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

D-29
일흔두 글자 신학에서 과학적인 사고 방식으로 이행 하는 듯한 전개..(글의 세계와 다르지만, 우리의 세계도 충분히 신비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단 생각도..들었어요. 우리가 익숙할 따름.) 원소의 정령, 유니콘뿔, 인어, 양피지, 일흔두글자, 물질적 우주, 어휘적인 우주, 정자인간, 호문클루스, 전성의 원칙, 이름과 통명, 움직이는 이름과 호부로서의 이름, 적명, 열과 일의 변환.... 이런 매력적인 세계관에 논리적 내용의 완결성에 이르기까지 많은 함의들이 내포되어 있다라고 생각하며 읽으면서 결론은 어떻게 이르게 될까 추측하면서 읽었어요. 읽으면서 이렇게 전개 되나 하다가.. 아니네 이렇게 전개 되려나 보네.. 하다가 아니네 또 이렇게 전개 되나 보네.. 하다가.. 추격전에.. 자명에 의한 스트래튼의 해답에 이르게 되는데.. 숨쉴 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자명은 바로 쉽게 이해를 하기 어려워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었네요. 자신의 이름을 지닌 태아, 자명에 의해 계속된 자신의 이름을 복제하고, 미세한 분신 대신, 어휘적 표현을 내포..그러면 전성된 태아를 내포하는 대신, 남성도 생식능력을 가진다. '어휘적 복제를 가능케 하는 이름' '이제 인간은 그 이름의 산물인 동시에 그 매개체가 될 것이다.' 물질적 우주는 태아, 어휘적인 우주는 이름.. 태아에 자신의 이름을 지니고 자명이라는 통명도 함께 낙인되어... (일단 남성만..생각해서)태아는 남성이 되고 그 남성의 정자는 자신의 이름(남성이 되는)이 자명 되어 다시 그 정자는 남성이 된다. (복잡복잡.)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나요?;;
정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얽혀 있고, 과학과 신학이 교묘하게 통합된 듯한 설정이 정말 놀라운 소설이에요. 읽으면서 몇 번의 추측을 거듭하게 되었다는 @ssaanngg 님의 소감, 너무너무 공감되구요. 명명학 설정에서는 태초에 말이 세상을 창조하는 창세기가 떠올랐고, 언어와 세계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어요. 이 소설에서도 언어의 역할? 영향? 에 대한 작가의 깊은 관심이 드러나는구나 싶었죠. 생명 창조의 시도라는 점에서 프랑켄슈타인도 떠오르고 생명복제기술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났구요. 스트래튼이 개발하는 자동인형과 그것으로 노동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 주조공들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그것에 반대하는 윌러비를 보면서는 새로운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술 발전의 양면성도 생각하게 했고 당연히 인공지능에 대한 지금의 여러 반응과 예측들도 떠오르고 말이지요. (기술발전은 인간에게 자유를 줄 것인가, 인간의 위치를 위협할 것인가의 문제) 게다가 나중에는 우생학적인 논리를 펼치는 인물까지 나와서 그야말로 섬뜩…! 마지막에 ‘인류라는 종이 자기 자신의 행동이 허락하는 한 얼마든지 생존할 수 있는 날’이라는 스트래튼의 미래상은 결코 희망적이지 않고 오히려 디스토피아로 느껴졌어요. 인류가 다른 어떤 종과도 비교가 안 될 만큼 왕성하게 번성하면서 종 다양성과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현대사회에 대한 암시인가 싶어서요. 여하튼 설정도 기발하면서 복잡하고 현대사회의 여러 면을 은유하는 듯한 설정이 놀랍고도 어려웠습니다 ㅎㅎ 다른 분들의 소감도 기다려 봅니다~~
저도 나중에 갑자기 번뜩 생각 났던건데, 정자가 엄청난데, 소설에서 말한 그거 영양학적(?) 기법만 적용하면 다 사람이 된다는 건데.. 라는 생각. @흰벽 님 처럼 거기까지 생각 못했는데, 대박이네요~
다른 작품들은 주제가 단일하고 명확하게 느껴지는데 반해 <일흔 두 글자>는 정말 여러가지 이야기가 섞여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엔 말씀하신 것처럼 "빛이 있으라" 해서 생긴 것처럼 성경 느낌이 물씬 나다가 자동 인형의 등장으로 로봇이 생각났고요, 그 다음엔 러다이트 운동. 그러다 우생학까지... 테드 창은 과학도 과학이지만 언어에도 엄청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거의 모든 작품이 언어, 소통, 이해의 키워드가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정리해 놓으니 뭔가 인류 문명의 흐름을 보는 것도 같네요!
일흔 두 글자는 못 읽을 거 같습니다. 다음 소설부터 참여할게요!
명명학은 이 시기에 일종의 혁명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름에는 예부터 두 부류가 존재했다. 물체를 움직이는 이름과 호부로서 기능하는 이름. 건강 호부는 부상이나 병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소지하는 것이었고, 다른 종류의 호부는 화재로부터 집을 지키거나 배가 바다에서 침몰할 가능성을 줄이는 데 효력이 있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일흔두 글자, 241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물체를 움직이는 이름의 어휘적 질서는 해당 물체의 질서를 증가시키고, 그럼으로써 자동인형을 움직이기 위한 동력을 제공하는 거지.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일흔두 글자, 264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그는 어둠 속에서 완전히 암기하고 있는 일흔두 글자의 조합을 그위에 썼고, 종이를 네모난 사각형으로 잘 접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일흔두 글자, 301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이 연구에 엄청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에는 자네들도 동의하겠지. 누가 아이를 가지고, 누가 가지지 않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식견을 발휘한다면, 우리 정부는 국가의 인종적인 구성을 유지할 수 있을거야.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일흔두 글자,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어떤 이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고의 의식 상태는 해당 인물이 필수적인 명상 테크닉을 모두 습득한 후에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런 테크닉들은 엄중하게 비밀에 부쳐져 있습니다. 적절한 훈련을 거치지 않고 사용한다면 발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름 자체는, 그것이 아무리 강력한 것이라고 해도 그것을 경험할 능력이 없는 초심자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습니다. 그런 이름은 점토인형을 움직이는 것 이외에는 쓸모가 없습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일흔두 글자,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건강호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흥미롭게 읽었어요. 테드창의 어떤 언어, 어휘적 질서 등에 대한 열망이 여러 단편 곳곳에서 느껴지는데, 저도 좋아하는 부분이어서 같이 마음이 동합니다. 그런데 왜 제목이 일흔두 글자 일까요. 주인공이 암살자에게 쫓길때 자동인형을 움직이게 하려고 외워둔 일흔두 글자를 적었다고 했는데 명명법을 통해 어떤 것을 움직이게 하는 최소의 글자의 개수가 일흔두 개 인걸까요. 그리고 그게 왜 제목으로 지어질 만큼 중요한걸까요. sf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판타지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정의를 봤는데, 그런면에서 인종구성 유지를 위해 명명법을 활용하려는 모습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혹은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불현듯 들어서 소름돋기도 했습니다.
건강 호부, 부적 같네요.^^ 언어에는 엄청난 힘이 있는 듯. 부적도 만들고 저주도 하고 축복도 하는거 보니까요. 말 함부로 뱉지 말라고.. 자기예언실현을 해버리니까 조심하라 하더라구요. 선언과 맹세의 효과라던지.. 정말 일흔두글자는 임의로 정한 숫자 일까요? 문자 6개가 12열이라는데...어떤 맥락이 있을지..
건강호부, 저도 필요해요 ㅎㅎ 일흔 두 글자, 초반에 그냥 히브리어 일흔 두 글자 언급이 있어서 별 생각이 없이 읽었는데, 그러고보니 정말 궁금하네요. 왜 하필 제목이 일흔 두 글자일까요... 주인공이 명명법에 대해 인식하는 중요한 문자열이어서일지? (아닌듯) 모든 명명이 일흔 두 글자인 것은 아니겠...져? 히브리문자에 대해서도 잘 모르다보니 더욱 짐작이 어렵습니다. sf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 왠지 섬찟하군요...
흰벽님이 히브리문자 말씀하셔서 오~ 뭔가 있을것 같단 느낌에 '히브리문자 72' 이렇게 검색했더니 땋~ https://m.blog.naver.com/eyeinhand/223391068484 먼가 연관이 있는 글이 나왔어요~ . . . 다시 보니 아닌가... ㅎㅎ 카발리스트나오고 72 어쩌고 나오더라구요~^^;; https://m.blog.naver.com/gangjini/222649307871 이건 부적 같은.. 요새 시대에는 오컬트 스럽다고 할려나요?;;
오... 읽어봐도 뭔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ㅎㅎ 보르헤스가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이 단편이 보르헤스에서 영감 받은 것인가? 오마주인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카발리스트도 나오고, 72 히브리 문자, 신의 이름... 이런 것까지, 뭔가 제가 모르는 문화적 전통이 또 있나 봅니다. 테드 창은 우째 이런 것까지 알고 있나... 하는 놀라움이 또 드네요 ㅎ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다들 더위 속에 지치지 않고 잘 지내고 계신지요? 지난 나흘 간 '일흔두 글자'를 읽었는데요.... '일흔두 글자'야말로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어려운 단편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볼 만한 것들을 몇 개 낚긴 했지만, 소설 전체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하고 이렇게 넘어갑니다. 오늘부터는 '인류 과학의 진화'를 읽습니다. 책을 펼쳐보시면 아시겠지만 고작 2장짜리 소설이랍니다! 그래서 왠지 더 어려울 것 같네요. 진도와 상관 없이 부담없이 읽으시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냥 주절거려 주세요~^^ 그럼 더위와 일상에 지친 틈틈이 독서로 힐링하시기를 바라며(이 책이 힐링용은 아닌 것 같지만요) 오늘도 즐거운 독서^^
인류 과학기술로 인한 인류의 진화(메타인류)로 인한 인류 과학의 진화.. 그리고 진화 하지 못한 인류의 역할...(문헌해석학, 제품해석학...) 현 인류가 동화 내지는 소멸위기에 처해 있지 않다고 하나... 이 균형이 언제 어떻게 무너져 내릴지 긴장감을 느끼는... 짧네요.^^;
일흔두글자 예전에 읽었을 때 잘 이해가 안되서 이번 기회에 다시 읽어보려고 했는데 분량도 꽤 많고 좀 미뤄야겠네요. 저는 메타인류가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하는데 명확하진 않은 것 같아요. 중간에 부모들이 아이들한테 무슨 호르몬 처치를 하느냐 마느냐 힘든 선택을 해야 하는데 처치를 선택하는 부모가 거의 없다는 부분이 잘 이해가 안되요. 앞뒤 문맥이 논리적으로 잘 연결이 안되는 것 같아서. 나머지는 뭐..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담긴 콩트인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라 했지만,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필연적으로 일어날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나중에라도 일흔두 글자 읽으시면 의견 남겨주세요~ 오도니안 님의 해석이 매우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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