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③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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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 게 '학부모 소통·참여협의체'다. 2022년 2월 11일,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의 공교육 진입 지원 방안'에 대한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이 기구에 서진규 교육협력담당관을 비롯해 서부초등학교 학부모 세 명, 학교 관계자 두 명, 교육청 주요 업무 팀장 네 명이 포함되었다. 장 팀장도 그 일원이었다. "언제부터 시작한다, 교육청과 학교가 어떻게 관리하겠다, 이런 걸 학부모 대표와 계속 상의했죠. 아마 학부모들도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하셨을 거예요." 의사 결정 과정에 학부모를 참여시키겠다는 교육청의 약속이었는데, 의견을 전달할 '중간 통로'가 생기니 산발적인 민원이 줄어들고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장 팀장이 설명했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211-212, 김영화 지음
소통이 정말 중요하죠. 이렇게 중간 통로를 만드는 수고를 보이니까 불만도 덜해졌다고 보고요.
울산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있을 때마다 장영복 팀장은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다. "그분들을 배척해 버리면 안 되거든요. 단순히 '법적으로 문제없으니 학부모님들이 이해해 주세요.' 이렇게 하지는 않았어요. 학부모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대안을 먼저 제시한 거죠." 교육청 직원과 담당 장학사가 짝을 이루어 매일 학교에 가다시피 했다. 아프간 학생과 한국 학생이 만나는 등하굣길이나 급식 시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교육청의 태도에 학부모들도 안심하지 않았을까, 장 팀장은 생각한다. "어떤 갈등이든지 현장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216-217, 김영화 지음
-다른 지역에서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였다면 울산 동구와 같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같은 결과를 냈으리라 생각한다면 왜 그런지, 결과가 달랐으리라고 생각하신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다른 결과가 나왔을 거라고 생각해요. 울산 동구는 그나마 한국에서 난민들에게 유리한 지역이었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생산직 노동자가 필요한 곳이었고, 주민들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균질한 편이어서 의견을 모으기도 쉬웠다고 봅니다.
"울산인 덕분에", 라는 이야기를 꽤 들었어요. 중공업 업계에서 일하고 계신 두 분이 각기 다른 북토크에 오셨더랬어요. 울산과 다른 지역에서 일해 본 분들이었는데, 지역별로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같은 중공업 업계지만 다른 지역은 이주민에 대해 더 배타적이기도 하다고요. 노옥희의 정치력, 현대중공업의 경험, 선주민 자체가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온 분들이 대다수라는 점도 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축구 선수가 꿈인 마르와, 체육을 가장 좋아하는 경아는 축구를 하면서 친해졌다. 생각보다 한국어를 잘하는구나, 집에서는 히잡을 벗네, 돼지고기만 안 먹는 줄 알았더니 닭고기도 잘 안 먹는 구나‥‥‥. 경아는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 가는 중이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233, 김영화 지음
위에서 언급한 <더 커뮤니티>에서 바누도 축구를 매우 좋아하는데 이란에서는 여자는 축구를 볼 수 없어서 다른 나라에서 축구를 실제로 보고 너무 좋아서 울었다고 해요. 영상을 볼 때도 이런 사연이 있을 수 있구나 놀랐는데요. 여기서도 축구 이야기가 자주 나와서 신기했어요. 아이들이 또 축구를 무척 잘하나 봅니다!
축구 하나로 대동단결 분위기라고 하더라고요 ㅎㅎ. 어떤 독자는 이주 배경 인구가 늘어나면 한국 축구가 강해질 거니까 더 좋지 않겠냐고 하시고요. 모든 이야기가 '축구'로 수렴돼서 웃음이 났는데, 그분은 진심이시더군요. 얼마 전에 귀화 선수가 한국 축구대표팀으로 선발됐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어요. "U14 축구대표팀에 귀화 선수 찰릭 아르카디로마노비치 선발. 광성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 러시아 부모 사이에서 한국 수원에서 태어나 지난해(2023년) 아버지와 함께 귀화해 한국 국적을 획득. 한국 축구 연령별 대표팀에 귀화 선수가 선발된 건 아르카디 선수가 처음." https://imnews.imbc.com/original/mbig/6614506_29041.html
알려주신 뉴스보고 떠오른 게 조나단의 형 라비 욤비예요. 인간극장에서 나왔을 때 축구를 잘 하고 계속 하고 싶어했는데 아버지 토나 욤비께서 반대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토나 욤비 입장에선 장남이 나중에 콩고민주공화국에 도움이 될만한 공부를 하길 바랐을 거예요. 이후에는 방송에도 관심이 있었던 걸 아버지께서 반대한 걸로 아는데... 이후에 라비 욤비가 범죄를 저지른 상황을 보면 좀 안타까워요. 지금 조나단과 동생 파트리샤가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걸 보면 형 사건 이후로 아버지가 방송을 허락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위에서 말씀 나누신 것처럼 1세대 2세대 갈등이 쉽지 않겠어요. 개인적인 아쉬움은 형 라비 욤비가 축구에 전념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라비 욤비도 한국 축구팀으로 뉴스에 나오지 않았을까, 이 후의 혼란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거 같은데... 싶습니다. 이것도 위에서 언급이 됐었지만 초반에 지원과 보호가 안전한 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중요한 것 같고요. 단지 일꾼만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 들어오는 일인데, 적대적인 반응과 차별을 경험하고 자란 사람들이 이후에 자라 한국 사회에 기여하며 세금내고 열심히 살아갈 의지가 생길 것 같지 않아요.
조나단 아버지 욤비 토나는 <내 이름은 욤비>라는 책으로 알았는데, 첫째 아들 라비 욤비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어요. 안타까운 일이군요.. 이주 배경 주민들이 세대에 따라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는 역으로 한국인 디아스포라들을 보면 짐작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파친코>를 비롯해 동포 문학가들이 내고 있는 작품들도 그런 측면에서 좋은 텍스트가 될 것 같아요. 울산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이주민에 대해 지금보다 개방적이고 여유 있는 한국 사회가 되면 더없이 좋겠어요.
다시 기사를 돌아와서 다양한 외모의 한국축구라니 재밌겠어요. 이렇게 보면 국가가 다 무슨 소용인지 그냥 다같이 하하호호 공차며 살면 안되는지 싶고... 너무 구름에 떠있는 생각이겠지요? 권정생 선생님 동화 <애국자가 없는 세상>이 떠올랐습니다. 그럼에도 현실에 발 붙여서 지금 한국사회에서 뭐가 필요할지, 난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지 더 고민해볼게요.
애국자가 없는 세상어린이들을 위한 많은 시와 동화를 남긴 권정생 선생님이 2000년에 발표한 시 ‘애국자가 없는 세상’을 그림책으로 만난다. 서로를 죽이지 않고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자는 권정생 선생님의 바람이 살아 숨 쉬는 시 구절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아니, 축구를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볼 수가 없다고요...? 혼자서는 축구장에 못 간다는 말인가요? 아니면 설마 집에서도 TV로도 볼 수가 없다는 뜻일까요...? 너무 놀랐습니다.
앗, 바누의 사연을 들을 때 여자는 축구장에서 실관람이 안된다는 걸로 제가 이해하고 쓴 내용이에요. 제가 헷갈리게 썼네요. 아마 TV로 관람하는 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 부분은 정확하겐 모르겠어요.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56298.html 관련해서 기사 찾아봤는데, 실제 축구경기에 여성관중을 막고 있었대요. 그런데도 이란 여자축구 국가대표팀도 있는데요. 선수들이 히잡을 쓰고 하니 여자 축구선수가 맞는지 성별 논란도 있고 그런가 봅니다 ;;
울산 동구가 아니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 생각해요! 울산교육청 교육감님을 비롯하여 울산교육청 장영복팀장님, 현대중공업 김창유 책임님, 다문화센트 김지수 사회복지사님 등 이분들이 안계셨더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거에요. 한국 사회는 다양성이라는 가치 자체가 낯설은 곳입니다. 한국사람들은 밝은 피부색, 영미권, 서유럽권 출신 사람들에 대해선 ‘정’이 많은 민족이지만, 어두운 피부색에 영어가 아닌 언어를 쓰는 사람들, 소위 ‘선진국’이라 분류되지 않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선 배타적이고 냉담한 태도를 보입니다. 상황이 이런 경우 깨어있고 열려 있는 소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여요. 이 소수가 영향력과 행동력을 가지고 있고 바로 이 분들이 시스템을 만들어 냈기에 좋은 결과(울산 동구의 사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늦게 읽기 시작해서 다른 분들 올리신 글들 읽으며 생각만 요리조리 하곤 했는데요, 이 책이 저희 도서관에는 청소년 도서로 되어 있었어요. 성인들도 많이 읽으면 좋겠는데 아쉬웠고요 ㅠㅠ 에필로그를 읽으며 울산이 아니라 인천으로 아프간 난민들이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다른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울산이었기에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보다 직접적이고 실천적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가 생성되고 있는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게 너무 많고요, 니네가 적응해!!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우리도 알아야 하잖아요. 글로 읽고 영상으로 보는 건 타인의 일이라 관대해 지지만 직접 내 피부와 맞닿는 일이 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거 많이 느껴요. 좋은 책 선정해 주시고, 다양한 생각의 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_<
@kiara 님, 도서관 분야까지 확인해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 일단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다니 다행이에요! 말씀대로 아프간 난민 상당수가 경기, 인천 쪽으로 이주했다고 하지요. 근데 이곳은 이미 이주민이 많은 곳이라 누가 난민인지 이주 노동자인지 잘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울산에는 157명이 한꺼번에 이주해서 지역사회에서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요. 공존의 노하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여러분 덕분에 울산의 경험이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그 긍정적 에너지가 조금씩 전파되고 있어요. 여러모로 고맙습니다 ;)
피부색이나 생김새 말고도 한 아이의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늘었으니, 어쩌면 그것으로 되었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219, 김영화 지음
아프간인들에 대한 반발 속에서도 이들이 한국에 대해 느낀 건 아이러니하게도 안전함이었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p.242, 김영화 지음
공유해주신 문장들 저도 무척 좋았어요!
할랄 푸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최근 평창올림픽에서 준비한 밥이 회자되는 게 떠올랐어요. 알레르기, 종교 등을 모두 고려한 선수촌 식단 덕에 불만이 하나도 없었다고. 그게 단지 선수단에 대한 일시적인 환영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다문화에 대한 환대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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