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죠~ 정치인, 특히 국회의원은 광범위한 범위에서 막강한 갑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데 비해, 의무는 거의 없어서 그런지 의원 뱃지에 대한 선망은 엄청난 것 같습니다... 4년에 한 번씩, 그것도 아주 잠깐 동안만 을이 되는....
가업인데도 갑을병정 관계가 느껴진다면, 꽤 괜찮은 가업일 듯 합니다~😂
신이 아닌 이상 두 존재의 질량을 똑같이 맞추기는 불가능에 가까운가 보아요...
[📕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최영장군

바느질하는T
저는 로펌에 오래 근무하고 있고 평생 저의 "을됨"을 직업적 본분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고객은 나의 시간을 사신 것이다는 현실자각을 바탕으로). 하지만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100% 갑이거나, 100% 을인 직업을 없고 비율과 구체적 상황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또 두 사람의 관계에서 서로 각자 자신을 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따라서 물리학적 평형과는 좀 다르지만 갑을이 공존하는 (때에 따라 갑도 되고 을도 되고 해서 총체적으로 비교적 동등한 관계인) 관계는 현실에서 어느 정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최영장군
말씀을 듣고 보니, 심리적 평형이란 게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말 그대로 주관적 심리 상태에 근거한...!!

김의경
로펌에서 근무하시는군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온갖 인간군상을 보시겠어요. 서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만나실 것 같고요.

꽃의요정
예전에 지인이 "중간관리자가 회사에서 제일 불쌍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땐 어렴풋이 느끼기만 했는데, 그 중간관리자의 자리를 15년째 맡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뼈저리게 느끼면서 일하고 있고요.
근데....오래 하면서....저희 대표님의 대단함을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일은 안 하고 맨날 놀러 다니고, 구두쇠에 가끔 와서 이상한 소리하고 가시지만, 전체적으로는 직원들 배려해 주시고 무엇보다 저희 말에 귀기울여 주십니다. 당연히 한 번에 성사되는 일은 없지만, 저희도 끈기에 있어서는 쇠심줄이라 끊임없이 얘기하면 언젠가는 들어주십니다. 저희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엔 진저리 칠 때도 있지만, 항상 수평관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고 저도 깨달은 바가 있어, 직원들이나 관리하는 분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요.
당연히 처음 저희 회사에 오신 분들은 제가 상사라고 생각하지만, 갑을관계는 사람과 사람에 없어져야 할 관계라고 생각해요. 거래처 얘기는 to be continued....

최영장군
양쪽을 상대해야 하니 중간에서 뭘 해야 하는 사람이 힘든 법이죠...(웃픔)

강츄베베
제가 일하는 곳은 대기업으로 분류되어 갑의 위치에 있습니다. 저희 쪽으로 납품오는 회사들이 만족스럽게 하지 않으면 담당자에게 시정요구 를 하고 재발시 회사로 소환되어 대책서 제출을 해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저도 예전에 다른 직업군이었을 때 을의 입장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었는데 많이 힘들더군요. 주로 동양권에서 나타나는 고질적인 병폐라고 보여집니다.

최영장군
계약법보다 종법이 발달한 사회죠 ㅋ

프렐류드
절대적인 갑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는 회사는 갑을병정 사이의 중간인데,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갑이어도, 말아먹은 프로젝트의 마무리 투수로 들어간 경우는 을에게 사정사정해야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내에서 갑을 관계가 평생 있을 것 같았는데, 서슬퍼런 선배들이 내일 모레 퇴직을 앞두고 이빨빠진 호랑이처럼 버티고 있는걸 보면, 또 갑을병정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최영장군
말씀대로 권력관계는 역동적인 것 같아요~~ㅎ

독갑
저는 갑을병정의 '정'이었다가, '병'이 되었다가, 어느 순간 슈퍼 '갑', 옥상 '갑'이 되었다가, 누군가에겐 옥상 '갑', 누군가에겐 슈퍼 '을'인 자리로 옮겼다가 하며 혼자 널뛰기를 하다가 이 프렉탈 구조에 환멸을 느끼고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되었습니다 ㅎ
개인적으로는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닌 직업적 관계를 지향합니다. 하지만 저를 빼고는 아무도 그런 관계를 상정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좌절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직장 생활 n년 차에 신입사원도 아닌 인턴사원이 들어왔었는데, 팀에서 저만 유일하게 그 직원에게 존대하고, 점심 식사도 혼자 하지 않게 매번 챙겼거든요. 그랬더니 저보다 후배 직원들에게도 눈치를 보는 그 인턴이 제 말에는 토를 달고 업무도 제 업무만 해태하더라고요. 직장생활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갑질'의 충동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 인턴을 그 때 이후로 다시 보지는 못했습니다.

꽃의요정
전 그 인턴분이 딱 거기까지의 인성이었다고 봐요. 괜찮은 사람은 본인에게 잘 해 주는 사람도 잘 알아보더라고요.
독갑님의 그 위치 정하지 않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 전 좋아요. ^^

독갑
@siouxsie 님께서 공감해주시니 각별히 더 기쁘네요 ^^

최영장군
그 인턴이 권력관계를 감지하는 후각이 좀 약했나 봅니다 ㅋㅋ

김의경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줄 알아요. 류승범 짤이 생각나네요 ㅎㅎ

독갑
ㅎㅎ 그렇죠. 그러니 갑-을 관계라는 것도 결코 절대적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점잖은 고객에게 보험금을 적게 책정하는 보험사 직원처럼 말이죠 ㅎ 보험금을 내는 고객이 '갑'이 분명한데, 호의를 가지고 인간적으로 대하면 금방 본인이 '갑'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죠. 슬픈 현실입니다.

최영장군
,

최영장군
..

김준1
입사 한지 얼만 안된 주인공이 대리면 어덯냐고 했으 나 선배가 기어이 가서
대리라고 바꾸고 오고 대외옹 직급인 대리를 달다니
대외용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최영장군
그렇죠. '대외용'이라는 말에 한국의 상황이 함축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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