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의 일은 너희가 결정하라. 그게 바로 우리가 한 일이다. 너희도 우리처럼 하면 될 것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지옥은 신의 부재> ,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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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주인공 닐은 마지막에 결국 신의 존재를 믿고 신을 사랑하며 마침내 영접하게 되는데 성경의 다니엘서 3장 18절 '그리 아니하실지라도'가 생각났습니다.
또 하나는 계속 등장하는 '신'의 자리에 '삶'을 넣으니까 개인적으로 납득이 조금 되더라고요.그러니까 신이 아니라 이 삶이 우리에게 어떤 고통을 주더라도 우리는 하나뿐인 나의 이 유일한 삶을 긍정하고 나아가야 한다. 나의 지금 불행에는 어떠한 이유도 없고 내가 세상에 태어난 데에는 어떤 목적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삶을 사랑해야 한다!!
흰벽
‘신’의 자리에 ‘삶’을 놓는 것, 굉장히 납득되었어요!
우리 아이 안심 든든 수호 천사 보험 너무 재밌습니다 ㅋㅋㅋ 저라면 바로 가입할듯…
오도니안
신은 의롭지 않고, 친절하지도 않고 자비롭지도 않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심을 갖추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p.362,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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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
전 @ssaanngg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의 주제가 사랑인 것 같습니다. 진정한 신앙심이란 것이 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한다면요. 그리고 작가가 생각하는 신에 대한 사랑이란, 신이 깃든 모든 사물에 대한 사랑, 즉 세상에 대한 사랑인 것 같습니다. @김새섬 님 말씀처럼 삶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구요. 다만, 그 사랑이 무조건적이어야 한다, 즉 세상과 삶이 이러이러해서 좋고 나는 그걸 사랑한다, 하는 태도가 아니라 그런 조건이 없는 사랑이고, 그것은 천상의 빛을 받는 일처럼 어떤 기적처럼 일어나는 일이지 의지와 의도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의지와 노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 이루어지는 일도 아니라는 것이겠죠.)
한편으로 창작 노트 내용을 보면, 욥기의 결말처럼 목적과 의도를 가진 신의 섭리를 전제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려고 하면 불만족스러운 결론들이 나온다는 것도 함께 보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흰벽
드디어 마지막 소설이네요!
오늘부터는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를 읽습니다. 구성이 독특해서 내용에 더 잘 몰입이 되었던 소설이에요.
처음 모임을 시작할 때는 매 소설마다 생각해볼 질문을 던지려고 했는데 좋은 질문을 떠올리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러나 참여해주신 분들이 너무도 수준 높은 대화를 이끌어 주셔서… 저는 모임지기지만 숟가락만 얹었네요.
마지막 소설에서도 재미난 이야기가 오가길 기대하며, 모두 즐거운 독서!
ssaanngg
이거 끝나면 숨도 해요~ 테드창 뽀개기
숨최고의 SF에 수여되는 모든 상을 석권하며 전 세계 21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작가, 테드 창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2002년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출간한 이래 17년 만에 펴내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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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벽
ㅋㅋㅋ 실은 저도 욕심내고 있습니다!
같이 읽고 싶어서요~ ㅎㅎ
김새섬
이 책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네 인생의 이야기>이고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작품이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 입니다. 이 작품 읽으면서 이게 바로 SF의 힘이구나 싶었어요.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하는 것이 차별의 정의입니다. 근대 사회가 시작되면서 타고난 조건들로 인한 차별 (인종, 성별, 나이 등)에는 이를 타파하자는 인식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마만큼 좋아졌냐 하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요즘 세상에 저 위의 조건들로 차별적인 멘트를 공적으로 당당히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죠. (속으로야 여전히 차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요.)
그런데 유독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당당한 것이 외모 차별입니다. 여전히 우스개와 놀림의 대상으로 만들고 놀리는 사람들도 어찌나 태도가 당당한지. "너도 예쁜 사람 좋아하잖아. 솔직해져 봐." "서비스직에서 외모는 경쟁력이지." "자기 관리를 못 한 거 아냐." 그나마 비만인에 대한 태도는 요즘 살짝 바뀐 것 같은데 대머리 남성은 어디서나 동네북이죠. 유머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나마 별거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이 갖게 되는 사회적 베네핏은 엄청납니다. 짝 찾기가 쉽고 취업이 잘 되는 것은 물론 죄 지으면 형량까지 경감.
김새섬
루키즘은 저를 오랫동안 고민하게 만든 주제여서 갑자기 열변을 토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목소리 높여 외모 차별에 대해 얘기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니가 못 생겨서 그래. 자격지심 좀 버려."
저는 이제 외모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그나마 조금 낫습니다만 아직도 많은 젊은이들은 이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특히나 다른 사회적 차별은 어느 정도의 인식 개선이 이뤄진 데 반해 외모지상주의는 제가 젊었을 때보다 조금도 나아진 게 없습니다. 오히려 더 강화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들고요.
작품으로 돌아가서 저는 칼리를 꼭 써보고 싶네요. 미에 끌리는 것이 진화가 가져다 준 우리의 본능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정합니다만 인간은 본능대로만 살아선 안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도리
그 남자가 당신을 바라보는 걸 깨닫고, 그 남자도 당신이 자기를 바라보는 걸 깨닫 고, 모든 것이 이런 식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겁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p.349-350,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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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외모에 대한 불안이나 집착 없이 서로가 서로를 바라봄을 깨닫고 이 과정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관계가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편안하고 낭만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도리
그건 뭐랄까··· 해가 지는 광경이나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느낌이었어요.
『당신 인생의 이야기』 p.359,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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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이렇게 표현하다니 재밌었습니다. 그쵸. 멋지고 아름다운 외모를 봤을 때 이런 느낌이죠...
도리
우리들 자신의 성질에서 육체적인 부분을 극소화할 경우 우리는 더 완전해질 수가 있는가?
『당신 인생의 이야기』 p.366,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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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이 질문이 중요하겠어요. 제가 그 예전에 외모에 대한 타인의 평가가 답답하고 싫어서, 온라인 대화가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요. 외적인 이미지 말고 정신적인 부분의 저를 진정한 저라고 생각해서 그랬어요. 글자로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상대방이 절 외모로 가둬 놓고 판단하지 않는 게 좋더라고요. 그런데 AI시대를 만나고 나니 AI와 다른, 사람이 가진 특징이 뭘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요. '몸'에서 오겠구나 싶더라고요. 사람의 형태를 가진 몸, 얼굴, 눈, 코, 입. 뭐 이런 것들을 그 사람과 떼어둘 수 없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외모차별, 외모계급은 그 가치가 과도하게 올려치기 되어있다고 봅니다. 여성에게는 특히 그 압력이 심하고요. 칼리가 있다면 저는 무조건 써보고 싶어요. 의무화에도 찬성했을 것 같습니다. 교육으로 외모 압력을 의식적으로 낮춰야 된다는 것에도 납득이 가지만, 교육만으로는 외모 탐미주의의 욕망이 영 해소되지 않을 것 같아요.
도리
아름다움으로부터 우리가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모욕적이야.
『당신 인생의 이야기』 p.369,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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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이 주장도 재밌었어요. 이후에 나오는 음악 실인증은 외모랑은 멀리 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이 주장에 동의하진 않지만요.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군 싶네요. 이야기 구성으로 찬성, 반대 의견이 번갈아가며 나오니 논의의 살이 붙어서 더 현실감있게 느껴졌어요.
도리
@흰벽 님 저 호기롭게 참여 해놓고... 책을 못 읽었습니다. 광광광... 이틀 내로 절대 불가능할 거 같은데요. 대신 (제가 꼬셔서) 이미 책을 절반 이상 읽은 동생에게 저 대신 글 남겨 달라고 조르고 있습니다.. 호호호.
김무맹
안녕하세요 모임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도리 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돼서 모임이 끝나기 전에 후다닥 말 얹으러 왔습니다. SF 소설은 자주 안 읽어봤는데 무척 흥미롭더라구요! 지금은 저도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를 읽던 도중이라 그 이전의 단편들에 대해서 얼른 얘기해볼까 합니다.
사실 소설류는 분석보다는 그냥 재밌다!재밌다!! 하고 읽는 편이라 자꾸 쓸 내용이 부실해질까 염려되지만 힘내서 시작해볼게요~~
1. 바빌론의 탑
: 성경에서의 바벨탑은 '신의 권위에 닿으려는 인간들을 벌해서 무너지고 만다'는 사실만 간략하게 알고 있어서, 이 소설에 나오는 바벨탑도 결국 무너지겠거니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스포를 즐기는 타입)
힐라룸의 세상에선 이미 대홍수로 신께서는 인간을 벌한 바가 있어서 하늘의 저수지의 존재를 아는데도 왜 다들 하늘의 천장을 뚫으려했을까요? 천장을 열어봐야 저수지가 열릴지 안 열릴지를 아는 거라며 모른척 굳게 닫힌 천장을 부수려는 행위는 위험천만할 뿐만 아니라 신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문이 열려있지도 않는데 굳이 문을 깨부수고 온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무례한 일이니까요. 신으로 치면 아래층에서 자기 집 바닥재를 뚫는 거려나요?
이런 답없는 상황에서 하늘의 저수지가 지상의 저수지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하늘 무겁게 저수지는 뭔 저수지야'라며 이해를 어려워하던 저한텐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공간의 수미상관이라고 생각하니 중력은 어느 기점에서 작용하나 싶긴 했지만, 신의 개입 없이도 인간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깨달을 수 있게끔 저수지를 배치한 것만으로 역시 신은 신인가 하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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