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오, 저는 나비효과와 고양이를 생각했어요. 코펜하겐 해석...까지는..
나비효과와 고양이의 중의성을 생각하셨나 보군요!! 고양이 떠올리시는 분들이 드물게 나타나시는데, 텍스트를 자세히 읽으신~~ㅎㅎ
입사해서 회사생활을 한지 얼마되지 않을뿐더러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을 잘하는 사람 옆에서 조금라도 배우고 싶어 퇴사는 뒤로 미룰 거 같습니다.
말씀대로 서둘러 결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난해한 질문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질문이기도 해서 제가 해석의 '예시'를 하나 보여드리려 해요. 일단 '나비는 어떻게 됐을까?'하고 물었으니, '나비'의 존재를 확인해 보아야겠죠. 이정우가 꾸는 꿈인 장자의 호접몽에 나오는 나비일 수도 있고, 나비효과의 나비일 수도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설 속 내용을 통해서도 나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바로 81페이지에 나오는 구절이죠.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그래도 희주가 키우는 고양이인 '나비'가 나를 보면서 "냐옹."하고 친한 척을 했다. 물론 나비가 강아지처럼 사람을 잘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양이치고는 붙임성이 있는 편이다....(후략) 그러니까 이정우는 희주가 키우는 고양이의 안부를 묻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안위나 생사가 궁금해진 거죠. 코펜하겐 해석은 양자역학에 대한 해석론인데, 입자의 상태를 확률로 표현하는 코펜하겐 해석에 반발하여 오스트리아 이론물리학자인 에르빈 슈뢰딩거가 고양이에 대한 사고실험을 제안합니다. 바로 그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인데요. 외부에서 볼 수 없는 밀폐된 상자 속에 50퍼센트의 확률로 붕괴하는 미량의 방사선 원소와 방사선이 검출되면 자동적으로 독극물이 든 병을 깨뜨리는 장치,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면, 일정한 시간이 흐른 후 그 고양이는 죽었을까, 아니면 살았을까 하는 문제입니다. 결정론적 거시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 생각에는 고양이가 죽었거나 살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이게 미시세계라면 고양이가 50퍼센트로 살아있고, 50퍼센트로 죽어있는 상태가 되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었죠. 그런데 역설적으로 코펜하겐 해석을 비난하기 위해 제안한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이 양자역학을 잘 설명하는 사례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정우와 윤기풍(예전에 동일인물이라는 해석을 말씀드린 적이 있죠)이 지금 오피스텔이라는 네모난 상자 안의 고양이(나비) 사건을 보고 있는 겁니다. 이정우와 윤기풍이 같은 쌍이고, 희주와 윤기주가 같은 쌍이라면, 마지만 한 쌍은 누구와 누구일까요? 바로 오피스텔 정사 장면의 미지의 사내와 김실장이 될 것입니다. 지금 이정우와 윤기풍이 보고 있는 장면의 등장인물은 희주와 희주 회사의 대표이사 내지 임원으로 보이는 검은색 제네시스의 남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윤기주와 김실장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중첩 현상' 때문에 진실이 흔들립니다. 유리창이 깨지기 전 오피스텔 정사 장면을 유심히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독자는 이 장면이 연인 사이의 정사 장면 같이 생각되지 않았다고 얘기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바람난 연인 사이의 정사일 수도 있고, 위계적이고 자포자기적인 장면일 수도 있습니다. 이 장면을 규정하는 것은 양자역학의 이중슬릿 실험처럼 '관찰자'입니다. 우리 인간세계에서는 관찰자의 편견이 사건을 규정합니다. 이정우는 편견에 예민한 사람임에도 편견에서 벗어났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윤기주는 억울하게 당했다고 생각하면서, 왜 동일한 쌍, 다시 말해 평행우주적 상황에 처한 희주는 바람이 났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소유정 평론가나 @장맥주 독자님이 말한 '대상성'의 문제가 나타납니다. 희주는 등장하는 첫 통화 장면에서부터 거짓말(사무실이 아니면서)을 하며 등장합니다. 욕도 잘하고, 담배도 막 피우고, 속옷도 안 챙겨입은 채로 외부인을 만나고, 남자친구에게 짜증내고 싸늘하고, 허영심이 느껴지고, 과소비도 하고, 워크숍이라고 거짓말도 하고.... 혹시 희주의 상황이 윤기주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희주의 행동을 달리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이정우는 자기배반적 인물입니다. 오셀로가 된 무송이 형한테 순결과 정숙을 의심받고 싶지 않아 하지만(208페이지), 자신은 희주를 의심합니다. 고교시절 정치경제 과목 선생님의 얘길 떠올리면서 경적을 함부로 울리지 않으려 하지만, 끝내 경적을 마구 울리는 인물입니다. 조윤희 과장의 무표정과 차가움에는 온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희주의 짜증과 시들한 반응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정우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그는 "그럼 마음대로 하세요."라며 '오셀로처럼'(296페이지) 이야기하지만, 끝내는 장풍을 다급하게 제지하면서 "유리창만 깨 줘요. 사람 다치게는 하지 말고."라고 말합니다. 그에게 운명은 힘의 문제이지만, 운명을 넘어서는 '선량함'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라쇼몽 등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우선 여기까지...)
앗.. 저는 보이는 대로 읽어서 이 상황이 물리학 실험을 빌려 표현한 줄 몰랐습니다. (시사 프로의 전문가들 의견을 띄엄띄엄 읽은 것 같다는..ㅠㅠ) 게다가 물리학도 잘 모르니까 양자역학과 결부시켜 심층적 해석이 너무 어려운데요, 다행히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작가님이 담고자한 의도는 대부분 이해한 것 같아요. 넘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
해석을 하는 하나의 예시로서~~ㅎㅎㅎ 감사합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느새 37장 '루비늄' 이네요. 루비늄은 홍운모 속에서 비교적 다량으로 존재하는 은백색의 무른 금속으로 불꽃 반응은 진한 빨간색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이제 소설을 끝까지 다 읽은 분들도 많겠지요? 책을 덮어도 질문은 이어집니다. 비가 와서 잠시 쉬어갈까 했지만 여전히 많은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열아홉 번째 질문입니다. 19. 37장 ‘루비듐’에서, 화자인 이정우의 어투가 미묘하게 경쾌한 느낌으로 바뀌었다는 독서토론 독자님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눈치채셨나요? 왜 어투가 변했을까요?
전 처음 읽었을 땐 정우의 말투가 변한 건 눈치 못채고 넘어갔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어투와 내용이 좀 변한 것 같네요. 윤기풍의 장풍과 희주의 바람, 그리고 무송이 형의 이직 실패 등 일련의 사건들이 그를 좀 더 성숙하게 만들어 준 건 아닌 가 싶어요. 사회 생활을, 나아가 삶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과 태도에 변화가 일어난 나서 정우의 말과 어투가 변하게 된 게 아닌가 짐작해봅니다.
성숙함이 바뀐 어투에 밴 것 같다는... 그러고보니 이정우에게 모든 걸 어찌할 줄 모르고 이리저리 상념하는 모습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도 회사와 여자친구에게서 겪은 피로감을 해결할 나름의 방식이 장풍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처음에는 김 실장과 윤기풍의 만남을 한사코 반대하던 사람이 결국 둘을 만나게 해주었다는 것 자체가 주인공 내면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윤기풍과 협력관계로 변한 부분이 내면의 변화와도 이어진다...👍
현실에서 해탈한 모습 아닐까요? 사람도 너무 많은 일을 겪으면 실소가 나오잖아요. 어떠한 현실 또는 진실을 맞딱뜨리더라도 초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네요...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장풍부터 해서 온갖 일을 겪어서....😂
뭔가 카타르시스 아닐까요? 그 동안 공부만 하다가 겨우 직장을 잡았지만 회사에서 업무가 적성에 맞는 것도 아니고 실적이 좋은 것도 아니고 여자친구와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이는 찼는데 인생에 뭐 내 뜻대로 되는 것도 하나도 없고.. 그런데 장풍으로 해결 할 수 있다니.. 뭔가 신박한 방법에 순간 들뜬 기분이었을 거 같아요. 직접 해결하는게 아니라 옆에서 관중 처럼 보고만 있어도 되니 책임이랄까 그런 걱정도 없이 말이예요.
오, 이정우에게 비빌 언덕과 같은 무기가 생겨서 카타르시스 같은 자신감이나 효능감이 붙었을 것도 같습니다~!!
본인도 희주와의 관계가 끝이란 걸 알고 놓고 싶었을 텐데 못 놓고 있다가 결정적인 장면을 보고 다 털어 버린 것 아닐까요? 근데...말투가 경쾌해진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
느낌이라서 느끼느냐, 어떻게 느끼느냐는 다 다른 것 같아요~ㅎㅎ
경쾌한 느낌으로 바뀐건 못느꼈는데요ㅎㅎㅎ 어투가 변했다면 아마도 스스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해서 일 듯 싶습니다. 여자친구도 회사도 업무도 스스로 주체적으로 나선일이 없다면 이번에는 등산로에서 주체적으로 김실장을 불렀다보니깐 그부분이 직접적으로 개입하면서 영향력이 행사되었기 때문에 약간 통쾌한듯(?) 경쾌한듯(?)이 되지않았을까요?ㅎㅎㅎㅎ
경쾌하다고 느끼는 분도 있고, 아니면 기분이 좀 업된 느낌이나 각성 상태의 느낌... 그런...느낌은 주관적이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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