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그건 천국과도 같은 고통인걸요. 게다가 래리가 어떤 사람인지 선생님도 잘 아시잖아요. 태양이 나타나면 어둠이 사라지듯 어느 날 갑자기 슬며시 사라져서 다시 몇 년 동안 못 보게 될 수도 있다구요.
”
『면도날』 270,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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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그리고 솔직해져야 돼요. 사업에서는 교활한 수완이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예술에서는 정직이 최선의 길이자 유일한 길이라구.
『면도날』 295,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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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자영업자로 교활한 수완이 없으니 난 영세 자영업자로 계속 있는건가보다.
더구나 솔직하지도 정직하지도 용감하지도 않으니 예술가도 못 되고 말이다.
지구여행자
“ 저도 하마터면 저 사람을 사랑할 뻔했거든요. 차라리 수면에 비친 그림자를 사랑하지. 아님, 햇살이나 하늘의 구름 따윌 사랑하던가. 저도 정말 가까스로 빠져나왔어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정말 위험했다는 생각에 몸서리가 쳐진다니까요.
”
『면도날』 299,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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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래리가 그렇게 매혹적이고 위험한 남자인가?
지구여행자
자연적인 본능은 어느 정도 있었던 거예요. 말하자면, 다른 데 몰두해서 밥 먹는 것도 잊고 있다가 상을 잘 차려 놓으면 맛있게 먹는, 그런 남자였던 거죠.
『면도 날』 307,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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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 "왜 네가 모든 걸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단지 래리의 앞길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그를 놓아줬으니까요."
"거짓말은 그만두라구, 이사벨. 네가 래리를 포기한 건 다이아몬드와 모피 코트 때문이었잖아." ”
『면도날』 343,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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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결혼 날짜가 다가오니까 예수 그리스도 같은 그 사람한테 마리아 막달레나가 되어줄 수 없을 것 같더라구요. 자신이 없었어요. 선생님.
『면도날』 365,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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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가 좀더 자신의 소울메이트가 소피라고 더 적극적으로 표현했다면,
소피는 이사벨이 놓은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사랑은 결혼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다.
성급하게 결혼했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고, 신중하게 결혼했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다.
지구여행자
대부분의 프 랑스인들은 아무리 종교를 비웃더라도 임종이 다가오면 신앙과 화해를 꾀한다. 신앙은 그들의 피와 뼈의 일부이기 때문인다.
『면도날』 389,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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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이런 말이 있지.
사람은 세번 성당에 간다고,
태어나서 세례식할 때, 결혼할 때, 장례식할 때라고 한다.
지구여행자
“ 저는 하늘을 나는 게 너무 좋았어요.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었죠. 굳이 말로 표현하면, 뿌듯하고 행복한 기분이랄까? 허공에 떠 있으면 나 자신이 아주 위대하고 아름다운 무언가의 일부가 된 느낌이었어요. 대체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도 몰랐죠. 제가 아는 거라곤,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2000피트 상공에 혼자 떠 있으면서도 어딘가에 소속된 느낌이 들었다는 것뿐이었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정말 그랬어요. 거대한 양떼 같은 구름 위를 날 때면 한없이 편안한 기분이 들었죠.
”
『면도날』 416,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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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이 사람이 내 따귀를 때린 건 그럶 만한 이유가 있어서예요."
서머싯 몸은 달과 6펜스에서도 그러더니
왜 자꾸 여자가 맞는 것에 이유가 있다고 그러는 거지.
시대를 이야기 하지만,
'그때는 다 그랬지. 하지만 안 그런 사람도 있었어.'
지구여행자
거의 내가 생각했던 그대로군. 내 말이 맞았어. 소피의 목을 찌른 사람은 바로 너야. 두 손으로 직접 칼을 들고 벤 것처럼 확실하게 그은 셈이지.
『면도날』 497,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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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소피의 죽음. 이 소설에 나오는 죽음중에 처절하고 슬프다.
사랑했던 남편과 아이도 음주운전자에게 빼앗기고 삶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래리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지만, 다시 삶을 버리고 타인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소피는 슬픈 영혼이었다.
장례식 비용을 한 푼도 깎지 않은 화자.
나 좀 괜찮은 사람이라고 이야기 한 건 아니겠지.
지구여행자
"그건 아닐걸. 그 친구의 미국은 이사벨의 미국과는 고비 사막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을 테니까."
"이제 진짜 그 사람을 잃은 거군요."
『면도날』 498,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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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화자는 이사벨에 대해
래리에 대한 집착에 대해 비꼬기도 하고,
소피가 떠난 일에 대해 집요하게 깨묻기도 하면서도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여자라고 이야기 한다.
이사벨은 정 안가는 캐릭터이다.
지구여행자
그믐 덕분에 보름 예정이었던 책읽기를 일주일만에 완독할 수 있었다.
재밌게 써준 서머싯 몸 작가 덕분인거 같기도 하다.
나는 이사벨, 엘리엇처럼 부자로 살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다음달 수입을 걱정하는 영세자영업자 상태다.
그래서 더 래리의 삶이 더 가치 있다고 정신승리를 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이렇게 살아왔는데도, 무엇이 옳은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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