래전 기억이 문득.. 회사문화는 잘 바뀌지 않나봐요. 적진에 배치할 거면 수류탄이라도 달라고요...
저도 『로메리고 주식회사』의 부사장이 한국 소설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다른 작품에서 또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부사장이 다른 작품에 나오더라도 오히려 그의 내면은 더 드러내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꼭 내면을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 내면이 드러난 캐릭터가 좋은 캐릭터는 아닌 것 같아서요. 『오셀로』의 이아고나 영화 《다크 나이트》의 조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안톤 쉬거가 매력적인 이유가 그들의 내면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라고 보고요. (저는 조커의 의도가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건 아니라고 보는 소수입니다만.) 한니발 렉터가 매력적이었던 것도 그의 내면이 뭔지 알기 어려운 『레드 드래건』이나 『양들의 침묵』에서였습니다. 후속작에서 독자들이 그의 과거와 트라우마를 알게 되자 그저그런 시시한 악당이 되어버렸죠.
'더 폴'이라는 영드에서 한니발시즌3(미드)에 나온 질리안앤더슨이 직급이 높은 형사로 나오는데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그녀는 프로페셔널하고 자유분방한데 부하직원들과 육체관계를 갖지만 관계에 집착하지 않아요. 감정적으로 동요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연쇄살인범에게 희생된 여성들에겐 깊은 연민을 느낍니다. 그 드라마 좋아하실 거 같아요.
헛. 질리언 앤더슨이라면 엑스파일의 스컬리 아닙니까? 영드도 찍으셨군요. 사진 보니 멋있게 나이 드신 거 같네요. ^^
네.. 멋지게 나이들었죠.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알파걸들은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이 되어있다는 기사를 어디선가 읽었어요. 성적매력을 갖춘 알파걸... 질리언 앤더슨이 드라마에서 맡은 인물은 사실 판타지에 가까운 것이죠. 그래서 대중은 더욱 그런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이겠죠.
참고해야겠군요 ㅎㅎㅎ 😄
저도 이 부분이 작품을 읽기 가장 괴롭게 만드는 포인트였습니다. 특히 부사장의 가슴골을 주인공이 의식하는 내용이 계속 나오다가 은행의 차장인가가 '죽이네'하는 것에 주인공이 동감하는 대목에서 심하게 괴로웠습니다. 오히려 라운지 바 종업원의 케이스는 부사장이 대신 갚아주기라도 했지... 이 독서모임에서 앞서 다뤘던 갑-을 관계조차도 성별이라는 권력 앞에 어떻게 일그러지는지를 성별 권력이 있는 쪽의 시선으로 보게 되니 역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 저번 인사말씀에 이어 드디어 @소유정 평론가님께서 본격적으로 등장하셨군요!! 안 그래도 평론가님께 드릴 전문적인(?) 질문을 따로 만들까 고민하던 차였습니다 ㅎㅎ 소설이 '낀 존재'들을 다루고 있다, 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제가 쓴 소설들의 주인공들은 거의 '경계에 선 자(들)'이기 때문에 (해석을 제약할 수 있는 이런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어쨌든) 정확한 지점을 짚어주셨다고 말씀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물리적 상황에서 나타나는 윤기풍의 존재적 의미에 대한 통찰도, 또 결말 부분의 '담합'이라는 중요 포인트에 대한 언급도 저에게 인상 깊습니다. 그런데, 사실 전문가분이시니까....ㅎㅎ (담합 부분은 나중에 심리극과 유사한 측면에서 또 말씀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낌'과 '경계'에 대한 화두는 늘 갖고 있습니다. 월급사실주의 관련해서 문학동네 독파 북토크가 있었는데, 그때도 모임 광고 문구로 '경계'를 얘기하였습니다, 말 나온 김에 잠깐 옮겨 보겠습니다. 로메리고 주식회사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기 수북클럽 함께읽기 그믐 회원님께 드리고픈 말씀이기도 하고요. 번민하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한숨짓고 흔들리고 주저하는 그들은 자북을 찾는 나침반을 닮았습니다. 우리는 가슴속에 저마다의 나침반을 품고 살아갑니다. 번민하는 빛과 바람과 그리고 당신, 경계에 선 모든 존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 부분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여성, 혹은 여성주의 관련 연구자 혹은 전공자 사이에서도 로메리고 주식회사는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긍정이든 부정이든, 특정 '주의'나 사조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야기, 혹은 당위에 기반한 비평은 (싫거나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가 신경쓸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작가로서는, 특히 어떤 사조나 사상에 문학이 함몰되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로서는 '성적 대상화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적 필연성을 갖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소유정 평론가님께서 코멘트하신 '남성들의 이런 자의식 과잉은 너무나도 익숙한 것이라 참으로 핍진하다'는 것으로 작가의 소임은 '다행히' 다했다고 안도하게 됩니다. 문학의 방향에 대한 관점은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문학은 진실을 쓰는 것이지 당위를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쓴 글 중에 이런 말이 있는데, 이 말을 전하는 것으로 의견을 갈음할까 합니다. (아, 부사장 부분은 초뱐에 다른 질문에서 스핀오프 식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제가 답변했으니, 의아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ㅎ) "이러한 암시는 주장이 아니라 예언이다. 주장은 정치의 몫이고, 예언이 예술의 몫이기 때문이다. 제정일치의 사회에서 군주로서는 주장을 하였고, 샤먼으로서는 예언을 하였다. 예언하려는(목적이 되려는) 정치와 주장하려는(수단이 되려는) 예술 사이에서 가끔은 현기증이 일곤 한다. 처음부터 예술은 예언이었으며, 언제나 먼저 찾아온 정신이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리고 권력작용이나 갑을의 문제는 여성이냐 남성이냐가 아니라 힘의 불균형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는 점을 오히려 소설을 읽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약한 존재이냐 강한 존재이냐, 물리적인 질량 차이에 관한 이야기로 봐야하지 않겠나 싶습니다~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사소한 질문이 아닌데요?!!ㅋㅋ 창작하는 방식은 작가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번역을 하듯이 세계를 그저 옮겨 적는다고 하겠습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세계는 현실이나 사실과는 다릅니다. 빛이나 바람 같은 것도 포함한, 은유화된 총체적 세계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미리 짜 놓는 건 없습니다. 소설의 결말도 모릅니다. 예상은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러한 결말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로메리고 주식회사>에 나오는 이정우의 여자친구 이름도 처음에는 '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소설을 쓰면서, '희주'로 바꿔야만 했습니다. 누군가와 라임을 맞추어야 한다는 사실을 소설을 쓰면서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부사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니까 완전무결한 인물로 만들면 좋죠. 그러나 작가가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 인물은 그 인물대로 그래야 하는 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정은 제가 창조하는 게 아니고 발견하는 것입니다. 소설의 시작은 복잡성 이론이나 양자역학에 관한 이야기도, 권력의 문제나 진실의 상대성도 아니었습니다. 이것들은 '일찍 오는 법이 없는 출근길의 버스 같은 깨달음'입니다. 제가 <로메리고 주식회사>라는 이상한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편의점이었습니다. 늦은 저녁 시간에 편의점에 갔는데, 다른 손님 하나가 이상하게 눈에 띄었습니다. 20대 후반이나 됐을까, 아무튼 정장을 입은 여자였고, 참치와 캔맥주, 햇반 등을 산 뒤 계산하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습니다. 취업 빙하기라는 요즘에 그래도 옷차림을 보면 괜찮은 직장에 다니는 것 같은데, 표정이 왜 저러나? 이상하게 궁금했습니다. 이 시각에 대충 저녁을 먹는가 보네? 근처 오피스텔에 사나? 남자친구는 있나? 회사에 무슨 일이 있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가 인물들과 사연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옮겨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편의점에서 본 사람은 소설의 희주일 수도 있고, 조윤희 과장일 수도 있고, 기주일 수도 있고, 젊은 날의 부사장일 수도 있습니다. 또 정우일 수도 있고, 기풍일 수도 있고, 정인식 대리일 수도 있습니다.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안타깝게도 많지 않습니다. 그것을 잊지 않으려 머리를 깎았습니다. 작품 속에 작가가 들어가지 않도록.
Aㅏ…? 장군님의 의지로 깎으신 것이군요. 마치 높이뛰기 출전한 우상혁 선수처럼요. 저는 장군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창작의 고통이 깊어 모발이 탈출한 줄 알았습니다. 🤣🤣🤣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 중요한 건 이게 아니고 ㅎㅎ 장군님의 친절한 답변에 감동을 받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어요. 핵심 포인트를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런 오해가 있었다니, 마지막 세 문장까지 자세히 대답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벌써 모임의 절반 즈음에 다다른 것 같네요. 책의 절반까지 따라오셨나요? 오늘 질문은 11장 ‘나트륨’에서 드리겠습니다. 9. 106p에 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됩니다. 만약 인간이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면 그 원본으로서의 아우라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마음에서 나오는것 같습니다 각자의 마음에 따라 예술작품이 될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의 성격에 따라 원본이 갖는 아우라가 훼손될 수 있다는 해석도 좋네요~!! 마음이니까 마음포인트~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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