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저도 술자리에서 부사장의 행동이 좋아보이지는 않았지만 수지의 복수를 대신 해 주기 위해서 그런 방법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어요.
네 저 역시도 그 부분은 사실 이해는 갑니다. 술자리 여성에게 아마도 일종의 연대의식을 느꼈던듯...
김의경님의 '선한 삶에 대한 강박' 이라는 단어가 살짝 폐부를 헤집네요. 저도 한 때 착한사람 컴플렉스가 있었던 위인입니다...그리고 벌써 내년이면 직장생활 20년째가 되는 나름 올드보인데, 사람을 잘 다루는 수완도 없고,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도 없는 일개 범부라 여태까지 어떻게 버텨왔는지 돌이켜 보면 참 까마득합니다. 노하우라고 한다면 글쎄요..그냥 인생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자세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주위 사람들과 잘 지내려고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오해할 사람은 오해하고 저를 좋게 보는 사람은 좋게 봅니다. 한마디로 부질없다는 거죠. 오히려 그런 부분은 부차적인 것이고, 보다 중요한 건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에 대한 의미를 잘 부여하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마크 맨슨이 '신경끄기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했던 말 같은 데,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똥무더기를 감당하고 헤쳐나갈지를 아는 거라고 했었던가요. 내가 몸을 담고 있는 일에 목적이 생긴다면 고통은 의미를 수반하죠. 그 외의 행동들은 인위적이고 부차적이라 생각하고 저는 그냥 제 본성에 충실하게 생활하려고 합니다. 음..쓰고 나도 제대로 된 답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한밤중에 책 읽고 주저리 주저리 남겨봅니다. 굿밤 되세요.
인간본성에 희망적인 부분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선한 삶에 대한 강박... 을 갖고 사는 사람은 못 되는 것 같아요. 그냥 길가의 잡초처럼 생존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주변에 신경쓰지 않고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생각해보기. 머리에 새겨봅니다..
맞습니다~ 소설에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대사나 인물성격, 그리고 구도가 몇 차례 등장하는데, 그 부분을 전체적 맥락에서 관록(?)으로 바로 캐치하신 것 같습니다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폭염으로 야구 경기가 취소되고 가축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모두들 더위를 잘 견디고 계시나요? 저는 사실 오늘 친구와 홍천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요, 늦게 일어나서 셔틀버스를 놓치고 말았답니다. 여행을 포기하고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로메리고 주식회사>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지금쯤 소설에 푹 빠져드셨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폭염 속에서 네 번째 질문 드리겠습니다. 4. 3장 '리튬'에서, 27페이지에 ‘먹이사슬과도 같은 갑을병정 관계’가 나오는데요. 소설에서는 복잡계에서 말하는 프렉탈(fractal) 구조처럼 갑을관계라는 권력구조를 다양한 차원에서 반복적으로 변주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경우에 따라서 갑이 됐다가, 을이 됐다가 하는데요. 그래도 직업의 특성상 주로 갑의 위치에서 일하게 되는 직종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주로 갑의 입장에서 일하시나요, 아니면 을의 입장에서 일하시나요?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닌 직업적 관계, 그러한 물리학적 평형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것일까요?
주로 갑의 위치에서 일하게 되는 직종은 변호사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수임 계약서 상으로는 ‘을’이지만 사실상 의뢰인이 ‘을’의 위치에서 변호사를 전적으로 믿고 변호사의 말 한 마디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필연적이죠. 저는 갑의 위치에서 일하고 싶지만 평생 을의 입장인 채로 사는 것 같고요 ㅠㅠ 물리학적 평형은 유니콘 같은 이론 아닐까요? ㅎㅎ 표면적으로는 평등하고 수평적 관계라 할지라도 미묘하게라도 한쪽으로 축이 기울어진 관계들이 대다수니까요.
돈뿐 아니라 정보 또한 권력이니, 정보 비대칭에서 오는 파워게임이 느껴집니다!! 평형 맞추기는 참으로 어려운...ㅠㅠ
사람들은 대부분 법률지식이 부족하니까 의뢰인이 을의 위치에 놓일 수 있겠네요. 여담이지만 요즘 굿파트너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해운 업종을 예로 들면, 가령 계약구조상 기본적으로 짐을 싣는 화주가 (갑)이고 짐을 수송하는 선사가 (을)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해운 시황이 폭등해서 실어야 할 짐은 많아졌지만 이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선복이 부족해지면, 오히려 화주가 선사한테 읍소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물론 일부 규모가 큰 메이저 화주들의 경우는 예외이긴 하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 화주들의 경우는 이 관계가 시황에 따라 미묘하게 바뀌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문화권에서 유독 이런 갑/을 관계에 민감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유럽이나 캐나다 미국 같은 서양에서는 이런 갑/을 관계를 일종의 partnership 이라고 생각하고 상호간 비교적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려는 문화가 있더군요. (물론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 완벽한 partnership은 없겠지만, 최소한 우리처럼 입속의 혀처럼 구는 듯한 영업 행태는 못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해외에서 당사를 방문한 서양인들이 그렇게 긴장한 태도를 안보여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서양의 친구들과 일을 해보면, 물론 한정된 계약을 얻기 위해서 다른 경쟁자들 대비 노력해야 하기에 자연스레 클라이언트들에게 공손해지는 건 사실이겠지만, 일단 계약을 맺은 이후에는 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수혜자라는 어찌 보면 비교적 양립적/평등적 호혜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전 이런 분위기는 (표면적이나마) 자유와 평등이라는 오랜 서구적 가치가 비즈니스 마인드에서도 뿌리내려 그런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즉, 고질적인 갑/을 권력구조의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제 구조상의 차이를 넘어선 수평적 거래 관계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우선시 해야 하는 가치로 먼저 살펴봐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오~~ 수요와 공급, 대체재와 대체효과, 가격 및 공급탄력성 등 가격협상이라는 권력적 행위의 온갖 개념이 압축적으로 들어있는 해운 업종 사례로 생각됩니다!! 흥미진진~ 계약 맺은 이후의 얘기를 보니, 계약법이 발달한 사회와 종법이 발달한 사회의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ㅎㅎ
헛... 혹시 비발디파크를 가시려는 계획이었나요. 아이고... 심심한 위로 말씀 전합니다. 그런데 오늘 정말 너무 더워서 어쩌면 집에서 에어컨 바람 쐬는 게 피서 방법으로는 최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저는 오늘 두 처제 가족들과 조카들을 만나야 하는데 그냥 밖에 안 돌아다니고 저희 집 근처 식당에서 밥 먹고 집으로 데려와서 맥주 조금 마실 생각이에요. 말씀대로 거의 모든 직업이 상황에 따라 갑이 되기도 하고 을이 되기도 하는데, 갑인 시간이 긴 직군을 생각하다 보니 대기업 감사팀 정도가 떠오릅니다. 제 친구 중에 대기업에서 구매를 담당했던 녀석이 있는데 일하는 얘기 들어보니 정말 어마어마한 갑인 거 같더라고요. 소설가는 뭐... 대체로 을인 거 같은데 소설가와 함께 일하는 편집자는 자기도 을이라고 생각할 거 같습니다. ^^;;;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닌 직업적 관계 하니 떠오르는 게 고객 없이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방입니다. 한데 모여서 투자를 하시는 모양이더라고요.
소설가도 원고 쓰는 동안에는 개인 투자자 같은 기분도 드는...ㅎㅎㅎ
갑과을이라... 저는 회사 내부 사람들과 일을 하고 외부 사람들과 연락할 일이 거의 없어서...갑과을은 잘??못느끼는데... 직장인의.그 은은한 을의 포지션으로 넵 모드로 일하고 있어요.... 추가로 집에서는 딸에게 을 포지션을 맡고 있습니다.
은은한 을의 포지션... 라임도 맞고 은은한 느낌이 있네요~ 넵, 마음포인트 드리겠습니다!! ㅎㅎ
저는 집주인과 세입자의 관계를 생각 했었습니다 계약기간이 다 끝나고 재계약 할때 재계약 거절을 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부동산 시장에도 역동적이고 미묘한 갑을 관계가 있죠~
그러고보니 임대인도 하나의 직업이니 그렇게 볼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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