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

D-29
숫자, a, b로 된 구조에 대해 저도 막연하게 인식하고 있었는데 소유 님이 너무 잘 정리해주셨네요. 특히 마지막에 9a=9b가 되는 것, 아무 상관 없는 무작위의 두 수가 같은 것으로 증명된 것처럼 완전히 다른 감정에 도달한 두 사람이 결국 같다는 게 증명되는 순간. 이중구조라고 해야 할까요? 작가의 치밀함에 정말 감탄만.. ㅎㅎ
이렇게 같은 숫자 내용끼리 짝을 지어볼 생각은 못했는데 한번 다시 살펴보고 싶어지네요. 왜 마지막 장면에서 칼이 고통스러워 했는지 긴가민가 했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헤어질 결심을 한 상태에서 르네가 태도를 바꾸니 그럴 수 있는 것 같아요.
읽으면서 각 챕터가 1, 1a, 1b 형식이어서 이것도 의미가 있겠구나… 막연히 생각했는데 이렇게 글로 설명해주시니 좀 더 이해가 되네요. 마지막 9a=9b 부분에서 겉으로 보면 같은데 실제로는 다르다는 건가? 부부라면 살짝 공감될만한 메시지(?)인듯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소유 님 덕에 이해가 되었답니다.
이것은 에피파니였다. 결론은 필연적이었다. 그것에는 일종의 옳음이 존재했고, 타일의 매끄럽고 차가운 감촉이 이를 입증해 주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124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나는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한 신학자가 된 느낌이었어. 그럴까봐 단순히 불안해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사실이라는 걸 아는 거야.
당신 인생의 이야기 146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수학의 너무나도 많은 부분이 실제적인 응용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그것들은 단지 형식적 이론으로 존재할 뿐이고, 지적인 아름다움으로 인해 연구의 대상이 될 뿐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그것도 오래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기모순을 내포한 이론은 너무나도 무의미한 탓에 대다수의 수학자들은 혐오감을 못 이기고 내팽개칠 것이 뻔하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영으로 나누면' 137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수학의 완전무결함을 에피파니로 보았던 르네 입장에서 이런 깨달음은 그야말로 존재의 기반을 흔드는 것이었을 듯 해요.
칼은 르네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자기도 정확하게 알며, 그 자신도 그녀와 똑같은 감정을 느꼈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입을 다물었다. 이것은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떼어놓는 종류의 감정이입이었고, 그녀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영으로 나누면' 147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서로를 헤어지게 하는 동일성의 인식(감정이입)이란 게 새롭고 재밌었어요. 이 문장에서…. 우리가 흔히 ‘이해’한다가 얼마나 편의적이고, 대충 내 입장에서 퉁치는 것인지도 생각하게 되네요.
평행선 혹은 반대 방향으로 쏜 화살...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고요. '모든 이해는 오해'라는, 한때 저의 좌우명(?)이었던 문장도 떠오르고.. ㅎㅎ
자신은 그녀가 왜 그런 행동에 이르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는 인식이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영으로 나누면', 140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처음 읽었을 때는 수학의 장벽 때문에 이 소설이 너무 어려웠는데, 다시 읽으니 정말 재미있어요. 140~141쪽, 르네의 자살 시도 후에 칼이 직관한 것, 그리고 이후 르네를 돌보면서도 그가 어떤 '기시감'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진정한 단절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144쪽에서도 그런 서술이 나오죠. '이제는 더 이상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고 그녀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인간의 감정은 결국 이해에 기반한 것이고, 이해할 수 없는 대상에게는 감정이입도 아니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다는 것. '공감하는 것도 능력이다, 공감도 지능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것 같은데, 이 소설이 그걸 확연히 보여주네요. '이해'가 중요한 키워드여서 그런지 앞의 소설 '이해'와도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의 바탕에 일관적으로 깔려 있는 중심 아이디어(작가가 집중한 주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맞아요. 이 소설에도 ‘이해’에 대한 생각이 깔려 있고, 또 언어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바빌론, 이해에서 중간 중간 나오고 하는 거 볼 때, 작가의 관심이 일관되게 소설들마다 조금씩 드러나는 듯해요. 그리고 칼이 느끼는 유일한 기시감은(기시감을 느끼는 대목이 두 번 나오던데요.) 르네가 고립되어 좌절하는(자살 욕구를 느끼는) 순간에, 르네의 자리에 자신을 위치시키는 기시감이죠. 이전에는 이것을 기반으로 ‘공감’을 느꼈는데, 이젠 이것 때문에 책임감(의무감)만 느끼죠. 상대와 자기를 동일하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감정이입은 안 되고, 다만 이론적으로 ‘저럴 때 로라가 날 구했는데, 지금 내가 그때의 로라 위치에 있고 그때의 내 위치에 르네가 지금 있다. 그러니 나는 르네를 버리면 안 된다.’라고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만이 가능한…. 그래서 칼은 고통과 절망을 느끼는 듯해요. (근데 이것도 엄청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전개인지라, 작가는 굉장히 T가 아니신가 생각이….)
작가님은 (아주, 매우, 어마어마한) T, 칼은 F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감정이입이 안 되는 자신에게 고통과 절망을 느끼는 것 같은.
ㅎㅎ 그러네요. 칼은 F니까 이 상황에 고통을.. 근데 티가 발달한 에프인 듯요. 이성적 판단을 통해 상황정리하며 고통을 느끼고 있네요.
생물학자라서 그런가 봐요. 공부 잘하는 F... ㅋㅋ
저도 방금 이해를 읽었습니다. 저도 마지막 부분이 잘 이해되지는 않네요. ‘나는 말을 이해하고, 그것이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한다. 고로, 나는 붕괴한다’ ‘그가 의미하는 것은 말이다. 입 밖으로 내면 듣는 사람의 마음을 파괴하게 되는 문장’, 제가 너무 단순하게 본 걸까 싶은데 언어, 말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 아닐까요? 어떤 형태든 전달을 위해서는 전달할 수 있는 형태가 필요하고 보통 말이 이 역할을 하죠. 그리고 말은 사람의 마음을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으니깐요. ‘육체를 행사하는 것은 정신적 활동이다’는 부분에서도 마음(정신) 파괴는 육체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연결해서 이해했습니다. 이해를 읽으면서 지능이 발달한 다는 것이 타인을 컨트롤할 수 있을 정도로 변할 수 있다라는 점이 흥미롭고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영화 ‘뷰티풀 마인드’가 생각 났어요. 이 모든게 본인의 상상 속에 생긴 착각이 아닌걸까?
말(언어, 혹은 의사소통의 수단)의 강력한 힘을 드러낸다는 달빛눈빛 님의 생각에 공감이 됩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저는 아직 안 봤거든요. 천재 수학자에 대한 이야기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모든 게 본인의 상상 속에 생긴 착각' 이런 내용인가요...! 소름... 영화 봐야겠어요 ㅎㅎ
@소유 님이 말씀해 주신대로 문단들을 세개의 파트로 나눠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수학 파트> 1 어떤 수를 0으로 나눈 결과는 무정의. 2 1은 2와 같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명은, 증명 중간쯤 0으로 나누는 것을 인정하는 경우.( @오도니안 블로그 소개로 완전 잘 이해했습니다. 감사합니다.) 3 '수학원리'에서 러셀과 화이트헤드는 자신들이 공리로 간주하는 것으로 출발해 수학에 엄밀한 기반을 부여하려고 시도함. 4 1)19세기 유클리드 기하학과는 다른 종류의 기하학을 탐구하기 시작함. 2)유클리드 기하학 자체에 모순이 없다고 가정하는 한, 비유클리드 기하학 또한 논리적으로 모순되지 않음. 3)유클리드 기하학을 뒷받침하는 산술에 모순이 없는 한 유클리드 기하학에도 모순이 없다는 것을 증명함. 5 1)1900년 힐베르트는 23개의 미해결 문제를 열거함. 2)그 중 두번째 문제는 수론의 무모순성을 증명하는 요청 6 괴델은 수학은 참일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증명 불가능한 명제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발표. 즉, 무모순성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함. 7 겐첸은 수론의 무모순성을 증명함. 그러나, 논쟁의 여지가 많은 초한귀납법이라는 테크닉을 사용함. 8 힐베르트는 "수학적 사고에 결함이 있다면.. 진실과 확신을 어디서 찾지?" 9 아인슈타인은 "수학의 명제가 불확실하면 현실에 관한 어떤 설명을 제공하고 수학의 명제가 확실하면 현실을 묘사하고 있지 않다"(이렇게 다시 고쳐 써도 되겠죠?) 3부터 7까지는 완전 수학의 역사을 보여 주고 있는 듯요. 최근에 수학관련 책을 조금 본적이 있는데(제대로 이해를 했는지..), 우리는 학교에서 수학을 수, 방정식, 부등식, 함수, 수열, 미적분학 이런식으로 카테고리별로 나누어서 공부하는데... 수학의 역사를 보면 수학이 진화한다고 해야 하나..신체에서 출발해 연구대상으로서 독립적인 수학이 되는... 그 진화하는 과정을 알면 수학공부가 더 재밌어 지겠지만.. 성적은 안 나오겠죠..;; 초기의 실용적인 산술에서, 그리스의 기하학적 논증수학(유클리드의 원론) <이 때는 모래에 막대기와 컴퍼스만 있음> 그후 기호의 발견에 따른 (산술)기호대수학(방정식)과 기하학의 연계로 이어지더라구요(유명한 3대 작도 문제 증명) 위의 4의 3), 미지수에 x,y,z 기지수에 a,b,c 그러다 미적분학의 기초를 세우고.. 추후 연구 과정에 직관을 배신하는 기이한 결과물들까지(이부분은 무엇일지..무한과 관련된 논의라고 하던데.. 넷플릭스에서 무한에 대한 다큐도 있던데.. 보다가 말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도전!!) 그러면서 힐베르트 등장!! 괴델한테 깨지고.. 하지만 힐베르트의 생각은 튜링으로 이어지고 컴퓨터의 발전으로 이어 졌다는데.... 어렵습니다..ㅠ
수학하는 신체 - 개정판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금, 대중의 질문에 답하고자 수학의 역사와 수학자들의 일생을 소개하며 ‘수학이란,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한다.
수학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 수학자 아버지가 들려주는 수학으로 본 세계초끈이론 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교수 오구리 히로시의 수학 해설서.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딸을 위해 수학의 기본 원리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며 21세기를 살아감에 있어 수학이 얼마나 중요한 도구인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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